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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3화

한현진은 그녀에게 우유를 건네며 말했다.

“상속권이 있다고 해서 꼭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전태평이 아직 멀쩡히 살아있잖아요?”

차미주...

양시은은 이 말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남편 집안사람들은 20년 동안 그녀를 속였고, 시어머니는 아들을 낳지 못한 것을 두고 늘 은근히 그녀를 괴롭혔다. 매년 며느리 중에서 자신이 섬긴 돈이 제일 많고, 선물도 제일 비쌌지만,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좋은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

어제 시어머니는 친척들을 모아 그녀 집 앞에 몰려와 난리를 피우며 집안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전태평의 빚을 메우고 그를 구해내라고 했다.

돈을 상간녀에게 주면서 집안 재산은 다 상간녀의 아들에게 넘기겠다고 해놓고, 자신을 부양하는 며느리에게는 아들을 못 낳았다며 불평하고, 손녀들마저도 차갑게 대하는 인간이 정말 무슨 염치로 그러는 건지.

“좋아.”

양시은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태평이 죽고 나서 그때 상속받으러 와. 하지만 그 사람은 아직 살아 있고, 우리도 이혼하지 않았으니까, 그의 재산 처분권은 나한테 있어!”

그러고는 뒤에 있던 보안요원들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잠시 후에 자물쇠를 바꾸고, 매일 돌아가면서 여길 지켜요. 그 두 사람이 우리 집 근처 3미터 안으로 오면, 그날부로 회사 나오지 마세요.”

일고여덟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전태평의 아들은 젊은 혈기로 속이 이미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양시은이 돌아서는 순간, 그는 어디선가 커터 칼을 꺼내 들고 그녀를 향해 휘둘렀다.

한현진은 깜짝 놀라 외쳤다.

“조심해요!”

이때 양시은 옆에 있던 건장한 남자가 재빠르게 상대방의 칼을 붙잡고, 무릎을 걷어찼다. 소년은 짧게 신음하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다른 보안 요원들도 서둘러 달려와 제압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맨손으로 칼을 잡은 남자의 손이 피투성이인 걸 보자 양시은은 놀라서 창백해진 얼굴로 옆에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비는 회사에서 부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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