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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8화

“손수건 준비했어?”

전화를 받은 한성우가 다짜고짜 말했다.

강한서가 영문도 모른 채 대답했다.

“아니.”

“그럼 하나 가져가.”

한성우가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네 전 와이프가 널 울릴 것 같거든.”

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흥 콧방귀를 뀐 한성우가 말했다.

“네 전 처남이 채팅방에 자기 집에 있는 주강운 사진을 올렸던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미간을 찌푸린 강한서의 얼굴이 어둡게 내려앉았다.

한성우는 여전히 수화기 너머로 주절거리며 말하고 있었다.

“만약 네 전 와이프와 강운이가 만나면 태어난 아이는 네 성을 따라야 할까, 아니면 강운이 성을 따라야 할까? 나중에 아기 돌잔치 땐 우린 너에게 축의금 줘야 하는 거야, 아님 강운에게 줘야 해?”

강한서가 이를 악물었다.

“그 입 좀 다물어.”

한성우가 쯧 혀를 찼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내가 힘들게 번 돈이고 나중엔 와이프가 돈 관리할 텐데 전부 똑똑히 기억해 뒀다가 다시 받아와야—”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한서가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성우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차미주에게 문자를 보냈다.

[도둑아, 재밌는 거 보러 갈래?]

차미주 역시 지루한 설 연휴를 보내고 있었던 것인지 곧 답장을 보내왔다.

[재밌는 거 뭐? 너 혹시 현진이 영화 전체 대관했어? 몇 타임이나 했어?]

“...”

한성우는 애초에 뭘 보러 간다는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만약 지금 이 타이밍에 그가 그런 게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차미주는 가차 없이 읽씹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그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대관했지. 다음 주로 했어. 오늘은 영화 말고 민준이 본가에 구경하러 가자.]

[현진이 집에?]

차미주가 얼른 문자를 보냈다.

[준비할 테니까 기다려.]

[그래. 주소 보내면 내가 데리러 갈게.]

곧 한성우는 차미주가 보낸 주소를 확인했다. 경하 대학의 교직원 아파트였다.

베란다에서 나온 차미주가 식탁에 도란도란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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