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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1화

서해금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런 말 하지 마. 앞으로 무슨 일이든 먼저 나랑 상의해. 괜히 가람이 위한다고 당신 마음대로 나섰다가 가람이 앞길 망치지 말고.”

남자가 대답했다.

“그래.”

서해금이 남자에게 뭔가 더 얘기를 꺼내려는데 누군가에 의해 문이 갑작스레 열렸다. 깜짝 놀란 서해금 앞으로 송가람이 달려오며 말했다.

“엄마, 오빠 무사하대.”

서해금이 송가람을 째려보았다.

“예의 없이 뭐 하는 거야. 들어오기 전에 노크하는 법도 몰라?”

송가람이 서해금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기분이 좋은 듯 서해금을 이끌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가 그 전용기가 아니라 일반 항공편을 타고 왔대. 역시 오빠가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데 사고가 났을 리가 없지.”

그녀가 말을 이었다.

“엄마. 왜 안 놀라?”

서해금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네 아빠가 방금 전화해서 알려줬어.”

“내가 얼마나 오래 울었는데, 왜 알면서도 안 알려줬어?”

말하며 화면이 켜진 서해금의 휴대폰을 본 송가람이 호기심에 물었다.

“엄마, 누구와 통화하고 있었어?”

서해금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

“있어, 예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갑자기 송가람을 불렀다.

“가람아.”

송가람이 움찔했다. 자신을 부른 그 목소리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섞여 있어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게 했다.

하지만 송가람은 여전히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멈칫하더니 무거운 숨을 내뱉었다. 그는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엄마, 아저씨 성함이 어떻게 돼? 내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

서해금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말을 꺼냈다.

“넌 내려가서 아줌마한테 민준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저녁 준비하라고 얘기해. 좀 이따 네 아빠 오시면 같이 저녁 먹을 거야.”

그런 서해금의 모습에 송가람은 조금 의아했지만 굳이 더 따져 묻지는 않았다. 그녀는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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