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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4화

주강운은 말없이 주시윤 옆에 서서 계단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눈빛에 담긴 감정을 숨겼다. 그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주강운이 입을 열었다.

“담배 있어요?”

주시윤이 담배와 라이터를 주강운에게 던져주었다. 첫 모금을 빨아들인 주강운이 참지 못하고 기침을 내뱉었다.

그런 주강운을 힐끔 쳐다본 주시윤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너 전엔 아버지 말씀이라면 전혀 거역하지 못하더니, 귀국 후엔 많이 변했네.”

“그래요?”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빤 주강운이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제가 예전엔 어땠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전 지금의 제 모습이 꽤 마음에 들거든요.”

멈칫 행동을 멈춘 주시윤이 티 나지 않게 주강운의 표정을 살폈다.

담배 연기가 주강운의 얼굴을 감쌌다. 흐릿한 그 모습이 어쩐지 현실 같지가 않았다.

주시윤이 피식 웃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기억 못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담배 한 대를 다 태운 주강운이 내려가려고 하자 주시윤이 그를 불러세웠다.

“강운아, 너 한현진 좋아하지.”

움찔 몸을 굳힌 주강운이 고개를 돌려 주시윤을 쳐다보았다.

주시윤이 담배꽁초를 눌러 담배를 껐다.

“네가 좋아하는 거면 고모가 도와줄게.”

잠시 주시윤을 쳐다보던 주강운이 물었다.

“어떻게 도와주실 건데요?”

주시윤이 씩 웃더니 말했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결국 소유욕인 거야. 한현진에게 약을 먹여 너와 이어지면 한서가 그래도 한현진을 만날 것 같아?”

주강운도 주시윤을 따라 웃었다. 다만 그는 주시윤을 비웃고 있었다.

주시윤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웃는 거니?”

몸을 돌린 주강운이 하대하듯 주시윤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 나이를 먹고도 그런 말을 할 있다는 걸 웃는 거예요. 고모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아 본 적 없으시죠?”

주시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의 말투마저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난 널 위해 방법을 생각해 준 건데, 넌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주강운이 냉담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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