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시죠? 저희 어디서 만난 적이 있나요?”여자는 살짝 당황하더니 손을 뻗어 자기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곧이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더니 나직하게 대꾸했다.“죄송해요. 제 친구랑 닮아서 잠깐 오해했어요.”손윤서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비록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손윤서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짐 정리를 위해 간호사를 따라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조금 전 그 여자는 손윤서가 병실 안으로 들어간 뒤 고개를 돌려 손윤서가 있는 방향을 힐끗 보았다. 그녀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웃음기 어린 눈빛을 보
“백유란을 구해달라고요?”그 말을 들은 손윤서는 우스운 얘기라도 들은 듯이 끝 음을 높이 올리며 조롱하듯 그의 말을 반복했다. 그녀의 얼굴에 경멸에 찬 미소가 드리워졌다.“아저씨, 제 말이 좀 귀에 거슬릴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저번에 유란이는 해커를 고용해서 스타진 엔터의 회사 기밀을 빼내려고 했어요. 그때 이미 경찰서에 한 번 들어갔었죠. 그리고 그때 아저씨는 직접 사람을 찾아 속만 태우는 딸 유란이를 경찰서에서 빼냈어요.”“그런데 이번에는 어땠죠? 유란이는 직접 총을 들고 촬
게다가 심준호가 깨어난다면 많은 영양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다.“으음..”서정원이 침대 곁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을 때 갑자기 병상에서 미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니 심준호의 속눈썹이 팔락거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깨어날 듯 보였다.서정원은 기쁜 얼굴로 얼른 과일칼을 내려놓고 침대 옆에 있는 호출 벨을 눌렀다.“의사 선생님, 간호사님!”잠시 뒤, 당직이던 의사와 간호사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서정원은 급히 자리를 비키며 옆에서 말했다.“곧 깨어날 것 같아요. 한 번 봐주세요.”그들은 한참을 바삐 움직였다. 심준
“성운 씨, 성운 씨! 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두 사람은 서로 밀고 당겼다. 서정원은 최성운에게 끌려 억지로 병실에서 나와야 했다. 복도로 나오자 서정원은 힘껏 손목을 당기며 최성운을 멈춰 세우려 했다.최성운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서더니 서정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서정원은 내친김에 손목을 빼냈고 다른 한 손으로 반대쪽 손목을 잡았다.“질투하지 마요...”“정원 씨는 내 여자친구예요.”최성운은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그는 심준호가 왜 아직도 서정원을 포기하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정원에게 그라는 남자친구가
최성운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 주가영의 말을 들은 그는 몸을 살짝 뒤로 물렸다.주가영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천천히 안에서 나왔다. 최성운의 곁을 지나칠 때 심장이 아주 빨리 뛰었고 그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주가영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문가 쪽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두 눈을 꼭 감더니 힘없이 쓰러졌다.“시아야, 시아야!”최성운은 잽싸게 손을 뻗어 그녀를 바쳤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품 안으로 쓰려진 주가영을 보며 그녀의 이름을 몇 번 불러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최성운은 주가영을
이진숙 또한 기사를 보니 속이 터졌다. 서정원이 갔다고 시름을 놓았지만 또 주가영이란 여자가 왔으니 말이다. 심지어 주가영은 어디서 왔는지 근본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최씨 집안에 발을 들이려 하다니.“바에서 노래나 부르던 여자가 어떻게 우리 집안에 발을 들여... 말도 안 되는 소리!”최지연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일부러 이진숙에게 말했다.“이모, 그 여자 지금 한남뉴타운에서 살고 있대요. 거긴 오빠 집이잖아요. 그 여자를 집안에 들였다는 건 그 여자가 그 집의 안주인이란 걸 의미하는 거 아니겠어요?”이
최성운은 두 사람이 떠나자 그제야 주가영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그러고는 집에 있던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주가영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약이 손의 상처에 닿자 주가영은 작게 한숨을 쉬며 손을 빼내려 했다.“살살 할게. 조금 아플 수도 있어.”최성운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가영을 바라보더니 진지하게 그녀의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했다.“저 사람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 널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어?”주가영은 최성운의 모습에 속으로 기뻐했다. 그의 말에 주가영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님과 동생분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주가영은 그 웨딩드레스를 본 순간 눈동자에 놀라움과 기쁨이 차올랐고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 그녀는 그 웨딩드레스가 무척 마음에 든 듯했다.“주가영 씨, 이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드신다면 한번 입어보실래요? 이건 저희 샵에서 가장 정교한 웨딩드레스예요. 주가영 씨에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직원은 판매에 진심이었다. 주가영은 다름 아닌 운성 그룹 대표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으니 그녀에게는 귀한 손님이었다.주가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이걸로 할게요!”삼십 분 뒤, 직원이 탈의실 커튼을 젖혔고 주가영은 그 웨딩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