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애써 괜찮은 척 웃어줬다."고마워요. 정원 씨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아요. 저 이만 가볼게요. 정원 씨도 얼른 들어가요."서정원은 축 처진 유나의 뒷모습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말을 다시 삼켰다.'그래, 유나 씨가 가장 힘들 거야...'...임재민은 연결이 되지 않는 전화기만 바라보며 얼굴을 잔뜩 구겼다. 벌써 하루가 다 지났는데 유나하고는 아무런 연락도 닿지 않는다. 전화를 해보면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거나 신호가 가도 받는 사람은 없었다.호텔로 찾아가 봐도 역
"진심이야!"임재민은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며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까지 확신을 가졌던 적은 없을 거야. 내가 평생 옆에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은 유나 누나뿐이야.''우리 둘 다 사고였다고는 하나 남자로서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해.'서정원은 그럼에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유나가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하지만 임재민이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걸 보면 절대 장난은 아니야...'"이거, 참..."서정원의 갈팡질팡 대는 마음을 알아챈 임재민이 쐐기를 박았다."정원 누나,
최성운은 얼굴만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가영은 서정원의 말을 듣더니 눈시울이 빨개지면서 최성운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고는 무서워서 떨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서정원을 향해 말했다."정말 너무해요.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예요?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가 있냐고요? 성운 오빠랑 내 사이 자꾸 갈라놓으려 하지 마세요. 서정원 씨도 알잖아요, 성운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나고, 우리는 이미 결혼 약속도 했다는 것을요...""내연녀는 당신이잖아요. 왜 매번 나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데요?"주가
전화를 끊은 안토니는 빠르게 움직였다.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들이 키보드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스타진 내부 시스템에 깔린 일련의 코드와 빨간색 경고 표시를 본 안토니는 얼굴을 찌푸렸다. 영상과 자료화면 그 어느 걸 클릭해도 스크린은 까맣게 변해 버렸고, 메롱 표정을 짓고 있는 캐릭터도 나타났다.'감히 도발을 하네.'안토니는 익숙하게 프로그램을 돌리더니 바이러스의 근원지인 코드를 알아냈다. 보통 해커였다면 이 악성코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시간투자가 필요했겠지만 상대는 그 안토니다.20분쯤 지났을까, 안토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에요, 저 안 그랬어요. 억울하다고!"백유란은 많이 당황한 듯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섰다. 경찰들이 그녀를 끌고 갈 때조차도 그녀는 변명하기 바빴다.손윤서는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백유란과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이내 피해 버렸고, 서정원은 그런 손윤서를 보며 비웃었다.크랭크인이 끝났음에도 아직 남아있던 몇몇 기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백씨 가문 아가씨가 다른 회사 기밀을 빼가려다 경찰서까지 끌려간 거지? 이거 어마어마한 기삿감인데!"다음날 오전, SNS에는 백유란이 경찰서에 잡혀 들어갔다는 기사로
항상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던 서정원이 지금은 사뭇 다른 얼굴로 손윤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꼭 최성운처럼 냉혹하고 가차 없었으며, 최성운보다도 더 무서운 분위기를 풍겼다.'이번 일은 이 정도의 경고로 끝내겠지만, 다음에 또 이 같은 짓을 꾸미게 되면 그때는 가차 없이 처리해 버릴 거야, 손윤서.'서정원의 기에 눌려 버린 손윤서의 눈은 분노와 당황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손윤서는 이내 복수심을 불태우며 서정원을 무섭게 노려봤다.'절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야!'"서정원, 너 두고 봐!"손윤서는 분
주가영은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술집에서 노래 부르고 있었을 때도 여러 남정네를 홀리고 다녔다. 그런 그녀가 가녀린 얼굴로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최성운 네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자.'최성운은 주가영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얼른 자."주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고 아직도 악몽에서 깨지 못한 듯 겁에 질려 있었다. 주가영은 눕는 순간까지도 최성운의
이승호는 생각을 거듭할수록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항상 최성운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고 BPL도 운성 그룹에 집착했다.'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어.'이승호는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렸다. 곳곳에 도배 된 북해 테마파크 기사가 그이 심경을 어지럽혔다.'다 잡은 고기였는데 최성운이 방해하는 바람에 나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되고 최성운은 이익이라는 이익은 다 가져갔네!'"됐어, 나가 봐!"이승호는 비서를 보더니 손을 휘휘 저으며 꼴도 보기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비서는 계속 이승호의 눈치를 보고 있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