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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9화

강한서는 뜨거운 귓불을 어루만지며 한현진을 따라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한 앞부분의 말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방으로 들어서자 강한서는 증조할아버지와 한현진이 잠자리를 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젠 제법 눈치를 볼 줄 아는 강한서가 얼른 앞으로 다가가 잠자리 정돈을 도왔다.

증조할아버지도 거절하지 않으시고 침대 시트와 이불을 강한서에게 던져주고는 오곡밥을 먹이겠다며 한현진을 데리고 나갔다. 강한서는 어쩔 수 없이 혼자 잠자리를 펴야 했다.

오곡밥에 반찬까지 가져오고 나서야 증조할아버지가 물었다.

“이젠 다 괜찮니?”

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돌려 강한서가 있는 방으로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다 제자리를 찾았어요.”

“괘씸한 녀석, 괜히 사람 걱정시키더니.”

중얼거리던 증조할아버지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게, 내가 그랬잖아. 저렇게 밉상인 녀석을 염라대왕도 받지 않을 거라고.”

한현진이 증조할아버지를 따라 웃었다. 그동안 있었던 험난했던 일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것이었다. 돌아온 것만으로도 이미 하늘이 그들을 불쌍히 여겨준 덕이었다.

“아, 맞다. 할아버지, 강한서가 할아버지께 드릴 보양식도 많이 가져왔어요. 제가 가져올게요.”

증조할아버지가 꽤 놀라워하며 말했다.

“처세가 이렇게 많이 늘었어? 지난번에 한주에 있을 때만 해도 널 따라 간 관광지에서 눈치도 없이 물 한 병 사는 것도 알려줘야 움직이더니 말이야. 혹시 네가 산 건데 일부러 저 놈이 샀다고 말해서 내 점수를 따려는 건 아니지?”

한현진이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제가 산 거 아니에요.”

증조할아버지를 속이려 하는 말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캐리어 두 개와 큰 가방 하나를 들고 왔다. 두 사람이 갈아입을 옷과 일상용품 조금을 제외하면 전부 유호촌으로 오는 길에 강한서가 산 선물이었다.

강한서는 다른 처세는 잘 몰라도 사람을 찾아뵙고 선물을 드리는 일만큼은 누구보다 꼼꼼하게 챙겼다.

그는 유상수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유상수의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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