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 집의 화목한 분위기와 다르게 인터넷은 이미 임재민과 유나 사이의 일로 들끓고 있었다.유나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임재민한테 프러포즈 받는 현장이 당시 현장에 있던 연예기자에게 목격이 되었던 것이다. 그 기자는 임재민이 아닌 다른 연예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휴게실에서 프러포즈 현장을 목격했던 것이었다.유명 스타 임재민이 일반인 여성에게 프러포즈하다. 이슈가 될 것이 뻔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기사가 떴고 두 시간 만에 검색 3위에 올랐다. 검색어 뒤에는 붉은색의 ‘핫’이라는 글까지 붙을 정도로 많은
주가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몇 년이 지나도 그녀는 이승호의 목소리에 계속 공포감을 느꼈다. 이승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항상 저도 모르게 긴장해 왔다.“아니... 오빠, 조금만 시간 더 주면 안 될까요? 요 며칠간 최성운과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말을 꺼낼 때마다 계속 화제를 돌려가지고요... 게다가 서재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건 네가 고려해야 할 문제야.”이승호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주가영은 그의 목소리로부터 말 못 할 위압감을 느꼈다.“주가영, 넌 시
최성운은 놀란 서정원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다 귀여워 보인다고, 아마 최성운도 그런 모양이다.최성운은 서정원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품어 안았다.“그냥 당신 얼굴이 보고 싶어서 한번 보러 온 거예요. 힘들게 시간 내서 왔어요.”최성운의 말에서는 약간의 억울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최성운은 서정원 앞에서만 이런 모습을 드러냈다.서정원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최성운이 잡고 있던 손을 빼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낮에 시간 될 때 혹은 퇴근
서정원은 최성운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혀 잠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가 웃으면서 의도적으로 최성운의 눈길을 피해 앉았다. 그녀는 두 손으로 깍지를 낀 채 앉아서 최성운을 쳐다보지 않았다.속으론 조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서정원은 평소에도 많이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편이었고 지금 이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후에 최성운과 함께 행복하고 편한 삶을 꾸려나가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녀는 조금만 참으면 금방 지나갈 거라고 믿었다.그러나 최성운 생각은 달랐다.그는 서정원의 반응을 보고 속으로 조금 찝찝했다. 아무리 투정을 부리는
최성운은 말하면서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최성운을 말을 들으면서 주가영의 밥 먹는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밥상 옆에 놓인 손을 조이더니 생각에 잠긴 듯 일이 초 동안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한다고 최성운을 되로 위안했다.“알겠어요, 걱정하지 말고 회사 일 잘 처리하세요. 전 괜찮으니까.”저녁 식사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성운은 자연스레 서재로 향했고 주가영은 최성운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최성운은 서재로 들어가다가 멈춰서 뒤돌아 주가영을 향해 말했다.“프로젝트 실행이 코 앞이라 계획서 내용도
유나 부모님은 임재민을 알아갈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열정도 있고 시비를 가릴 줄도 알았고 유나를 고생시킬 일도 없어 보였다. 유나 아빠도 임재민을 대하는 태도가 날이 갈수록 자상해졌고 심지어 함께 바둑도 놓았다.덕분에 유나에 대한 의심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속으론 딸을 다시 다른 곳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게 섭섭하기도 했다.“벌써 가려고? 조금 더 지내다 가지 그래.”유나 엄마는 걱정해하면서 물었다. 힘들게 시간을 내서 어쩌다 집에 돌아온 딸과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었다.“일이 바빠서 그러는 거잖아~”유나는
임재민은 머뭇거리면서 천천히 옆으로 다가가 보니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계셨다. 임재민은 황급하게 앉아서 할머니의 팔을 흔들면서 할머니를 불렀다.“할머니,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하지만 할머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 시간에 등산하는 사람이 드문 탓에 할머니가 이곳에 얼마 동안 쓰러져 계셨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임재민은 고민 끝에 할머니를 자신의 등에 업었다. 등에 사람을 업고 있었던지라 평형을 잡기 어려워 산에서 내려가는 임재민의 발걸음이 전과 달리 매우 느려졌다.호주머니에 있는 전화기가 계속 울려댔지만 임재민은
눈 깜짝할 사이에 「패왕별희」 첫 촬영 날이 다가왔다.연기자분들은 이른 아침부터 촬영장에 와 있었다. 그중 유서혜가 유독 눈에 띄었다. 그녀는 예전과 달리 인기가 많아졌지만 심준호와 같은 남우주연상을 받은 톱스타와의 합작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녀도 회사에서 「패왕별희」라는 영화를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게으름을 피울 겨를이 없었다.서정원은 회사대표로서 동시에 「패왕별희」 작가로서 촬영과정을 시찰하고자 직접 촬영현장에 와있었다. 그녀는 유서혜를 보고 인사했다.“서혜야, 어때? 준비는 잘 되고 있어?”“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