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란을 구해달라고요?”그 말을 들은 손윤서는 우스운 얘기라도 들은 듯이 끝 음을 높이 올리며 조롱하듯 그의 말을 반복했다. 그녀의 얼굴에 경멸에 찬 미소가 드리워졌다.“아저씨, 제 말이 좀 귀에 거슬릴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저번에 유란이는 해커를 고용해서 스타진 엔터의 회사 기밀을 빼내려고 했어요. 그때 이미 경찰서에 한 번 들어갔었죠. 그리고 그때 아저씨는 직접 사람을 찾아 속만 태우는 딸 유란이를 경찰서에서 빼냈어요.”“그런데 이번에는 어땠죠? 유란이는 직접 총을 들고 촬
게다가 심준호가 깨어난다면 많은 영양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다.“으음..”서정원이 침대 곁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을 때 갑자기 병상에서 미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니 심준호의 속눈썹이 팔락거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깨어날 듯 보였다.서정원은 기쁜 얼굴로 얼른 과일칼을 내려놓고 침대 옆에 있는 호출 벨을 눌렀다.“의사 선생님, 간호사님!”잠시 뒤, 당직이던 의사와 간호사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서정원은 급히 자리를 비키며 옆에서 말했다.“곧 깨어날 것 같아요. 한 번 봐주세요.”그들은 한참을 바삐 움직였다. 심준
“성운 씨, 성운 씨! 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두 사람은 서로 밀고 당겼다. 서정원은 최성운에게 끌려 억지로 병실에서 나와야 했다. 복도로 나오자 서정원은 힘껏 손목을 당기며 최성운을 멈춰 세우려 했다.최성운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서더니 서정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서정원은 내친김에 손목을 빼냈고 다른 한 손으로 반대쪽 손목을 잡았다.“질투하지 마요...”“정원 씨는 내 여자친구예요.”최성운은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그는 심준호가 왜 아직도 서정원을 포기하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정원에게 그라는 남자친구가
최성운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 주가영의 말을 들은 그는 몸을 살짝 뒤로 물렸다.주가영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천천히 안에서 나왔다. 최성운의 곁을 지나칠 때 심장이 아주 빨리 뛰었고 그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주가영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문가 쪽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두 눈을 꼭 감더니 힘없이 쓰러졌다.“시아야, 시아야!”최성운은 잽싸게 손을 뻗어 그녀를 바쳤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품 안으로 쓰려진 주가영을 보며 그녀의 이름을 몇 번 불러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최성운은 주가영을
이진숙 또한 기사를 보니 속이 터졌다. 서정원이 갔다고 시름을 놓았지만 또 주가영이란 여자가 왔으니 말이다. 심지어 주가영은 어디서 왔는지 근본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최씨 집안에 발을 들이려 하다니.“바에서 노래나 부르던 여자가 어떻게 우리 집안에 발을 들여... 말도 안 되는 소리!”최지연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일부러 이진숙에게 말했다.“이모, 그 여자 지금 한남뉴타운에서 살고 있대요. 거긴 오빠 집이잖아요. 그 여자를 집안에 들였다는 건 그 여자가 그 집의 안주인이란 걸 의미하는 거 아니겠어요?”이
최성운은 두 사람이 떠나자 그제야 주가영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그러고는 집에 있던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주가영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약이 손의 상처에 닿자 주가영은 작게 한숨을 쉬며 손을 빼내려 했다.“살살 할게. 조금 아플 수도 있어.”최성운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가영을 바라보더니 진지하게 그녀의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했다.“저 사람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 널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어?”주가영은 최성운의 모습에 속으로 기뻐했다. 그의 말에 주가영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님과 동생분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주가영은 그 웨딩드레스를 본 순간 눈동자에 놀라움과 기쁨이 차올랐고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 그녀는 그 웨딩드레스가 무척 마음에 든 듯했다.“주가영 씨, 이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드신다면 한번 입어보실래요? 이건 저희 샵에서 가장 정교한 웨딩드레스예요. 주가영 씨에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직원은 판매에 진심이었다. 주가영은 다름 아닌 운성 그룹 대표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으니 그녀에게는 귀한 손님이었다.주가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이걸로 할게요!”삼십 분 뒤, 직원이 탈의실 커튼을 젖혔고 주가영은 그 웨딩드
하지만 심준호를 만나러 온 것이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유서혜는 비록 실망스러웠지만 분수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과일 바구니를 보더니 잠깐 생각하다가 결국 마음을 먹고 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심준호는 유서혜를 바라봤고 서정원도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이불 위에 놓인 손을 거두어들였다.유서혜를 보자 서정원은 미소를 드러내 고개를 끄덕였다.“서혜 씨, 왔어요.”심준호는 유서혜를 보자 살짝 당황했다. 서정원의 움직임을 알아챈 그는 눈동자에 약간의 실망이 스쳐 지났지만 이내 유서혜를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