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64화

강한서의 본가에서는 풍성한 저녁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정인월은 일찍이 고윤을 초대할 생각이었던지라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심혈을 기울였다.

다섯 명이 삼십 첩 반찬이 차려진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처음 민경하의 직장 상사와 저녁을 먹게 된 고윤은 예의에 어긋날까 특별히 조심하고 있었다. 그녀는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었고 심지어 행동 하나조차 조심스럽게 느껴졌다. 혹시라도 아들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민경하가 고윤에게 젓가락을 건네며 나지막이 말했다.

“엄마, 그렇게 긴장하실 것 없어요. 회장님께서는 그렇게 까다로운 분이 아니세요.”

“그래.”

비록 고윤은 그렇게 대답했지만 여전히 자기 앞에 놓은 반찬만 집었다.

그런 그녀를 한참 동안 지켜보던 정인월이 웃으며 말했다.

“고윤 씨, 음식이 이렇게 많은데 앞에 있는 것만 입맛에 맞으신가 봐요?”

고윤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니에요. 다 맛있어요.”

정인월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다 한 번씩 들어요.”

그러더니 민경하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민 실장, 어머니께 음식 좀 집어드려. 설인데 든든하게 먹어야지.”

살짝 고개를 끄덕인 민경하가 일부러 고윤이 좋아하는 음식을 집어 그녀의 접시 위에 올렸다.

고윤과 민경하의 맞은편에 앉은 강민서는 국을 마시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민경하는 단 한 번도 가정사에 관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여태껏 민경하가 고아인 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윤은 확실히 나이가 들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신미정보다 10살 정도는 더 있어 보였다.

‘늦둥이인 건가?’

강민서는 강한서를 흘끗 쳐다보았다. 오빠에게 고윤의 나이를 묻고 싶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저 밥을 먹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 강민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입을 삐죽인 그녀가 먼저 고윤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님, 아이는 민 실장님 한 명뿐이세요?”

고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진씨 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