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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강한서의 침대는 신미정과 강민서, 유상수에게 둘러싸여 유현진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그때 한성우가 말했다.

“민서야, 물 좀 받아와. 오빠 아직 약 못 먹었단 말이야.”

강민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기 그냥 서 있는 사람 있잖아.”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한성우가 무슨 말을 더하려던 그때 유현진이 물컵을 건네받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제가 갈게요.”

마침 유현진도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는데 잘된 일이었다.

문을 닫자마자 신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

“별일 없었어요.”

강한서가 짧게 말했다.

“술 마실 때 시비를 거는 놈들이 있었고 싸움으로 번졌어요.”

“어떻게 싸웠길래 사람 팔을 이렇게 만들어? 널 다치게 한 사람은? 지금 어디 있어?”

“엄마,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 말을 들은 신미정은 기분이 언짢았다.

“내가 상관하지 않아도 되겠어? 네가 어젯밤에 이렇게 큰 사고를 당했는데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잖아. 너를 챙겨주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마음이 놓이지, 혼자 온 밤 동안 병원에 있었고 끼니나 물을 챙기는 사람도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마음이 놓이겠어?”

유현진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신미정의 말은 그녀를 저격한 것이었다.

남편이 사고를 당했는데 아내로서 아무것도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되었다.

이때 강한서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제가 알려주지 않았어요. 피를 무서워하는 걸 알고 있었고, 또 저를 보고 놀라서 칭얼거릴까 봐 귀찮아서 안 불렀어요.”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기분이 그래도 좋아져 컵을 들고는 물을 받으러 갔다.

“그게 귀찮았다고? 할머니가 지금 네 모습을 보면 얼마나 속상하시겠어? 나는 또 얼마나 속상하겠어?”

“오빠, 지금이 어느 땐데 아직도 그 사람 편을 들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 병원으로 찾아왔겠어?”

강한서가 미간을 구겼다.

“너는 무슨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그래?”

강민서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 말을 들은 신미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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