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8화

작가: 조십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4-05 18:00:00
회사에 도착한후 유현진은 한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한성우의 사무실에서 강한서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게임을 지고 있었던 한성우는 원망의 눈길을 여유작작한 상대편에 보내고 있었다.

"퇴근했는데 집도 안가고 나이트클럽도 안간다 하고 일 있다고만 하고, 네 일은 여기 앉아서 한시간동안 차만 마시는거냐?"

강한서는 힐끔 쳐다보며

"너도 할일 없잖아, 게임이나 해."

한성우......

그는 살짝 떠보는 듯이 물었다.

"유현진하고는 아직도 사이가 안좋아?"

강한서는 흠칫 놀라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말했다.

"아무 일도 없어."

그가 부인하자 한성우는 맞췄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벌써 며칠이야, 집에 돌아가서 네 와이프랑 화해해, 나한테 화 풀지 말고. 너는 적어도 와이프라도 있지, 나는? 나도 내 영혼의 파트너를 찾아야 될거 아니야."

강한서는 째려보며 물었다.

"나이트클럽에서 사랑을 찾아?"

"나이트클럽이 어째서? 나이트클럽에도 충분히 좋은 여자는 있어. 너랑 유현진도 첫만남은 나이트클럽 만난거 아니야?"

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가 너한테 첫만남이 나이트클럽이라고 했어?"

한성우는 멈칫 하더니

"나이트클럽이 아니면 어딘데?"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5년전 강한서의 생일을 맞아 억지로 나이트클럽에 데려가 가면파티를 열었던 사실을.

당시 윗층에서는 마피아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두 아가씨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술에 취한 여러명의 희롱을 받고있었을때 상대방 남자랑 싸움이 일어나 하마트면 경찰을 부를뻔 했던 적이 있었다.

원래라면 치고박고 싸웠겠지만 필경 남의 파티에 참가했던거라서 만약 경찰을 부른다면 강한서는 생일날에 경찰서에서 조서를 쓰는것을 면치 못했을것이였다.

서로 합의를 볼려고 밖에 나간후 한명의 젊고 포니테일을 한 여자애가 핸드폰으로 찍으면서, 분명히 두려워서 떨고 있었지만 큰 목소리로

"당신들 한번만 다시 움직여봐, 핸드폰으로 당신들 얼굴 다 찍었어, 성추행에 폭행까지, 법 무서운줄 모르네."

비록 그녀는 카리스마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49화

    강한서의 서늘한 눈빛에 한성우는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내말은 둘이 처음으로 만났을때 그녀가 미성년자였었는지 아닌지 궁금했을 뿐이야"강한서는 불쾌한듯한 어조로 말했다."네 일에나 신경 써!"한성우는 이에 비꼬기 시작했다."너가 날 붙들고 안 놔주는데 내가 어떻게 여자를 만나냐?"이와 동시에 핸드폰이 울리고 유현진임을 확인한 한성우는 스피커를 켜고 전화를 받았다."한 대표님 저예요."강한서는 소파에서 펄쩍 뛰더니 잇따라 한성우한테 강렬한 시선을 보냈다.한성우는 이에 웃으며""지금 회사에 있나요?""지금 있어요, 무슨 일이죠?""아닙니다, 있으면 됐어요. 지금 저한테 뉴질랜드산 생굴 한 박스가 있는데 회사 프론트에 맡겨 놓을게요, 퇴근하실때 잊지 말고 가져가세요.""뉴질랜드산 생굴이요?"한성우는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고는 말을 이어나갔다."이거 구하기 어렵고 한서도 먹기 좋아하는데 집에서 같이 식사하는게 어떻나요. 보양식이라 둘 사이에도 좋을거 같은데."비록 유현진은 한성우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화 내지 않고 담담하게 답했다."강한서는 문제는 생굴을 먹어도 쓸모 없어요, 아마도 병원을 가봐야 할걸요?"한성우는 하마트면 웃음을 참지 못할뻔 했다.강한서의 안색은 삽시에 어두워졌다.한성우는 웃음을 참으며 답했다."그럼 형수님 감사히 먹겠습니다."전화를 끊은후 한성우는 책상을 치며 폭소했다."너네 두사람 도대체 얼마나 싸웠길래 말이 저렇게 모질게 나와?"강한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유현진이 회사에 도착하자 한성우는 이미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옆에는 두날동안 아는체도 안한 강한서가 있었다.그 얼굴을 본 순간, 맘 같아선 액셀을 밟고 싶었지만 결국엔 두 사람앞에 차를 세웠고는 창문을 내렸다."물건은 트렁크에 있어요, 직접 꺼내세요, 저는 내리지 않을게요."한성우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형수님, 실은 제가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는데......"이에 유현진은"무슨 일인데요?"

