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69화

고윤은 순간 조마조마해졌다.

다행히 정인월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 없이 오히려 동의한다는 듯 말했다.

“고윤 씨 말이 맞아요. 일이라는 건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는 거죠. 안 그러면 돈을 버는 의미가 없잖아요.”

정인월의 말에 고윤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요.”

“고윤 씨는 민서 그 아이, 어떤 것 같아요?”

정인월이 갑자기 대화 주제를 돌리며 물었다.

고윤이 솔직하게 얘기했다.

“민서 아가씨야 예쁘시죠. TV에 나오는 연예인만큼이나 예뻐요. 제가 다 쑥스러워서 말도 못 걸겠는걸요. 성격도 착하시고 예의도 바르신 것 같아요. 회장님 말씀엔 잘 따르시는 것 같고요.”

정인월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민 실장에게 소개해 주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건 당연히—”

고윤이 말을 내뱉기도 전에 갑자기 멈칫 몸을 굳히더니 말을 더듬었다.

“소... 소, 누굴 소개해 주신단 말씀이세요?”

정인월이 퍽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경하 실장이요.”

놀란 고윤이 입을 동그랗게 벌렸다.

그녀는 아무리 해도 정인월이 자기를 집으로 초대한 건 아들에게 연을 맺어주기 위해서일 것이라고는 상상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소개해 주려는 사람이 손녀라니.

연예인처럼 예쁘던 부잣집 딸이 며느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고윤의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린 고윤이 점차 침착함을 되찾았다.

“회장님, 결혼은 아무래도 아이들 본인 생각이 중요하죠. 물론 저야 경하가 얼른 결혼해 가정을 이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제가 더 바라는 건 경하 행복이에요. 만약 경하가 민서 씨가 서로를 좋아한다면 부모로써 당연히 두손 두발 다 들고 찬성할 일이지만 만약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이 없다면 어른인 저희가 아무리 밀어붙여도 소용없잖아요.”

말을 마친 고윤은 사실 이제 정인월의 호통이 들려오기만을 기다렸다.

부잣집에서 자존심을 내려놓고 민경하에게 손녀를 소개해 주려고 했으면 감지덕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감히 거절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렇게 상대방의 체면 따위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