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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차미주가 냉담하게 말했다.

“저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엄마에 대해 함부로 말해요? 아버지가 학교 다니실 때 엄마가 시댁 사람들 모시면서 절 키웠어요. 엄마 내조로 성공한 아버지 그늘을 자기가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제까짓 게 뭐라고 엄마를 욕해요?”

“저를 여기서 설을 보내게 하려고 매년 엄마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제가 왜 오겠어요?”

“밥도 먹었고 할 말도 했으니 이젠 더 이상 엄마에게 전화하지 마세요. 잘 지내신다는 거, 잘 알겠어요. 죄송하지만 엄마도 잘 지내요. 엄마가 재혼하지 않은 건 엄마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또다시 머리 검은 짐승을 만나기 싫으시기 때문이에요.”

하고 싶던 말을 전부 내뱉은 차미주는 그대로 자리를 벗어났다.

“거기 서.”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차미주가 그가 준 세뱃돈을 던져버리려는데 갑자기 한 인영이 달려들며 그녀를 밀쳤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차미주는 휘청이며 바닥에 벌러덩 넘어졌다.

꼬리뼈가 어디에 부딪힌 것인지 말 못 할 고통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차미주를 밀친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이복동생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멍해졌다고 그녀를 부축하려고 앞으로 다가왔다.

차미주는 내밀어진 그의 손을 피하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소년은 여전히 소란스레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네가 뭔데 감히 엄마아빠를 욕해? 네까짓 게 뭔데. 다시 한번 말해 봐.”

아버지의 얼굴에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괜찮냐고 묻고 싶었지만 또 한편으로 방금 차미주가 내뱉었던 말 때문에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차미주는 그런 아버지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가방을 내려놓더니 순간 앞으로 다가가 냅다 소년을 업어치기로 넘겨버렸다.

퍽 소리와 함께 방안에 돼지 멱 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넘어간 아들에 부부가 깜짝 놀라며 달려와 아들을 살폈다. 그 현장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고 울음소리와 욕설이 어지럽게 섞여 들려왔다.

차미주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가방을 들고 쿨하게 자리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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