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영은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술집에서 노래 부르고 있었을 때도 여러 남정네를 홀리고 다녔다. 그런 그녀가 가녀린 얼굴로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최성운 네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자.'최성운은 주가영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얼른 자."주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고 아직도 악몽에서 깨지 못한 듯 겁에 질려 있었다. 주가영은 눕는 순간까지도 최성운의
이승호는 생각을 거듭할수록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항상 최성운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고 BPL도 운성 그룹에 집착했다.'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어.'이승호는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렸다. 곳곳에 도배 된 북해 테마파크 기사가 그이 심경을 어지럽혔다.'다 잡은 고기였는데 최성운이 방해하는 바람에 나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되고 최성운은 이익이라는 이익은 다 가져갔네!'"됐어, 나가 봐!"이승호는 비서를 보더니 손을 휘휘 저으며 꼴도 보기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비서는 계속 이승호의 눈치를 보고 있
유나의 웃음을 보고도 안쓰러운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서정원은 그런 유나의 어깨를 계속 두드리며 힘을 북돋아 줬다."수고는요. 우리 친구잖아요. 유나 씨를 위해서 하는 일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참, 황찬성 씨 오른쪽 다리 말인데요, 침으로 치료를 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가끔 침대에서 내려와 몇 걸음 정도 걸을 수도 있게 됐어요. 아저씨가 적절한 움직임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줬거든요."그 말을 들으니 유나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참아왔던 감정이 올라와 코가 시큰거
유나는 할 말을 하고는 임재민이 반응하기도 전에 택시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임재민은 유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한편으론 속상했다.유나는 택시에 오르고도 혹시나 큰일이 생기지 않았나 긴장되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그녀는 거의 달리다시피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긴장한 목소리로 소리쳐 물었다.“엄마, 괜찮아? 병원 안 가봐도 돼?”유나는 말하면서 발걸음을 다그쳐 거실로 향했다. 하지만 거실로 가보니 부모님 다 엄숙한 표정을 짓고 소파에 앉아 계셨다. 유나 엄마는 유나가 돌아온 걸 보자 머리를 다른 쪽으로 홱 돌
임재민은 유나 엄마를 보고 깍듯이 인사하면서 물었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저 유나 누나 찾으러 왔는데... 혹시 집에 있나요?”유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현관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침 임재민이 집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유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고 하는 찰나 임재민이 옆으로 다가와서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유나 어깨를 감싸던 손을 내려놓더니 유나 아빠를 향해 아주 예절 바르게 웃으면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버님.”유나 엄마 아빠도 임재민이 방방곡곡에 이름을 날린 톱스다라는 걸 알고 있었다.
유나 집의 화목한 분위기와 다르게 인터넷은 이미 임재민과 유나 사이의 일로 들끓고 있었다.유나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임재민한테 프러포즈 받는 현장이 당시 현장에 있던 연예기자에게 목격이 되었던 것이다. 그 기자는 임재민이 아닌 다른 연예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휴게실에서 프러포즈 현장을 목격했던 것이었다.유명 스타 임재민이 일반인 여성에게 프러포즈하다. 이슈가 될 것이 뻔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기사가 떴고 두 시간 만에 검색 3위에 올랐다. 검색어 뒤에는 붉은색의 ‘핫’이라는 글까지 붙을 정도로 많은
주가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몇 년이 지나도 그녀는 이승호의 목소리에 계속 공포감을 느꼈다. 이승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항상 저도 모르게 긴장해 왔다.“아니... 오빠, 조금만 시간 더 주면 안 될까요? 요 며칠간 최성운과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말을 꺼낼 때마다 계속 화제를 돌려가지고요... 게다가 서재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건 네가 고려해야 할 문제야.”이승호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주가영은 그의 목소리로부터 말 못 할 위압감을 느꼈다.“주가영, 넌 시
최성운은 놀란 서정원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다 귀여워 보인다고, 아마 최성운도 그런 모양이다.최성운은 서정원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품어 안았다.“그냥 당신 얼굴이 보고 싶어서 한번 보러 온 거예요. 힘들게 시간 내서 왔어요.”최성운의 말에서는 약간의 억울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최성운은 서정원 앞에서만 이런 모습을 드러냈다.서정원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최성운이 잡고 있던 손을 빼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낮에 시간 될 때 혹은 퇴근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