    최신 업데이트 : 2023-04-05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0화

    차 문이 열리고 강한서도 같이 들어왔서 조수석에 안착했다.유현진은 별로 달갑지 않다는 듯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은 왜 탔어?"강한서는 안전벨트를 메고는 언짢은 어조로 답했다."당신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갈까봐?"두 사람이 다투기 일보직전 한성우는 그를 대신해 변명했다."한서가 절 위해 괜찮은 사람 찾는데 도와줄수 있어요. 와이프 찾는 안목이면 뭐......"유현진......안목이 좋기는 개뿔, 양다리나 걸치는 수많은 경험이겠지!공짜 돈은 무조건 벌어야 한다는 신조가 있는 유현진은 전의 불쾌함은 집어던지고 솔로 파티 연회장으로 갔다.도중에 참가했기에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인들에 비하면 유현진의 의상은 너무 평범했다.포니테일, 하얀색 티셔츠, 파란색 청바지에 한컬레 운동화. 옆에 서있는 양복차림의 남성들과 비교하자니 뭔가 어울리지 않다는 느낌이 있었다.연회장에 들어가지전 한성우는 그들과 대화했다."이따가 나랑 너와 형수님이 따로 들어가는데 내가 먼저 들어가고 그후에 너네 둘이 들어가서 적절한 위치에서 관찰해. 만약 나한테 대쉬를 거네 여인이 맘에 들면 OK 제스쳐를 취할게 그후는 걱정할 필요 없어, 만약 내가 가위 제스쳐를 취하면 그때 형수님이 와서 커버쳐주면 돼요."유현진은 손으로 OK를 취하며"문제 없어요."한성우는 재빨리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차안엔 그녀와 강한서 둘만 남게되였다.유현진은 음악을 틀고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봤다, 옆에 사람을 없는 취급을 하는듯 했다."할머니께서 방금 문자를 보내셨어, 너가 할머니께 생굴 한 박스를 선물했다고."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세히 들으면 목소리에 조금의 원망도 섞여있었다.유현진은 아직도 화가 덜 풀린듯 했다. 그래서 그의 말투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에 대충 둘러댔다."아버지가 나 한테 두 박스를 주셨어."한 박스는 할머니한테, 나머지 한 박스는 한성우에게. 그럼 그에게 남은건 아무것도 없었다.강한서는 울화가 치밀었다.고작 생굴 한 박스. 그가 구하지 못하는 음

    최신 업데이트 : 2023-04-05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1화

    "전혀."유현진은 말과 마음이 다르다는걸 완벽하게 보여주었다."당신하고 화 낼게 뭐가 있어? 다 내가 부족한 탓이지. 강 대표 별 생각을 다 하네."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렸다."강 대표라고 부르지마! 짜증나니까."강 대표, 그는 이 단어를 자신에 대한 도발로 받아들였기에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그럼 당신을 뭐라 부를까? 강 선생님, 강 도련님?"유현진은 일부런 생각에 빠진듯한 모습을 보여준뒤 말했다."아니면 당신이 골라."강한서는 앞에서 시치미를 떼는 여인을 보고는 치가 떨렸지만 이에 답했다."당신이 예전에는 어떻게 불렀었지?"유현진은 순간 멈칫했다.그녀는 예전에 줄곧 여보라는 애칭을 사용했었다.그녀가 처음으로 강한서를 여보라고 불렀을때 그는 거부하지 않았었기에 그녀는 줄곧 그를 여보라고 불러왔다.언제부터 그 애칭으로 부르지 않았던거지?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강한서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고난후부터 였을까?"뭐라고 부르나 그저 한가지 호칭일뿐, 강 대표가 예전 호칭을 좋아한다면 이후에도 그렇게 부를게."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부르던대로 불러."유현진......원래 그녀는 일부러 강한서의 감정이 상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자신이 생각한대로 행동하지 않아 약간은 당황했다.그녀가 오래동안 가만히 있자 강한서는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왜서 안 불러?"유현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강 대표, 우리 지금같은 관계에 그런 호칭은 좀 어울리지 않지 않아?"강한서는 이 말을 기다렸다는듯이 그녀가 한 방금의 말로 그녀에게 되받아쳤다."뭐로 부르든 호칭일뿐이야, 어울리고 않고를 떠나서 난 예전 호칭이 좋아."유현진......개 자식!그녀는 당연히 지고싶지 않아서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다."강 대표는 참 이상해, 예전에 내가 불렀을때는 그렇게 싫어하더니. 막상 이혼하려니까, 또 호칭을 잡고 늘어지네. 남한테 강요 하는걸 더 좋아하나봐?"​

