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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난 또 누구라고. 우리 집안 큰도련님이셨네. 이 늦은 시간에 잠은 안 자고 왜 나한테 전화한 거야?”

덤덤한 말투였지만 자세히 들으면 비아냥거림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강한서가 강현우를 경찰에 신고한 일로 그를 원망하고 있었다. 비록 강현우는 무사히 돌아왔지만 그녀는 엄마로서 그때의 분노를 삼킬 수가 없었다. 강단해가 계속 충동적으로 일을 만들지 말라고 설득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진작 친정집을 동원해 강한서에게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비꼬는 송민희에 강한서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퍽 다정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작은어머니, 저희 엄마가 경찰서에 연행됐어요.”

송민희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하늘이 무심하시지는 않구나.”

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삼촌 집에 안 계시죠?”

멈칫하던 송민희가 물었다.

“그건 왜 묻는 거니?”

강한서가 말했다.

“엄마가 도움을 청할 곳이 저희 집안 삼촌 말고는 없잖아요.”

송민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전화해서 날 모욕하려는 거니?”

“아뇨. 전 작은어머니를 모시러 온 겁니다.”

그 말에 송민희가 멍해졌다.

“뭐라고?”

강한서가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도련님과 형수 사이가 유별한데, 엄마가 일이 생겼으니 삼촌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죠. 하지만 삼촌 혼자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작은어머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먹을 꽉 움켜쥔 송민희가 고민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너 지금 어디니?”

“작은어머니 댁 앞이요.”

“...”

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나오세요. 사모님들 모두 가셨어요. 오늘 밤 일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강한서는 송민희의 체면까지 모두 고려한 것 같았다.

송민희가 심호흡을 내뱉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강한서는 아들인 강현우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난 아이였다.

‘신미정 그 멍청이는 무슨 재간으로 이런 아들을 낳은 거야?’

강한서가 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송민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렬한 레드 외투로 갈아입은 그녀는 생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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