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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송민준의 말에 서해금은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분명 송민준이 그릇을 건네받고 나서야 손을 놓았다.

‘일부러 그런 거야?’

비행기 추락 사고를 떠올린 서해금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는데 멀리서 목소리가 들렸다.

“왜 그래?”

한아름의 제를 지내고 방을 나선 송병천은 나오자마자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한현진의 방으로 걸어오며 큰 소리로 물었다.

서해금이 고개를 돌려 해명했다.

“제가 현진이에게 주려고 가져온 죽을 쏟았어요.”

말하며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려 송민준에게 말했다.

“미안해, 민준아. 난 네가 그릇을 잡은 줄 알고. 안 데었어?”

송민준이 관찰하듯 서해금을 힐끔 살피더니 곧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줌마가 정성 들여 끓인 죽일 텐데, 아쉽게 됐네요.”

말하며 그는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네가 먹을 복이 없네.”

한현진이 웃으며 말했다.

“아줌미가 준비해 주신 음식 이미 배부르게 먹었어요. 어차피 못 먹었을 것 같은데 차라리 액땜한 셈 치죠.”

송병천이 그녀의 말에 맞장구쳤다.

“그래, 현진이 말이 맞아. 액땜했다고 생각해. 아줌마에게 여기 정리하라고 해. 당신은 사람에게 세뱃돈 받으러 내려오라고 해.”

세뱃돈이라는 말에 한현진이 귀를 쫑긋 세웠다. 그녀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송민준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그에게 “세뱃돈도 있어요?”라고 묻는 것 같았다. 그런 한현진의 모습에 송민준은 이마를 짚었다.

‘하 여사님께서 그래도 부족함 없이 키우신 것 같은데, 현진이는 왜 이렇게 돈에 눈이 먼 애처럼 자란 거야?’

손정숙이 깨진 그릇 조각을 전부 치우자 송가람도 방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연한 노란색 계열의 롱원피스로 갈아입고 머리는 옆으로 비스듬히 땋아 내렸다. 옅은 메이크업을 한 송가람은 꽤 청순해 보였다.

다정하게 송민준과 인사를 주고받던 송가람의 시선이 한현진에게 닿자 그녀의 눈빛은 곧 차갑게 변했다. 그리고 한현진에겐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

송민준은 어젯밤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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