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에 최성운은 지금 뛰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차올랐다. 발은 점점 무거워져 갔고 뒤에서는 경호원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최성운이 다시 남아있는 힘을 쥐어짜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이내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그를 비췄고 흰색 세단이 무섭게 돌진하더니 최성운 앞에 멈춰 섰다.최성운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차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췄고 잔뜩 경계태세를 취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뒤에서는 미셸의 경호원들이 어느새 그를 둘러싸고 있어 최성운은 이제 독 안에 든 쥐가 되었다.미셸은 천천히 운전석에서
서정원은 최성운이 해주는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얼굴이 굳어져 갔다. 하지만 최성원에게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게 그의 잘못은 아니었으니까.그러다 미셸을 떠올리며 이내 한숨을 쉬었다."하, 난 정말 미셸이 이런 짓까지 벌일 줄은... 하지만 성운 씨가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런 일이 있었으니 아마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거예요. 아니면 미셸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넣을까요? 자신의 딸이 이런 짓까지 벌였다는 걸 알면 아마 속상하시겠지만요."최성운은 서정원을 꼭 껴안으며 이제야 마음이 완전히 놓이는 듯 안심
그렇게 눈을 감고 얼마나 있었을까, 입은 물론이고 볼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에 유서혜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옆에서 김시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 웃음에 유서혜가 얼른 눈을 떠보니 거기에는 웃겨 죽으려고 하는 김시우의 얼굴이 보였다."뭘 웃어요!"유서혜가 민망한 듯 얼굴을 홱 돌렸다."됐어요. 이제 기회는 없어요.""그럼 아까 안돼 라고 외친 건 내가 키스할까 봐 그랬던 거예요?"김시우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유서혜를 바라보았다."몰라요."유서혜는 놀리는 듯한 김시우의 말에 부루퉁해
“연예인이란 직업 진짜 너무 힘든 것 같아요.”유서혜는 목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그보다, 아까 그 점원 김시우 씨 친구예요?”“네?”김시우는 유서혜의 말을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아까 우리 가게에서 달아 나올 때 점원이 김시우 씨한테 손짓하며 인사하는 것 같던데.”유서혜는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김시우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유서혜의 볼살을 살짝 꼬집었다.“왜 그래요?”볼살을 꼬집힌 유서혜는 김시우를 보면서 중얼거렸다.“아까 유서혜 씨가 저를 끌고 달려 나오는 바람에 제
하지만 약혼식장에는 낯선 얼굴도 많았다. 최성운이 주가영이 나타나서 행패를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임창원을 시켜 특별히 안배해 놓은 사람들이었다.최성운은 주가영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걱정되기는 했으나 결코 주가영이 무서워서 걱정되는 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오늘처럼 행복한 날을 망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최성운은 머리를 숙이고 시계를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대표님, 모든 게 다 준비되었습니다.”바로 이때, 임창원이 최성운한테로 걸어와서 그에게 준비 상황을 회보했다.최성운은 간단히 주변을 둘러보다가 고개를
특별제작 예복은 최성운의 우월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는 머리는 뒤로 쓸어넘기고 반듯한 이마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고는 피팅룸에서 나오는 서정원을 흠모하는 눈길로 뚫어지라 바라보았다.“성, 성운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서정원은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쑥스러워하면서 물었다.“정원 씨, 너무 아름다워요.”최성운은 서정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천천히 귓가에 울려 퍼졌는데 그의 진심 어린 말이 그녀의 마음에 와닿았다.서정원은 설레는 듯한 미소를 짓고 최성운의 손을 잡았다. 최성운은 그녀의 손을 잡고
스타일링 룸 안에 있던 서정원과 최성운은 깜짝 놀랐다. 최성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서정원 앞에 막아섰다.“서정원! 이 천박한 년!”주가영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일그러진 얼굴을 드러냈다.“주가영?”서정원은 눈앞에 있는 주가영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이 여자 진짜 성가실 정도로 집적거리네!’주가영을 뒤따라 들어온 양이솔은 그녀의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다.‘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내가 여기까지 들어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나 봐.”주가영은 음침하게 웃어 보이며 계속 최성운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스타일링 룸은 고요했다.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왜 이러는 거지?”주가영의 웃고 있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는 리모컨을 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몇 번이고 눌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말도 안 돼!”주가영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듣기 싫어.”서정원은 헛웃음 치더니 주가영은 뺨을 한 번 더 내리쳤다. 그녀는 있는 힘껏 내리쳤던지라 주가영은 그 힘을 못 이겨 휘청거렸다.옆에서 보고 있던 최성운은 서정원의 손을 잡고 그녀의 빨개진 손끝을 보면서 주물러주었다.“낯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