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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9화

한현진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별 거 아녜요. 올해가 유난히 춥잖아요.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날이 풀리지 않아서 몸을 따듯하게 해 줄 수 있는 걸 선물하면 어떨까 생각했었거든요. 평소에도 방한 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고요.”

‘방한 용품?’

‘모자, 목도리, 장갑 아니면 무릎보호대인 건가?’

방한이라는 두 글자에 사람들의 호기심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런 물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회사에서 늘 나누어주었었다. 그러지 도무지 기대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한현진의 첫 출근 기념 발언을 떠올린 그들은 한현진을 그저 아무 생각도 없는 재벌 2세로 정도로 생각했다.

‘고작 저런 인간이 송가람 씨 모녀와 경영 다툼을 하겠다는 거야?’

사람들의 눈빛을 보며 송가람이 씩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진 씨, 이미 준비한 건데 차라리 지금 나눠줘요. 방한 용품이라 조금만 늦으면 아마 올해는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할 거예요.”

주현도 송가람을 거들었다.

“한 대표님이 고르신 건데, 방한 용품이라고는 해도 절대 평범한 건 아닐 거예요.”

“한 대표님이 하고 계신 목도리도 예쁘잖아요. 혹시 전부 그 목도리로 준비하신 거예요?”

“구찌 목도리요? 세상에. 진짜 그 목도리면 전 좋아서 미쳐 버릴 지도 몰라요. 한 대표님, 뜸 들이지 마시고 얼른 공개해주세요. 너무 기대돼요.”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그들은 한현진을 높이 띄워주고 있었다.

미소를 짓고 있는 송가람의 눈가에는 비웃음이 서려있었다. 한현진이 준비한 물건이 직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뻘쭘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 분명했다.

송가람 혼자 조향팀을 마주해야 했기에 서해금은 이미 여러 사람들에게 언질을 해둔 상황이었다. 그덕에 송가람은 조향팀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깔린느에는 똑똑한 사람으로 가득했다. 절대 공략하기 쉬운 곳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창피도 좀 겪어봐야지. 고작 창립자의 딸이라는 신분만으로 깔린느에서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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