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 씨...”김시우는 재빨리 유서혜의 두 손을 풀어줬고 겉옷으로 그녀의 몸을 가려주려 했다.그러나 그의 손길이 닿자마자 조용하던 유서혜가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 두 손을 마구 휘둘렀다.“꺼져! 건드리지 마! 날 건드리지 말라고!”“서혜 씨, 서혜 씨. 저예요, 김시우. 이제 괜찮아요. 무서워하지 마요. 괜찮아요.”김시우는 유서혜의 손을 잡고 가슴 아픈 얼굴로 그녀를 위로하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눈물을 흘리고 있던 유서혜는 눈을 떠 눈앞의 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김시우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그의
서정원은 그 말을 듣더니 같잖다는 듯이 입꼬리를 당겼다.‘당신 따위가 무슨 수로?’그녀는 고개를 들면서 최성운의 품속을 파고들었고 그에게 살짝 머리를 비볐다.최성운의 안색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별장을 힐끗 바라보았다.서정원은 유서혜의 상태를 물었고, 타박상 외에는 다른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유서혜가 푹 쉴 수 있게 특별히 그녀에게 휴가를 주었다.동시에 서정원은 유서혜의 매니저에게 유서혜를 잘 돌봐주라고 당부했다.유서혜의 일을 해결한 뒤 서정원과 최성
서정원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홱 돌리며 최성운을 툭 밀었다. 그러다가 실수로 샤워기를 틀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순식간에 쫄딱 젖어버렸다.서정원은 찬물이 쏟아지자 몸을 흠칫 떨다가 황급히 샤워기를 끄려 했다. 최성운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서정원을 와락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그녀 대신 찬물을 맞았다.두 사람의 거리가 갑자기 가까워졌고 서정원은 거의 최성운의 가슴에 붙어있다시피 했다. 피부의 열기가 얇은 옷감을 통해 느껴졌다. 서정원은 멍한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가 최성운의 가슴을 보게 되었다.솔직히 말해 최성운의 몸매는 끝내줬다
이튿날, 서정원은 약속대로 호텔 앞에 도착했다.요셉은 호텔 홀에서 들뜬 걸음으로 나왔다. 오늘의 그는 누가 봐도 정성 들여 옷을 고른 티가 났다. 그는 서정원을 보자마자 활짝 웃어 보였다.“정원 씨, 시간 맞춰 왔네요! 우리 오늘 어디로 가요?”서정원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어 보이더니 햇빛을 가리던 손을 내려놓고 요셉에게 말했다.“요셉 씨를 데리고 이곳의 가장 유명한 숲 터널로 향할 거예요. 가요. 경치가 아주 아름다워요. 요셉 씨가 원한다면 케이블카를 타도 좋아요.”요셉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가는 길 내내 아주 적극적
서정원은 입술을 꾹 다물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 한참 뒤에야 그녀는 마음을 먹은 건지 요셉을 향해 손을 뻗었다.“자, 일어날 수 있는지 봐봐요. 내가 부축해 줄게요. 잠시 뒤에 날이 저문다면 산길을 걷는 게 더 힘들 거예요. 어쩌면 이곳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몰라요.”요셉은 당황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잠깐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서정원이 이런 얘기를 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그는 남자인데 어떻게 여자에게서 도움을 받는단 말인가?그의 모습에 서정원은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녀가 재촉했다.“빨리요. 내가 일으켜 줄게요. 아니
서정원은 요셉의 말을 들었지만 대꾸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발을 구르더니 다급히 요셉의 팔을 어깨에 올려놓고 계속해 앞으로 걸어갔다.그러나 소낙비란 원래 예고 없이 쏟아지는 법이다. 2, 3분가량 천둥이 치더니 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거센 빗줄기가 사정없이 두 사람 위로 쏟아졌다.“헉.”요셉은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오늘 옷을 얇게 입고 나왔다. 일기예보를 보고 옷을 고른 탓이었다. 그리고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오늘이 아주 화창한 날씨라고 했다.빗줄기가 서정원의 속눈썹과 얼굴 위로 떨어졌다.
당연하게도 그 기사가 나간 뒤 서정원과 요셉의 이름은 곧바로 실검 10위 안에 들었고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남겼다. 대부분은 어그로였는데 그중에는 최성운의 팬들도 있었다. 그들은 곧바로 서정원을 비난하고 조롱했고, 반대로 두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댓글창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정원 씨, 정원 씨!”관광지에 들어선 최성운은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신경 쓸 여념이 없었다. 비바람은 계속해 몰아쳤고 거센 빗줄기는 그의 몸 위에도 떨어졌다. 경호원들은 흩어져서 서정원과 요셉을 찾았다.길이 온통 진흙투성이라 최
유서혜는 힘겹게 몸을 지탱해 일어났다. 매니저가 연락을 몇 번이나 끊는 걸 본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매니저님. 일도 많으실 텐데 제 옆에 있어 주셔서 감사해요. 저 이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일 보러 가세요.”“괜찮아요. 회사에는 이미 휴가 냈어요.”매니저는 웃으며 그녀를 위안했지만 하필 이때 또 전화가 걸려 왔다.매니저가 또 전화를 끊으려 하자 유서혜가 급히 그녀를 말리며 말했다.“저 진짜 괜찮아요. 얼른 일 보세요. 괜히 일만 쌓이겠어요. 김시우 씨도 여기 있잖아요. 김시우 씨는 의사인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