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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0화

한현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 집에 이런 비밀이 있었다니!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

강한서는 평소에 입이 정말 무겁기로 유명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비밀을 지켰다는 건 거의 아무도 몰랐다는 뜻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도 이미 양시은한테서 들었을 것이다.

강한서는 뜸을 들이며 얘기했고, 반나절이 지나서야 한현진은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도 그들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아버지의 장례식 때, 그는 강단해와 신미정이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어떤 일은 일단 의심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신경을 쓰게 마련이었고 세상에 비밀이란 없는 법이었다.

그 당시 신씨 가문은 한주시에서 꽤 잘나가는 집안이었고 신미정과 남동생 신표는 명문가 자제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미남미녀로 유명했다.

하지만 신씨 가문은 자식들을 지나치게 감싸줬다. 자식을 버릇없게 키우는 건 자식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속담은 신씨 가문에는 딱 맞는 말이었다.

신표는 어린 나이에 이미 도박에 빠져 있었고, 신씨 가문의 재산은 신미정이 결혼하기 전에 거의 바닥났기에 신미정은 결혼 후에도 자주 동생에게 돈을 보태주었다.

강한서의 아버지는 도박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에 신미정은 감히 그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증표가 도박에서 지고 돈을 갚지 못할 때마다 신미정은 강단해에게 부탁했다.

강한서는 처음에 이 사실을 몰랐다가 어느 날 술에 취한 증표가 그의 어깨를 감싸안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누나는 정말 잘못된 선택을 했어. 네 아빠랑 결혼해서 크게 성공하려 했는데, 결국 네 아빠는 우리 누나를 지지하지도 않고 일찍 죽어버렸잖아. 차라리 그때 네 둘째 삼촌이랑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네 아빠가 죽어도 그녀는 여전히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는 건데. 그때가 되면 누가 감히 나를 쫓아낼 수 있겠어?”

이 말에 열몇 살이었던 강한서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때부터 그는 강단해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자신뿐만 아니라 강민서도 그와 멀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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