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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송병천의 안색이 파래졌다.

“이제 고작 1분 30초가 지났다고? 난 5, 6분이나 지난 것 같은 느낌인데, 설마 날 속이고 있는 건 아니겠지?”

강한서는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1분이 짧고 긴지는 아저씨께서 화장실 가기 전과 후에 따라 차이가 다르죠. 그래서 아저씨가 지금 1분이 길다고 느끼시는 겁니다.”

송병천의 얼굴이 터질 듯 새빨개졌다.

“안 한다. 못한다. 내려가야겠다.”

강한서는 뒤로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아직도 1분이나 남았습니다. 견지하면 곧 건강해 질 겁니다.”

“...”

송병천은 할 말을 잃었다.

한편, 주방.

차미주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눈알이 곧 튀어나올 것처럼 눈을 뜬 채 옆에 있는 유현진을 보았다.

유현진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왜 그래.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차미주가 말했다.

“강한서가 네 발등에 입을 맞췄잖아.”

유현진이 정정하며 말했다.

“... 아니야. 발목이야.”

차미주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강한서 설마 그런 페티쉬가 있는 거야?”

유현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뭐라는 거야? 우린 영상을 찍고 있었다고!”

“아무리 동영상을 찍어도 발에 뽀뽀를 하진 않지. 안 그래?”

“발목이라고.”

유현진은 굴하지 않고 발목이라며 말했다.

차미주는 방금 그녀가 목격한 그 장면을 떠올리곤 얼굴을 붉혔다.

“걔도 참 뽀뽀를 열심히 하더라.”

“...”

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솔직히 말해, 강한서가 그녀의 발에 뽀뽀를 할 때 그녀도 아주 놀랐었다.

놀라움이 먼저 밀려오고 그다음으로 밀려온 감정은 바로 흥분과 민망함이었다.

여하간에 발목에 키스를 하는 행위는 연인 사이에서 절대적인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또한 그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의미기도 했다.

유현진은 자부심이 강한 강한서가 그런 모습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보여줄 줄 전혀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녀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귀를 만지며 나직하게 말했다.

“밖에 가서 절대 헛소리하지 마.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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