    최신 업데이트 : 2023-04-05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2화

    유현진은 주위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제때에 '커버' 쳐줄수 있도록.옆에서 커버쳐주는것만으로도 4 - 6천만원정도의 거금을 벌수 있다면 그녀는 몇번이라도 흔쾌히 수락할것이다.유현진이 앉자마자 강한서는 뒤따라 그녀의 반대쪽에 앉았다.그리고 그가 앉자마자 유현진은 테이블 반대편에 앉은 여성들의 시선을 눈치챘다.유현진은 입을 삐쭉 내밀고는 다 똑같은 사람인데 뭐가 대단해서 관심을 받는지 심통이 났다.웨이터가 그녀에게 뭐가 필요한지 묻자 그녀는 차를 끌고왔었기에 주스를 달라고 했다.웨이터는 말했다."아가씨, 저의 술집에서 40만원이상 소비할시에 장미 한송이를 더 증정해드립니다."유현진은 궁금해서 도리어 물었다."장미를 그렇게 많이 가져서 뭐해요?"이에 웨이터는"손님께선 처음으로 솔로 파티에 참석하셨나요?"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웨이터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장미가 많을수록 손님께서 줄수 있는 대상이 더 많아집니다. 필경 하룻밤동안엔 아무것도 알아낼수 없어서 여러명과 대화를 해봐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게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남성분도 소비로 장미를 받을수 있습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장미를 주어서 장미수가 가장 많은 여성은 본점에서 1년동안 VIP손님으로 모십니다."유현진은 입이 떡 벌어졌다.방금만 해도 그녀는 짝을 이어주는 방식이 새롭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술집의 상술이였었다.그리고 뭐가 성공률을 높이는거지? 이건 사람들에게 어장관리를 하라고 격려하는수준인데? 마음에 드나 들지 않으나 모두 자신의 어장속에 넣는게 정말로 정상적인 소개팅이라 할수 있을가?그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본점의 VIP가 된다면 무슨 세일이라도 있나요?""주류는 70% 세일, 최저 소비 기준을 만족하면 과일 한접시를 드립니다."유현진......이 술집의 사장은 분명히 상술에 능통한 사람이야! 돈 버는 방법에 도가 텄어!"당신들 가게는 자주 이런 솔로 파티 이벤트를 하나요?"옆에서 잠자코 듣고있던 강한서가 눈썹을 찌푸리며 한마디 거들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3-04-05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3화

    웨이터가 떠나고 유현진은 핸드폰을 꺼내 툭툭거리는 소리를 냈다.강한서는 힐끔 보고는 그녀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에 답답한듯 물었다."뭘 계산하는거야?"유현진은 계속해서 화면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이 주점이 한달에 얼마정도 버는지 계산해보려고."강한서......그는 점점 더 눈 앞에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도대체 하루종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주점에 성수기가 있어?"유현진은 그에게 물었다."당연히 있지."강한서는 입에 침을 바르고 말을 계속했다."봄에 사람이 적어, 설날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유동인구가 평소보다 적거든; 여름이 성수기야, 다들 야간 사교 활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게다가 날씨도 덥잖아, 술집도 하나의 좋은 피서구지; 그리고 겨울에는 여름보단 적지만 기념일이 많아서 그래도 수익이 어느정도 들어올거야."유현진은 이것에 관심이 많은듯 했다."그러면 1년에 순이익만 따져도 20억은 족히 되겠네.""대충 그렇지."강한서는 멈칫 하더니"이걸 계산해서 뭐할려고?"라고 물었다."내 생각에 이 곳 부근에 술집을 한 곳 차리는게 어때?"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보고는"별론데? 당신이 한다면 아마도 적자로 폐업할것 같은데."유현진......"역시 당신은 찬물 끼얹는것밖에 몰라!"강한서는 입을 씰룩거리고는 입을 열었다."이곳의 술집은 4년이나 지나서야 이익을 봤어. 4년동안 계속 술집에 돈을 부었지, 술집 장사가 그렇게 쉬운게 아니야, 여긴 가장자리라 시간이 오래걸린것도 있겠지만 만약 유흥가에 짓는다면 범죄율도 높고 손님의 질도 나빠서 잠시 한 눈판 사이에 사건이 일어나니깐 문 닫고 휴업하는게 드문 일도 아니거든."유현진은 흠칫 하더니"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강한서는 덤덤하게 말했다."이 술집은 강씨 가문의 소유야."유현진......유현진의 놀란 표정을 보고는 이에 강한서는 한마디 더 보탰다."지금은 내가 관리해."유현진......그렇게 야

