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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2화

협박이 통하지 않자 한현진은 노선을 바꿔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여보가 도와주면 내가 이번 달은 뭐든 당신 말만 들을게.]

힐끔 달력을 확인한 강한서가 말했다.

[이번 달이 지나기까지 13시간 남았어.]

[그럼 다음 달까지 네 말 들을게. 다음 달은 네가 가장인 거야. 네 말이 다 맞아.]

지켜지지 않을 한현진의 약속에 많이 당한 강한서는 그녀의 말은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능청스럽게 책임을 전가했다.

[됐어. 난 가장이 될 그런 자격이 없어. 그러니까 억지로 그런 책임은 지지 않을래. 내가 보기엔 네가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난 네가 관리해 주는 게 좋아. 우리 집은 고생스럽겠지만 사모님이 가장하셔야겠네요.]

강한서의 말에 한현진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약속을 하기만 하고 지키지 않으니 바보 같은 강한서도 이젠 쉽게 당하지 않았다.

‘뭐든 희생해야 해.’

생각한 한현진이 회심의 한 방을 날렸다.

[여보. 황후가 입었던 촬영 의상 아직 기억해? 내가 입었던 것들 중에 사실 예쁜 의상이 몇 벌 더 있었어. 만약 네가 원한다면 내가 차이현 씨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전부 사오는 거야. 내가 밤새 한 벌씩 입어서 보여줄게, 어때?]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신 강한서는 한현진이 답장한 내용을 보며 하마터면 사레가 들려 죽을 뻔 했다. 기침을 하느라 귓불마저 새빨개져 있었다.

한현진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입력 중이라는 글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문자를 기다리며 그의 소식을 기다리다 세월이 다 흘러버릴 것 같다는 기분을 느낄 쯤, 강한서가 드디어 문자를 보냈다.

[아니, 내가 차이현 씨에게서 예약할게. 하지만 배달 어플 아이디는 빌려줄 수 있어.]

한현진은 “오빠, 알겠어.”라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강한서가 씩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가 한현진에게 귀띔했다.

[네가 한 약속 잊지 마. 이번에도 안 지키면 다신 더 안 믿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현진은 창피함을 무릅쓰고 차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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