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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3화

안방 동쪽 옷장에는 코스프레용 커스튬으로 가득했다.

일부는 한현진이 직접 산 것이었고 나머지는 강한서가 한현진을 놀리기 위해 사둔 것이었다.

그러니 그녀의 말은 뭔가를 암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그건 두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암시였다.

툭 물건을 떨어뜨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한현진의 심장도 쿵 내려앉았다.

‘설마... 혹시...’

“덜렁대긴, 조심 좀 하면 안 돼요?”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평온하다 못해 삭막하기까지 한 강한서의 목소리였다. 한현진에게 한 말은 아닌 듯했다.

같은 시각, 강씨 가문의 본가에선 민경하의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떨어뜨린 휴대폰을 주우며 이유 없이 자기를 꾸짖는 강한서를 쳐다보며 눈을 깜빡였다.

강한서의 눈짓에 번뜩 눈치챈 민경하가 테스트하듯 조심스레 말했다.

“죄송해요, 대표님...?”

한 편, 기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던 한현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설마 내가 착각한 건가?’

강한서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민경하를 힐끔 쳐다보더니 태연하게 대답했다.

“나가봐요.”

그는 민경하를 내보내고 나서야 다시 물었다.

“방금 안방 동쪽 옷장에 뭐라고요?”

“...”

한현진이 실망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강한서가 또다시 “조금 이따 데리러 갈게요.”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한현진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과일을 들고 들어오던 송민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에 빠진 한현진을 마주했다.

그는 손을 뻗어 한현진의 이마에 살짝 손가락을 튕겼다.

“무슨 생각해?”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한현진이 이마를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오빠.”

송민준이 한현진 곁에 앉으며 그녀에게 포크를 건넸다. 그가 가져온 그릇엔 자른 망고가 담겨있었다. 잘린 모양이 이상한 것을 보니 한 번도 주방에 드나든 적이 없는 도련님 손에서 나온 작품인 듯했다.

한현진이 살풋 웃으며 망고 한 조각을 포크로 집어 입에 넣었다. 그녀가 나지막이 야유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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