    최신 업데이트 : 2023-04-06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4화

    여자애는 말했다."제가 여기 단골이라 잘 알아요. 저기에 댄스 플로어가 있고 또 포커룸도 있어요, 제가 소개해드릴게요."몇초의 침묵이 흐르고 강한서는 대답했다."그럼 실례할게요."유현진은 순간 심장이 멎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녀가 고개를 들었을때 강한서는 이미 그 여자애와 인파속으로 사라진 후였다.여자애는 엄청난 미인이였다, 송민영과 비슷한 이목구비에 강한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였다.그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유현진은 뭔가 답답함을 느꼈다.그녀와 강한서는 언젠간 이혼할거라 강한서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것도 시간 문제였었다. 그녀는 진작에 이런 각오를 했었지 않았나?어째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이 그녀에게 이런 괴로움을 안겨주었을까?대부분의 허세는 남한테 보여주기 식이라 감정을 없애기란 쉽지가 않다.한성우는 옆에 여자애와 좋은 시간을 나누는듯했다. 아마도 그녀가 도울건 없겠지.그녀는 머리를 숙이고 빨대로 레몬 과육을 먹고있었지만 머리속엔 강한서로 가득차 있었다.한편으로 그가 그 여자애와 뭘 하고있는지, 또 한편으론 강한서가 좋아하는건 송민영이라 여자애와 뭔가가 있진 않을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강한서가 송민영을 좋아한다면 여전히 바뀌는것 없이 그녀와 결혼하고 잠자리를 가질게 뻔했다.남자와 여자는 달라서, 남자는 완벽하게 육체적인것과 속마음을 분리할수 있기에 그가 송민영을 좋아한다하더라도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지 못하는건 아니였다.온갖 잡생각에 사로잡히던 와중에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자 그녀는 끊어버렸다.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전화가 울렸다.유현진은 어쩔수 없이 핸드폰을 들고 밖에 나가서 받았다."여보세요?""접니다."유현진은 어리둥절했다."차 감독님?""네."차이현은 인사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내일 오전에 시간 있어요? 와서 오디션 볼수 있어요?"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에 그녀는 한순간 머리속이 하얘졌다.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었다."그 다른 배우와 이미 체결

    최신 업데이트 : 2023-04-06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5화

    유현진의 귓가에 들려오는 이 소리...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듯 흐리멍텅하여 현실인지도 분간이 안 갔다.그는 애써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손을 내밀어 휴대폰을 가지러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하지만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몸이 균형을 잃었다.이때 누군가 유현진의 허리를 잡더니 품에 와락 안았다. 낯선 기운에 경계심이 바짝 든 유현진은 있는 힘껏 밀쳤지만, 손발의 힘이 다 빠진 상태라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니 타인은 두 사람의 모습이 장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유현진은 낯선 이의 품에 안겨 끌려가듯 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낀 종업원은 앞으로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 유현진이 도움을 청하려고 입을 열려고 하자 어깨 위에 놓였던 손이 갑자기 그녀의 목을 힘껏 졸랐다. 순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느낌에 그녀는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괜찮아요. 여자친군데,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저랑 장난하는 거예요."한 사람은 웃으면서 해명을 했고, 한 사람은 옆에서 거들었다. "너희 둘 정말 너무 한 거 아냐? 사랑 싸움 한번에 죽거니 살거니 하더니 이 야밤에 또 사람 불러 내서 같이 찾아다니고 말이야. 얼른 가! 나 좀 있다 또 일 있어.""너 지금 전화해서 사람 찾았으니 다들 돌아가라고 해."종업원은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대화에 더이상 묻지 않았다. 술집에서 이러한 광경은 흔하니까.종업원이 자리를 뜨자 한 사람이 외투를 벗어 유현진의 머리에 씌웠다. 그러고 난 뒤 두 사람은 유현진을 끌고 술집을 나섰다. 그의 목을 졸랐던 손은 그제야 힘을 풀었다. "하미터면 들킬 뻔 했네. 이 약 괜찮은데. 이렇게 빨리 효험을 보다니."나오자 마자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미적거리지 말고 얼른 택시 불러.""이미 불렀어. 조금 있으면 도착해. 나 잠깐 좋은 물건 사올게."그의 얼굴에 기분 나쁜 미소가 어렸다. "그 약 나도 몇 알 사줘.""알겠어."두 사람의 저속한 대화에 의식만은 또렷했던 유현진은 얼굴이 백지장이

    최신 업데이트 : 2023-04-06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56화

    유현진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병원이었다. 차미주가 침대 앞에서 졸고 있었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보니 손에는 아직 주사바늘이 꽂혀 있었고, 머리 위에는 약액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미주야......"입을 열자 목이 바짝 마르고 통증이 느껴진 그녀는 기침을 몇 번 했다.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난 차미주는 다그쳤다."현진아, 너 어떻게 된 거야? 깜짝 놀랐잖아. 어떻게 쓰러진 거야?"차미주는 어젯밤 일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유현진은 설명 대신 급하게 물었다. "강한서는?""나 강한서를 못 봤는데. 어젯밤에 한씨 성을 가진 남자가 나한테 전화 와서 네가 쓰러져서 병원에 있으니 빨리 오라고 했어."한성우가 전화한 거야? 그럼 강한서는?유현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쓰러지기 전에 강한서를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났지만 기억은 거기에서 멈췄다. 분명 현장에 있었는데. 그럼 사람은?"미주야, 내 핸드폰은?""여기 있어."차미주는 휴대폰을 건넸다. "액정이 깨졌어. 난 전원을 켜보지 않았는데,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유현진이 건네 받은 휴대폰을 내려다 봤다. 액정이 깨져서 갈라졌다. 아마 어제 그 나쁜 놈이랑 충돌이 생기면서 떨어진 모양이다. 그녀는 전원을 켰다. 다행이 액정만 깨졌지 다른 건 정상이었다. 전원을 켜자 바로 메시지 하나가 떴다. 차이현이 보낸 문자였다. 그녀더러 오전 아홉시에 그의 작업실에서 와서 오디션을 보자는 내용이었다. 입술을 깨물던 유현진은 계속해서 아래로 문자를 확인했다. 모두 단톡방의 문자들이었고 강한서가 보낸 문자는 없었다. 실망이 밀려왔다. 그녀는 오랫동안 손가락을 강한서의 번호위에 올려놓고 있었지만 결국 통화 버튼을 클릭하지 않고 통화화면을 나와 버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차미주한테 물었다?"너 차 갖고 왔어?"차미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날 좀 데려다 줘."차미주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지금?""응."가는 길에 차미주는 유현진이 차이현의 요청으로 오디션을

