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통해 유서혜는 정서가 많이 안정되었고, 그녀의 삶과 커리어도 다시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네. 이제 괜찮아요.”유서혜는 연락하면서 나직하게 말했다.“알겠어요. 푹 쉬어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요.”전화 건너편에서 김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요 며칠 계속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웠어요.”거기까지 말한 뒤 유서혜는 문득 김시우가 자신을 많이 도와줬다는 걸 떠올렸다.두 사람은 그렇게 몇 마디 더 나눴고 김시우는 자신을 기다리는 환자가 있어 전화를 끊었다.“또 김시우 씨예요?”매니저가 입을 열어 물었다.“아
고개를 돌린 그녀는 자신이 신경 써서 세팅한 머리카락이 심준호의 옷에 걸려 엉망이 된 걸 발견했다. 그녀는 순간 몸이 굳었다.“조심해야지. 내가 도와줄게.”심준호는 움직이지 말라는 듯이 유서혜의 어깨를 살짝 눌렀다.유서혜는 그 순간 말이 없어졌고 심지어 무안한 기분이 들어 얼굴을 가리려 했다.“진짜 왜 이러는 거야.”유서혜는 작게 중얼거렸다. 살짝 젖혀진 허리가 시큰했다.심준호가 빨리 움직여 준 덕분에 유서혜의 머리카락은 금방 풀렸다.“됐다.”심준호는 피식 웃으며 저도 모르게 유서혜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었다.유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 막 나았잖아요.”매니저는 조금 걱정됐다.“괜찮아요. 이미 며칠 쉬었잖아요, 걱정하지 마요. 전 먼저 가볼게요.”유서혜가 몸을 돌려 떠났다.심준호의 사무실은 바로 아래층에 있었기에 유서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문 앞에 섰을 때 그녀는 간단히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방문을 두드렸다.“왔어?”문을 연 심준호는 몸을 살짝 비키며 유서혜에게 들어오라고 했다.“바빠요? 제가 너무 늦게 왔나요?”유서혜는 안을 쓱 둘러보면서 나직하게 말했
그들이 관광지 밖으로 나왔을 때, 그곳에서 밤새워 기다렸던 기자들은 최성운과 서정원을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다들 카메라를 들고 그들을 정신없이 찍어댔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다가가서 인터뷰하려 했다.“죄송합니다. 저와 제 아내는 인터뷰를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들 이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지 않는다면 회사에서 잘릴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최성운을 인터뷰하려던 기자들은 다들 얼이 빠졌다. 그들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길을 비켜줬다.서정원은 줄곧 최성운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최성운이 입고 있는 옷이 젖어
최성운은 처음엔 괜찮았지만 서정원이 그 실검에 관해 얘기하자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는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국 한 그릇을 떠서 그녀의 앞에 놓았다.“됐어요. 이제 괜찮아요. 내가 정원 씨를 안고 나오는 걸 그 기자들도 봤거든요. 내일 임창원 씨에게 얘기해서 실검 내리라고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서정원은 놀란 표정으로 최성운을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떠보듯 웃으며 물었다.“정말 신기하네요. 오늘은 왜 화내지 않아요?”최성운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질투하지
그날 저녁, 최성운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서정원은 벌써 집에 와 있었다. 최성운은 서정원의 다리를 베고 한참을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미셸 씨가 해성시로 온 거 당신 알고 있었어요?""네? 해성시로요?"서정원은 미셸의 이름을 듣고 최성운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녀가 예상했던 대로 미셸은 최성운을 좋아하고 있었다."몰랐어요. 당신 보러 온 건가 보죠."서정원의 뼈가 있는 말에 최성운이 그녀의 기분을 눈치채고 일부러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답했다."맞아요. 저 보러 왔다고 했어요. 오늘 회사에 찾아와서는 나를 좋아한다고 나와 같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경호원을 보고도 미셸은 얼굴을 찌푸리기는커녕 눈을 반짝였다."그 방법이 진짜 먹힐까?""저도 드라마에서나 봤던 거라서요. 하지만 공주님처럼 매일 최성운이라는 분 얼굴 보겠다고 무작정 찾아가는 것보다는 나은 듯해요..."미셸이 그 말에 표정을 확 굳히고는 무섭게 말했다."나가."미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호원들은 그녀의 차가운 한 마디에 얼른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방 침대에 혼자 누워있던 미셸은 눈을 가늘게 뜨며 방금 경호원이 말한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그래, 내가 못
유서혜는 그 말을 하는 김시우를 바라보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필경 아까는 심준호 때문에 홧김에 동의한 거니까.김시우는 유서혜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돌려 이내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유서혜는 맑고 깨끗한 그의 눈동자에 자신이 담긴 것을 보고 왠지 모를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기자들은 이때다 싶어 서로 애틋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의 투 샷을 찍어댔다.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유서혜의 매니저가 서정원의 지시 아래 마이크를 잡고는 드라마에 대한 인터뷰는 후일로 정하고 인터뷰를 끝내버렸다.그렇게 유서혜가 한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