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심준호가 깨어난다면 많은 영양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다.“으음..”서정원이 침대 곁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을 때 갑자기 병상에서 미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니 심준호의 속눈썹이 팔락거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깨어날 듯 보였다.서정원은 기쁜 얼굴로 얼른 과일칼을 내려놓고 침대 옆에 있는 호출 벨을 눌렀다.“의사 선생님, 간호사님!”잠시 뒤, 당직이던 의사와 간호사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서정원은 급히 자리를 비키며 옆에서 말했다.“곧 깨어날 것 같아요. 한 번 봐주세요.”그들은 한참을 바삐 움직였다. 심준
“성운 씨, 성운 씨! 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두 사람은 서로 밀고 당겼다. 서정원은 최성운에게 끌려 억지로 병실에서 나와야 했다. 복도로 나오자 서정원은 힘껏 손목을 당기며 최성운을 멈춰 세우려 했다.최성운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서더니 서정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서정원은 내친김에 손목을 빼냈고 다른 한 손으로 반대쪽 손목을 잡았다.“질투하지 마요...”“정원 씨는 내 여자친구예요.”최성운은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그는 심준호가 왜 아직도 서정원을 포기하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정원에게 그라는 남자친구가
최성운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 주가영의 말을 들은 그는 몸을 살짝 뒤로 물렸다.주가영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천천히 안에서 나왔다. 최성운의 곁을 지나칠 때 심장이 아주 빨리 뛰었고 그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주가영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문가 쪽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두 눈을 꼭 감더니 힘없이 쓰러졌다.“시아야, 시아야!”최성운은 잽싸게 손을 뻗어 그녀를 바쳤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품 안으로 쓰려진 주가영을 보며 그녀의 이름을 몇 번 불러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최성운은 주가영을
이진숙 또한 기사를 보니 속이 터졌다. 서정원이 갔다고 시름을 놓았지만 또 주가영이란 여자가 왔으니 말이다. 심지어 주가영은 어디서 왔는지 근본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최씨 집안에 발을 들이려 하다니.“바에서 노래나 부르던 여자가 어떻게 우리 집안에 발을 들여... 말도 안 되는 소리!”최지연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일부러 이진숙에게 말했다.“이모, 그 여자 지금 한남뉴타운에서 살고 있대요. 거긴 오빠 집이잖아요. 그 여자를 집안에 들였다는 건 그 여자가 그 집의 안주인이란 걸 의미하는 거 아니겠어요?”이
최성운은 두 사람이 떠나자 그제야 주가영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그러고는 집에 있던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주가영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약이 손의 상처에 닿자 주가영은 작게 한숨을 쉬며 손을 빼내려 했다.“살살 할게. 조금 아플 수도 있어.”최성운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가영을 바라보더니 진지하게 그녀의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했다.“저 사람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 널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어?”주가영은 최성운의 모습에 속으로 기뻐했다. 그의 말에 주가영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님과 동생분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주가영은 그 웨딩드레스를 본 순간 눈동자에 놀라움과 기쁨이 차올랐고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 그녀는 그 웨딩드레스가 무척 마음에 든 듯했다.“주가영 씨, 이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드신다면 한번 입어보실래요? 이건 저희 샵에서 가장 정교한 웨딩드레스예요. 주가영 씨에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직원은 판매에 진심이었다. 주가영은 다름 아닌 운성 그룹 대표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으니 그녀에게는 귀한 손님이었다.주가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이걸로 할게요!”삼십 분 뒤, 직원이 탈의실 커튼을 젖혔고 주가영은 그 웨딩드
하지만 심준호를 만나러 온 것이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유서혜는 비록 실망스러웠지만 분수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과일 바구니를 보더니 잠깐 생각하다가 결국 마음을 먹고 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심준호는 유서혜를 바라봤고 서정원도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이불 위에 놓인 손을 거두어들였다.유서혜를 보자 서정원은 미소를 드러내 고개를 끄덕였다.“서혜 씨, 왔어요.”심준호는 유서혜를 보자 살짝 당황했다. 서정원의 움직임을 알아챈 그는 눈동자에 약간의 실망이 스쳐 지났지만 이내 유서혜를
“그럼 다행이에요. 그동안 강석일 박사님도 수고하셨네요.”유나는 황찬성의 다리가 거의 다 나았다는 걸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띠었다.임재민은 코너 쪽에 서 있다가 유나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는 지금 나가서 그들의 대화를 방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이럴 때 두 사람이 그를 보게 된다면 뻘쭘할 것이다.서정원은 유나가 여전히 황찬성을 포기하지 못했음을 알았다. 유나가 인천으로 돌아가기 전 병원에 가서 황찬성을 보려 한 걸 떠올린 서정원이 떠보듯 물었다.“강석일 아저씨 며칠 뒤면 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