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은 얼굴만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가영은 서정원의 말을 듣더니 눈시울이 빨개지면서 최성운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고는 무서워서 떨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서정원을 향해 말했다."정말 너무해요.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예요?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가 있냐고요? 성운 오빠랑 내 사이 자꾸 갈라놓으려 하지 마세요. 서정원 씨도 알잖아요, 성운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나고, 우리는 이미 결혼 약속도 했다는 것을요...""내연녀는 당신이잖아요. 왜 매번 나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데요?"주가
전화를 끊은 안토니는 빠르게 움직였다.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들이 키보드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스타진 내부 시스템에 깔린 일련의 코드와 빨간색 경고 표시를 본 안토니는 얼굴을 찌푸렸다. 영상과 자료화면 그 어느 걸 클릭해도 스크린은 까맣게 변해 버렸고, 메롱 표정을 짓고 있는 캐릭터도 나타났다.'감히 도발을 하네.'안토니는 익숙하게 프로그램을 돌리더니 바이러스의 근원지인 코드를 알아냈다. 보통 해커였다면 이 악성코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시간투자가 필요했겠지만 상대는 그 안토니다.20분쯤 지났을까, 안토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에요, 저 안 그랬어요. 억울하다고!"백유란은 많이 당황한 듯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섰다. 경찰들이 그녀를 끌고 갈 때조차도 그녀는 변명하기 바빴다.손윤서는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백유란과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이내 피해 버렸고, 서정원은 그런 손윤서를 보며 비웃었다.크랭크인이 끝났음에도 아직 남아있던 몇몇 기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백씨 가문 아가씨가 다른 회사 기밀을 빼가려다 경찰서까지 끌려간 거지? 이거 어마어마한 기삿감인데!"다음날 오전, SNS에는 백유란이 경찰서에 잡혀 들어갔다는 기사로
항상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던 서정원이 지금은 사뭇 다른 얼굴로 손윤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꼭 최성운처럼 냉혹하고 가차 없었으며, 최성운보다도 더 무서운 분위기를 풍겼다.'이번 일은 이 정도의 경고로 끝내겠지만, 다음에 또 이 같은 짓을 꾸미게 되면 그때는 가차 없이 처리해 버릴 거야, 손윤서.'서정원의 기에 눌려 버린 손윤서의 눈은 분노와 당황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손윤서는 이내 복수심을 불태우며 서정원을 무섭게 노려봤다.'절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야!'"서정원, 너 두고 봐!"손윤서는 분
주가영은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술집에서 노래 부르고 있었을 때도 여러 남정네를 홀리고 다녔다. 그런 그녀가 가녀린 얼굴로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최성운 네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자.'최성운은 주가영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얼른 자."주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고 아직도 악몽에서 깨지 못한 듯 겁에 질려 있었다. 주가영은 눕는 순간까지도 최성운의
이승호는 생각을 거듭할수록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항상 최성운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고 BPL도 운성 그룹에 집착했다.'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어.'이승호는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렸다. 곳곳에 도배 된 북해 테마파크 기사가 그이 심경을 어지럽혔다.'다 잡은 고기였는데 최성운이 방해하는 바람에 나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되고 최성운은 이익이라는 이익은 다 가져갔네!'"됐어, 나가 봐!"이승호는 비서를 보더니 손을 휘휘 저으며 꼴도 보기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비서는 계속 이승호의 눈치를 보고 있
유나의 웃음을 보고도 안쓰러운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서정원은 그런 유나의 어깨를 계속 두드리며 힘을 북돋아 줬다."수고는요. 우리 친구잖아요. 유나 씨를 위해서 하는 일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참, 황찬성 씨 오른쪽 다리 말인데요, 침으로 치료를 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가끔 침대에서 내려와 몇 걸음 정도 걸을 수도 있게 됐어요. 아저씨가 적절한 움직임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줬거든요."그 말을 들으니 유나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참아왔던 감정이 올라와 코가 시큰거
유나는 할 말을 하고는 임재민이 반응하기도 전에 택시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임재민은 유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한편으론 속상했다.유나는 택시에 오르고도 혹시나 큰일이 생기지 않았나 긴장되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그녀는 거의 달리다시피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긴장한 목소리로 소리쳐 물었다.“엄마, 괜찮아? 병원 안 가봐도 돼?”유나는 말하면서 발걸음을 다그쳐 거실로 향했다. 하지만 거실로 가보니 부모님 다 엄숙한 표정을 짓고 소파에 앉아 계셨다. 유나 엄마는 유나가 돌아온 걸 보자 머리를 다른 쪽으로 홱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