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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차미주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한성우는 어젯밤 그녀에게 있었던 일을 듣고는 철렁 마음이 내려앉았다. 그는 손을 뻗어 차미주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다음엔 꼭 나도 데려가. 네가 키가 작으니까 만만하게 본 거야. 내가 가서 떡하니 버티고 서 있으면 꼼짝 못 할 거야.”

차미주가 흥 코웃음 쳤다.

“그 인간들도 속이 시원하지는 않을 거야. 내가 자기 귀한 아들을 업어치기 해버렸거든. 내가 뭘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씁—”

“네네, 차미주 씨가 최고예요.”

한성우가 차미주를 치켜세워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얘기 그만하고 좀 쉬어. 힘 좀 아끼라고.”

차미주가 눈을 감았다.

“설날부터 엉덩이나 굽고 있다니. 창피해 죽겠네.”

한성우가 피식 소리 내 웃었다.

“치질 수술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야.”

“꺼져.”

한성우가 몸을 일으켰다.

“물 좀 가져올게.”

차미주가 나른하게 대답했다.

병실을 나서자마자 한성우는 손을 들어 이마를 탁 소리 나게 때렸다.

‘젠장, 너무 하얗잖아.’

한편, 서해금의 지시로 아주머니가 전을 다 부쳤을 때, 마침 강한서가 한현진의 본가에 도착했다.

문을 연 송민준이 눈앞에 서 있는 강한서를 보더니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주유 값이 올랐든?”

강한서가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살펴보지 않았는데.”

“그래?”

송민준이 말을 이었다.

“난 또 주유 값이 올라서 네가 그 돈이 아까워서 걸어오는 건 줄 알았지.”

“...”

송민준은 쓸데없이 마음 쓰이게 하는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콧방귀 뀌며 말했다.

“안 들어와? 내가 안까지 안아드려야 하는 거야?”

강한서는 그제야 선물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식탁에는 몇 가지 술안주들이 다시 세팅되었다. 주강운은 송병천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송가람은 그들 맞은편에 앉아 있었지만 한현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강한서는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송가람이 그런 강한서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이며 소리높여 그를 불렀다.

“한서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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