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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7화

강민서가 가져온 보고서를 보던 민경하가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께서는 일하실 때는 완전이 몰두하시는 편이시라 시간을 자주 깜빡하시거든요. 어떨 땐 일부러 그렇게 늦게까지 일하시는 거 아니세요.”

“약속 있으면 먼저 가요. 제가 나중에 대표님께 말씀드릴게요.”

강민서가 입을 삐죽였다.

“다들 퇴근 안 했는데 저만 가면 눈에 띄잖아요. 나중에 또 뭐라고 할 거예요. 그리고 오늘 할머니께서 저랑 같이 본가에 저녁 먹으러 오라고 했던 거 잊었어요?”

까맣게 잊고 있었던 듯 민경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안 가면 안 돼요?”

민경하는 선뜻 강민서의 본가로 가기가 꺼려졌다. 워낙 꿍꿍이가 많은 어르신이라 밥 한 끼를 먹는 것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했다.

“안 가도 되죠. 직접 안 갈 거라고 말씀드려요.”

강민서의 말에 민경하는 입을 꾹 닫았다.

물을 마시고 있는 강민서를 힐끔 쳐다보던 민경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민서 씨가 회장님께 저와 데이트 할 거라고 말씀드려요. 단둘이 있고 싶다고요.”

입안에 머금었던 물을 뿜은 강민서는 사레가 들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누가 실장님과 단둘이 있고 싶대요. 그렇게 말하고 싶으면 본인이 직접 해요. 그런 말은 전 창피해서 못 해요.”

“그래요. 제가 말씀드릴게요.”

민경하는 대답 하며 서류를 내려놓았다. 휴대폰을 꺼내 정인월에게 전화했다.

강민서는 귀를 쫑긋 세우고 민경하가 어떻게 정인월의 말을 거역하는지 들어볼 생각이었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민경하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회장님, 오늘 저희 둘 본가로 안 가도 될까요? 일이 있는 건 아니고 오늘 저녁에 연등 축제 있잖아요? 민서 씨가 저랑 같이 가보고 싶다고 해서요...”

강민서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실장님이 전화 드리라고 했더니 내 탓으로 돌려?’

강민서가 막 화를 내려는데 민경하가 초콜릿 하나를 집어 강민서의 입에 넣어주더니 웃으며 수화기 너머의 정인월에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민서 씨에게 사진 많이 찍어서 회장님께 보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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