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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2화

총망하게 유호촌을 찾았던 두 사람은 또 바삐 한주로 돌아갔다. 아쉬운 마음에 증조할아버지는 화선지 한뭉치를 꺼내며 강한서에게 붓글씨를 조금 더 쓰고 가라며 부탁했다.

떠나기 직전까지 손주사위의 자랑거리를 만들어 두려는 증조할아버지의 부탁에 한현진은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했다.

강한서는 증조할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고 바로 한선지에 붓글씨 수집 장을 써내려갔다. 곧 증조할아버지의 마당 곳곳엔 한선지가 가득 걸렸다.

한현진의 귓가로 먹을 말리며 중얼거리는 증조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씨가 변변치 않은 서예 실력으로도 붓글씨 하나에 1만 6천 원에 팔던데. 한서는 실력도 출중하니 최소한 2만 원은 받지 않겠어?”

그 말에 한현진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장사 좀 할 줄 아시네.’

한주로 돌아가는 길, 한현진은 사망한 기장의 장례와 기타 뒷일을 잘 마무리했다는 송민준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지금 주세은의 학교 수속을 도와주기 위해 H국으로 가는 중이며 3일이면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돌아가면 같이 회사로 가.”

송민준은 여전히 막 깔린느에 발을 들인 한현진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이었다. 그는 한현진과 함께 회사로 가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었다.

그 말을 들은 한현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그럴 필요 없어요. 마음 놓고 그쪽 일 잘 해결해요. 전 어차피 낙하산이잖아요. 오빠가 가든 안 가든 어차피 당분간은 인정받을 수 없어요. 오빠가 오면 오히려 제가 오너 가문 딸이라는 신분으로 위세를 떨치려고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면 미움만 더 살 거라고요.”

송민준은 여전히 걱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빠가 비록 깔린느의 지분을 너에게 많이 주셨지만 사실 아빠는 조향에 대해 잘 모르셔서 회사 운영에 별로 참여하지 않으셨어. 지금껏 줄곧 아주머니께서 실권을 장악하고 계서서 회사에서도 입지가 꽤 높아. 처음엔 인정을 받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 마음의 준비 좀 해야 할 거야.”

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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