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35화

주승윤이 말했다.

“지금 올라가려고.”

주강운의 어머니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주승윤을 쳐다보았다.

“됐어요. 내가 가 볼게요. 당신은 주방에 가서 가족들 챙겨요. 술 많이 마시지 말고요.”

주승윤이 알겠다며 대답했다.

주강운의 어머니가 약상자를 들고 주강운의 방으로 올라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시윤이 갑자기 말했다.

“형님은 여전히 현모양처시네요.”

주승윤이 움찔 몸을 굳혔다. 그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주시윤은 이미 주방으로 돌아간 후였다.

주방에선 인사치레를 건네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승윤은 서늘한 기운이 발바닥으로부터 천천히 손끝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감정을 잘 추스르고 나서야 주시윤의 뒤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강한서와 한현진은 새벽이 되어서야 유호촌으로 향했다. 한현진은 어둠을 헤치며 강한서를 데리고 증조할아버지 댁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아직 짐을 내려놓지도 못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 큰 소리로 짖어대며 강한서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강한서는 전에 없던 힘을 뿜어냈다. 그는 심지어 강아지를 똑바로 볼 새도 없이 한현진을 안아 들고 강아지를 피해 마당을 뛰어다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한현진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강아지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서의 반응 때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현진은 행여나 강한서가 실수로 자기를 놓쳐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봐 강한서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꽤 큰 소란에 곧 주변 이웃이 모여들어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증조할아버지는 혼자 지내셨던 터라 주변 이웃들과 사이가 좋았다. 시끄러운 소리에 도둑이라도 든 줄 알았던 이웃들은 도구를 들고 문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마당의 불이 켜지고 조그만 강아지에게 쫓기며 마당을 뛰어다니는 강한서를 본 그들은 침묵에 빠졌다.

‘이거... 먼저 도둑을 잡아야 하나, 사람을 구해줘야 하나...?’

옷을 입고 나온 증조할아버지 역시 마당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는 충격에 빠졌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