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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4화

송가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이에요? 전 꽃을 배달시킨 적이 없는데요.”

“전화번호 끝자리가 8286인 남성분이 주문하셨어요. 꼭 직접 꽃을 받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는데, 내려오실 수 있으세요?”

익숙한 전화번호 뒷자리에 송가람이 멈칫했다.

‘8286이면, 한서 오빠 전화번호잖아.’

송가람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잠깐만 기다려요. 지금 바로 내려갈게요.”

로비.

배달원이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들고 프론트에 서 있었다. 로비를 오고가는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힐끔힐끔 배달원 손에 들린 꽃다발을 쳐다보더니 곧 고개를 돌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회사로 꽃이 배달되는 것은 드라마에서나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지 현실에선 흔한 광경이 아니었다. 그러니 다들 꽃다발의 주인이 누군지 호기심에 가득 차 있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송가람이 성큼성큼 프론트 쪽으로 걸어갔다.

본인 확인을 마친 배달원이 송가람에게 사인을 부탁하고 나서야 꽃다발을 전해주었다.

꽃다발을 받아든 송가람이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죄송한데 꽃을 주문한 남성분이 또 다른 말은 없었나요?”

배달원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사장님께 카드도 써달라고 부탁했어요. 카드는 꽃다발 속에 있어요.”

송가람이 손을 뻗어 꽃을 뒤지자 그 안에는 예쁜 빨간색 카드가 들어있었다.

프론트에 있던 직원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물었다.

“가람 씨, 남자친구가 보내 준 거예요?”

송가람이 붉게 물든 얼굴로 카드를 다시 꽃다발 속으로 넣으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아뇨, 친구가요.”

그녀의 말에 다들 알겠다는 듯 말했다.

“아, 가람 씨 짝사랑하시는 분이 보내신 거구나.”

씩 미소 지은 송가람은 그들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꽃다발을 안은 채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 송가람은 적지 않은 동료들과 마주쳤다. 곧, 송가람을 좋아하는 남자가 그녀에게 꽃을 선물했다는 소식이 회사 전체에 전해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송가람은 그런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지 않았다. 비록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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