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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7화

한현진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걔가 널 경찰서에 신고했던 게 미안해서 일부러 값을 많이 쳐준 거야.]

차미주가 답장했다.

[그때 그 사실을 알았을 땐 그까짓 돈 때문에 머리를 숙이고 싶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두 시간 갇혀있는 대가로 2억이면 난 충분히 할 수 있어. 지금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넌 모를 거야. 최근 6개월 사이에 웹드라마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어서 나 요즘 줄곧 그쪽 일 하고 있었다니까.]

[너무 인지도 있는 배우도 필요 없고 3일에서 5일 사이면 촬영이 끝나. 대본은 인터넷으로 모집하고 촬영 주기가 짧고 촬영 비용이 적게 들어. 최대 4000만 원에서 6000만 원이면 충분하거든. 하지만 한 작품만 성공시켜도 수십억을 벌어들일 수 있어. 수익이 충격적일 정도로 높다니까. 그러니 지금 우리 업계에서는 제작사마다 웹드라마 제작을 위한 팀을 하나씩은 꾸리고 있거든. 내가 불행하게도 그 팀으로 발령 났지. 매일 투고된 막장 대본을 읽고 있자니 머리가 다 터질 지경이야.]

임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숏츠도 많이 보지 않게 된 한현진은 차미주가 말한 것들에 대해 잘 알 리가 없었다. 그녀는 차미주에게 무슨 웹드라마냐며 묻자 차미주가 사이트 하나를 보내주었다. 사이트로 들어가 한참을 보던 한현진의 머릿속에 아이디어 하나가 반짝하며 떠올랐다. 그녀는 다급하게 문자를 작성했다.

[미주야, 나 대본 좀 써줄래?]

[뭐?]

한현진이 말했다.

[좀 이따 퇴근하면 너한테 갈게. 만나서 얘기해.]

문자로 얘기하기엔 타자 속도가 너무 느렸고 할 말도 너무 많았다. 한현진이 순간 떠올린 아이디어는 바로 차미주에게 수십 년 전 송씨 가문의 일을 웹드라마로 제작하고 한현진이 돈을 써 그 웹드라마를 인기 차트에 올려 이슈화 만드는 것이었다. 만약 서해금의 공범이 있다면 당시 실제 사건과 비슷한 내용의 웹드라마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 어쩌면 안절부절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불안에 떨며 평정심을 잃는다면 덜미를 잡힐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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