    최신 업데이트 : 2023-04-06

최신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9화

    강한서의 말에 죄책감이 든 한현진이 말했다. [널 탓하는 게 아니야. 그냥 물어본 거야.]강한서: [물어보는 네 말투가 나에겐 너무 상처였어. 지금 그 문자를 봐도 마음이 아픈 것 같아.]한현진: [...]강한서는 지식만 빨리 습득하는게 아니었다. 그의 비꼬기 기술도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강한서는 자신의 상대가 누군지 잊은 모양이었다. 한현진이 미안함이 가득 담긴 말투로 문자를 작성했다. [그럼 어떡해? 이젠 메시지를 삭제해도 소용없는데. 아니면 네가 아예 날 삭제할래? 그럼 내가 보낸 문자도 볼 수 없고,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가 없잖아.]강한서는 한참 동안 답장이 없었다. 아마 한현진의 제안에 충격을 받은 듯 했다. 한현진: [삭제했어?]강한서: [...]한현진: [오빠, 얼른 삭제해. 난 오빠가 슬픈 건 싫어.]한현진은 차례로 문자를 잔뜩 전송했다. 결국 한현진의 등살에 못 이긴 강한서가 체념하며 답장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한현진이 배배 꼬인 말투로 말했다. [오빠는 그저 자랑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오빠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 잘못한 건 나야. 이렇게 사소한 일로 시시콜콜 따지기나 하고.]말이 없던 강한서는 잠시 후 한현진에게 가방 사진을 잔뜩 보냈다. [자기야, 하나 골라.]한현진은 버럭 화를 내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오빠, 이게 무슨 뜻이야? 지금 내가 가방 때문에 이러는 것 같아?]강한서: [다 사.]한현진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됐어. 농담이야. 사긴 뭘 사. 회사 조직개편에 성공하면 네 수입도 지금처럼 높지는 않을 거야. 우리 아이도 키워야 하는데 아껴야지. 돈 함부로 쓰지마.]강한서에게 한성 그룹이 유일한 수입원은 아니었다. 앞으로 한성 그룹의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그는 여전히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이 가족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한현진의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애들은 애들이고, 넌 너야. 아직 우리 와이프를 희생시켜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8화

    한성 그룹의 신제품 발표회는 전례 없는 성공을 걷었다. 신제품은 전부 품절되었고 루나의 테스트 영상은 밤새 조회수 1억을 넘겼다. 강한서도 신제품 발표회 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짧디 짧은 3일 사이, 강한서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2000만 명을 넘기고 있었다. 그의 댓글창에는 벌써 골수팬도 잔뜩 찾아볼 수 있었다.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오빠]라며 부르짖는 댓글이 가득이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말이다. 예약 판매를 앞당기라는 요청과 페이스북의 업로드를 바라는 요청이 난무했다. 시간이 지나도 강한서가 페이스북에 피드를 올리지 않자 네티즌들은 그의 지난 피드를 캐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결혼한 다이아몬드 수저 남편의 일상]이라는 계정을 발견했다. 오래 전부터 [결혼한 다이아몬드 수저 남편의 일상] 계정을 팔로워했고 요즘은 또 강한서에게 빠진 팬들은 순간 두 사람의 말투, 문장부호 사용 습관이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두 계정이 동일한 휴대폰 기종을 사용하고 있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피드를 올린 적이 있다는 것까지 전부 알아냈다. ‘이건 강한서 부계정이잖아!’비록 [결혼한 다이아몬드 수저 남편의 일상]은 친구만 볼 수 있게 설정이 되어 지금은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오래된 팬들이 남긴 애정행각 캡쳐본은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천재는 아내 자랑도 남다르게 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난 아내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자 강한서는 아내가 보고 싶었지만 그는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이런 글을 남겼다. [꽃에 물을 준지 7일 째. 이미 한계야. 내일도 안 돌아오면, 시들든 말든 다신 상관 안 해. 난 말한대로 할 거야.]10일이 지나도 한현진이 돌아오지 않자 강한서는 말했다. [꽃은 죄가 없잖아. 죄가 있다면 기른다면서 물도 제대로 주지 않는 사람이겠지.]12일 째: [나한테 사진을 보냈어. 보고 싶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난 그저 저 꽃들에게 신경을 끄고 싶을 뿐이야.]18일 째: [돌아왔어. 물을 너무 많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7화

    한현진의 말에 강한서가 조용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강한서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눈물이 손바닥을 가득 적셨다. 발표회가 무사히 마무리된 그날 밤, 가여운 두 영혼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안방 밖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강민서는 결국 그 방문을 열 용기를 내지 못했다. 강민서의 휴대폰은 끊임없이 진동이 울렸다. 신미정이 쉴새없이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민서야, 오빠에게 얘기했어?][엄마는 네 삼촌에게 속은 거야. 누가 더 중요한지 엄마가 모르겠니? 엄만 그저 외할아버지가 남긴 회사가 이렇게 무너지는 게 안타까워서 그럴 뿐이야.][엄만 한서와 모자의 인연을 끊을 생각이 없었다. 한서는 내 아들이야. 내가 설마 걔를 버리겠니? 한현진이 날 속여서 그 각서를 쓰게 한 거야. 난 그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걸 알고 사인한 건데 그 X가 이런 식으로 날 X 먹일 줄 어떻게 알았겠니.][민서야, 인터넷에 떠도는 헛소리는 보지도 마. 한서도 내 아들이야. 내가 어떻게 한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다만 한서는 너무 오랫동안 네 할머니 곁에서 자랐잖니. 할머니는 날 좋아하지 않으시고. 그러니 나도 네 오빠가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가끔은 한서를 멀리했던 거야. 하지만 한서도 내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한서가 힘들면 당연히 엄마도 더 힘들지.]강민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강민서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신미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 줄곧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었던 듯, 신미정은 연결음이 들리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민서야, 우리 딸. 엄마가 부탁한 건 어떻게 됐어? 오빠한테 전부 얘기했어?”강민서가 갑자기 물었다. “엄마, 다음 주 수요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신미정은 순간 강민서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얘는, 갑자기 왜 그런 걸 묻고 그래. 엄마는 이제 나이도 많은데 그런 걸 어떻게 기억하겠니. 힌트라도 줘.”강민서가 말했다. “다음 주 수요일은 오빠 생일이잖아요, 엄마. 다른 댁 사모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6화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송병천의 답장을 확인한 한현진은 다행이면서도 안타까운 감정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송병천의 답장에 마음이 놓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최소한 지금의 송병천은 비록 화가 나긴 했지만 아예 마음을 돌릴 수도 없는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문 제작이야, 장인어른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 송병천에게 답장을 한 한현진은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있는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수트는 방금 민경하의 도움으로 벗길 수 있었다. 강한서 스스로 끌어내린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린 채 가슴 앞에 걸려있었다. 풀린 단추 사이로 붉게 물든 가슴이 보였다. 강한서의 안경은 여전히 그의 콧등에 걸려있었다. 날카로운 이목구비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부드러워 보였다. 한현진이 강한서의 옆에 누워 그의 몸에 기댄채 귓가에 속삭였다. “강한서, 강한서. 여보...”강한서는 조금 시끄러운 듯 머리에 힘을 실어 베개에 푹 파묻혔다. 위로 솟은 목 때문에 그의 목젖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강한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현진을 유혹하고 있었다. 한현진이 손을 뻗어 강한서의 안경을 벗겼다. 그녀는 그의 이마를 살며시 쓸었다. “여보, 샤워하고 자. 나 너 못 일으켜.”강한서가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눈을 떴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흐릿한 인영에 갑자기 손을 뻗어 한현진을 끌어안고는 그녀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 “현진아, 현진아...”강한서가 웅얼거리며 한현진의 이름을 불렀다. 한현진의 그의 부름이 일일이 대답하며 단추를 풀렀다. “나 여기 있어.”한현진의 이름을 부르던 강한서가 또 바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의 진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한없이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현진아, 내가 해냈어. 내가 해냈어, 현진아. 현진아...”십년이었다...강한서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한성을 지지하는 모든 고객에게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5화

    송병천이 송민준을 재촉했다. 송민준은 제일 위에 있던 이모티콘을 삭제하곤 휴대폰을 송병천에게 돌려주었다. 이모티콘이 삭제된 것을 본 송병천이 순간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어떻게 사라진 거야?”송민준이 말했다. “인터넷 지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송병천이 투덜거렸다. “업데이트를 하면 할수록 엉망이네.”송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병천은 휴대폰을 들고 귀한 따님에게 답장을 보내며 송민준을 나무랐다. “너 이젠 나한테 이상한 이모티콘 보내지 마. 내가 실수로 이모티콘을 잘못 보내 네 동생이 보면 내 이미지가 깨지지 않겠어?”송민준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미지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아빠 아이큐가 몇인지는 깨달았을 것 같네요.’송병천은 문자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는 한참 동안 어떻게 답장을 보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결국 오다 주운 것 같은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 “민준아, 내가 뭐라고 답장하면 현진이도 상처 안 받고 강한서에 대한 내 분노를 표현할 수 있을까?”송민준이 말했다. “엄마는 약을 주고, 아들은 술을 주네. 하나는 손자를 노리고 다른 하나는 아빠를 노리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다 죽어야 끝나겠어, 라고 보내요.”송병천이 송민준을 걷어찼다. “X 놈의 자식!”송민준이 소파에 기대 앉아 웃음을 터뜨렸다. “대체 강한서를 사위로 받아들이시긴 할 거예요? 그럴 생각이 없으신 거면 대체 왜 강한서 체면 따위를 생각해주시는 거예요? 바로 현진이를 데려와서 평생 못 만나게 하면 그만이잖아요.”송병천이 송민준을 노려보았다.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네 동생이 좋다고 하잖아. 뱃속의 아이에게도 아빠는 필요해.”“그러지 마시라니까요. 아빠가 마음에 안 드시면 마지못해 사위로 받아들이셨다고 해도 결국 마음에 넘지 못한 산이 생길 거예요. 저라면 차라리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현진이에게 다른 남자를 찾아주면 되죠. 현진이도 한서 외모에 반한 거잖아요. 우리 회사에 잘생긴 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4화

    한성우의 말에 한현진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이런 애정 표현을 안 하면 죽기라도 하는 거야?’한현진이 한성우의 말에 대답하려는데 강한서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운이 좋긴 하지. 만약 우리처럼 1000분의 5에 가까운 확률로 쌍둥이까지 임신한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야.”“...”한현진은 입가에 맴돌던 면박을 주려던 말을 더는 할 면목이 없었다. 한성우가 입술을 씰룩였다. “강한서, 너 이 자식. 하루라도 자랑 안 하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어? 그런 거냐고!”강한서가 진지하게 말했다. “죽을 수 있어.”화가 난 한성우는 바득, 소리를 내며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 ‘꼭 딸을 낳아서 강한서 아들을 꼬셨다가 다시 차버리게 할 거야. 몇 번이고 차버리게 할 거라고! 꼭 저 개자식이 나이를 잔뜩 먹고도 손주도 못 안게 만들 거야. 그때도 이렇게 까불 수 있는지 한 번 지켜보자고.’자리를 비운 주강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송가람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탓에 오늘 발표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송민준은 발표회가 끝난 후 바로 가버렸고 송병천은 아예 하루 종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토라져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한현진이 송병천에게 좋은 와인 사진을 몇 장 보냈다. [아빠, 강한서가 일부러 아빠를 위해 남겨둔 거예요.]송병천은 답장이 없었다. 하지만 한현진이 남긴 문자 옆의 1이 사라졌다. 한성우와 민경하가 술에 취한 강한서를 차까지 부축하고 나서야 송병천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한현진에게 하찮아 보이는 표정으로 읍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 이모티콘을 본 한현진은 어리둥절해졌다. 한현진이 그 이모티콘을 보낸 의미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송병천이 또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한현진은 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송병천: [삭제된 메시지입니다.]1분 후.송병천: [삭제된 메시지입니다.]2분 후.송병천: [삭제된 메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3화

    “빨리 뒷이야기를 마저 해봐요.”한현진이 다그치며 말했다. “뒷이야기는 더 막장이에요. 장준은 첫사랑도, 대타도 버릴 수 없었어요. 두 여자는 장준을 빼앗기 위해 피 터지도록 싸웠죠. 마지막엔 첫사랑이 대타가 마약을 했다고 신고를 했고 대타는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사라졌어요.”“대타가 사라지자 다들 장준은 이제 첫사랑만 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에 가족들과 그렇게 갈등을 빚은 것도 전부 첫사랑 때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장준은 그저 조용하기만 했어요. 오히려 장씨 가문에서 장준의 첫사랑이 그의 집안에 발을 들이는 일은 없을 거라는 뜻으로 얘기했죠. 게다가 그 일이 있고 몇 개월 후 장씨 가문에서는 장준과 전고현의 선 자리를 마련했어요.”“장준이 몇 년 동안 죽도록 난리를 피운 덕에 집안에서는 장준에게 완전히 실망하고 진작 포기해버렸어요. 장준이 대를 이어 주면 그 아이를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었지만 장준이 마약 때문에 몸을 완전히 망쳐버린 탓에 그럴 수도 없었죠. 병원에 가서 검사를 전부 생식 능력이 전혀 없었어요. 장준이 아이를 낳지 못하니 아버지라도 나서야 했던 거죠. 그러다 진씨 가문에 그런 일이 생기면 결국 그 혼사도 무산되었지만요.”“하지만 이젠 장준의 대타가 돌아왔어요. 타락했던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는 걸 보면 대타에게 마음을 줬다는 소문이 사실이긴 한가 봐요. 만약 제가 그 첫사랑이었으면 아마 화가 나서 죽어버렸을지도 몰라요.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인 계획인데, 결국엔 내 손을 떠나 다른 사람 좋은 노릇만 했잖아요.”이야기를 들은 한현진과 강한서는 조금 멍해졌다. 한현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성우 씨는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거예요?”한현진은 비록 이 일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시켜 장준의 일을 조사하도록 했다. 그러나 장준의 첫사랑에 관한 이런 막장 스토리는 전혀 전해들은 바가 없었다. “에이, 뭐 이런 것쯤이야.”말하는 한성우는 어쩐지 눈을 피하는 것 같았다. “예전에 술 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2화

    멈칫한 한현진과 강한서가 홱 고개를 돌려 뒤에서 중얼거리는 한성우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에 깜짝 놀란 한성우가 말했다. “왜 날 그렇게 노려봐?”한현진이 다급하게 물었다. “무슨 소문이요? 성우 씨는 뭘 알고 있는 거예요?”한성우가 눈을 깜빡였다. “소문에 장준이 첫사랑 대타와 사랑에 빠졌다고 하더라고요. 그 대타가 사라진 1년 동안 장준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지냈대요. 그리고 대타가 돌아오자 바로 활기가 넘쳐흐른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에 빈정 상한 첫사랑이 매일 대타를 괴롭히고 있고.”한현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한서는 그런 한현진보다 더 놀란 눈치였다. 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장준은 술, 여자, 도박, 약 안 좋은 건 전부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 인간에게도 첫사랑이 있어요?”“형수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세요. 병신에게도 청춘은 있어요. 게다가 장씨 가문 정도면 명문가에서는 싫다고 할지 몰라도 조건이 조금 떨어진 집안마저도 거절하겠어요?”그리고 한성우는 두 사람에게 끝장판 막장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장준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첫사랑이 있었다. 그 여자는 장준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사람의 딸이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감정을 쌓아왔다. 두 사람에게 사랑이 싹 트던 초창기, 장준의 가족들은 두 사람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단순히 장준이 그 여자를 가지고 놀다 질리면 그만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생각보다 꽤 수완이 좋았던 것인지 장준은 그 여자의 일이라면 죽자고 달려들었다. 그저 장난감에 불과한 여자였다. 곁에 두고 노는 건 상관없었지만 그 여자가 장준의 안방까지 차지하려고 한다면, 장씨 가문에서는 절대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그러니 장씨 가문에서는 돈을 주고 수작을 부려 그 여자를 내쫓았다. 하지만 여자가 사라지자 장준은 미친X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그 여자가 떠나며 남긴 편지 때문이었다. [이번 생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1화

    한현진은 조금 전 대화 내용은 간략하게 강한서에게 알려주었다. 강한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문샤론? 그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야?”이야기는 전부 한현진이 즉흥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전부 그럴 듯하게 짜임새가 있는 스토리였다. ‘역시 대단한 여자야.’한현진이 말했다. “간민혜 씨는 죽기 직전까지도 강운 씨에게 한 마디 말도 남기지 않았어. 대체 그 이유가 뭔지, 우린 모르지만 어쩌면 강운 씨라면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사실 난 줄곧 강운 씨 집안에서 누군가 이 일에—”강한서가 한현진의 손바닥을 꾹꾹 누르며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멈칫하던 한현진은 강한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정설희, 아니. 정서희가 보였다. 그녀는 장준과 손을 잡고 피로연 현장에 나타났다. 지금의 정서희는 예전의 정설희와 같은 스타일의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눈웃음을 짓는 눈가엔 은근한 색기가 흘렀다. 아름다운 이목구비와 화려한 옷차림은 자심이 병원에서 만났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완전히 똑같은 사람인 것 같았다. 함께 등장한 정서희와 장준은 스킨십이 제법 자연스러웠고 꽤 친근한 모습이었다. “강 대표님, 발표회 무사히 마치신 거 축하드려요.”잔을 들고 다가온 장준이 웃으며 강한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현진은 순간 약쟁이였던 장준의 상태가 지난번 결혼식보다 너무 많이 나은 것을 발견했다. 광대뼈도 예전처럼 선명하게 튀어나오지 않았고 눈빛에도 생기가 돌았다. 여전히 삐쩍 마른 몸이었지만 정장을 입으니 제법 봐줄만 했다. 아무도 이런 모습의 장준을 보고 약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강한서가 손을 들어 장준과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고마워요.”장준의 시선이 한현진을 향했다. 깊은 눈매에는 나른한 기색이 묻어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정서희를 보며 물었다. “두 사람 동창이라고 하지 않았어? 현진 씨는 당신을 보고도 왜 이렇게 냉담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