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에요, 저 안 그랬어요. 억울하다고!"백유란은 많이 당황한 듯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섰다. 경찰들이 그녀를 끌고 갈 때조차도 그녀는 변명하기 바빴다.손윤서는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백유란과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이내 피해 버렸고, 서정원은 그런 손윤서를 보며 비웃었다.크랭크인이 끝났음에도 아직 남아있던 몇몇 기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연신 셔터를 눌렀다."백씨 가문 아가씨가 다른 회사 기밀을 빼가려다 경찰서까지 끌려간 거지? 이거 어마어마한 기삿감인데!"다음날 오전, SNS에는 백유란이 경찰서에 잡혀 들어갔다는 기사로
항상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던 서정원이 지금은 사뭇 다른 얼굴로 손윤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꼭 최성운처럼 냉혹하고 가차 없었으며, 최성운보다도 더 무서운 분위기를 풍겼다.'이번 일은 이 정도의 경고로 끝내겠지만, 다음에 또 이 같은 짓을 꾸미게 되면 그때는 가차 없이 처리해 버릴 거야, 손윤서.'서정원의 기에 눌려 버린 손윤서의 눈은 분노와 당황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손윤서는 이내 복수심을 불태우며 서정원을 무섭게 노려봤다.'절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야!'"서정원, 너 두고 봐!"손윤서는 분
주가영은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술집에서 노래 부르고 있었을 때도 여러 남정네를 홀리고 다녔다. 그런 그녀가 가녀린 얼굴로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최성운 네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자.'최성운은 주가영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얼른 자."주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고 아직도 악몽에서 깨지 못한 듯 겁에 질려 있었다. 주가영은 눕는 순간까지도 최성운의
이승호는 생각을 거듭할수록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항상 최성운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고 BPL도 운성 그룹에 집착했다.'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어.'이승호는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렸다. 곳곳에 도배 된 북해 테마파크 기사가 그이 심경을 어지럽혔다.'다 잡은 고기였는데 최성운이 방해하는 바람에 나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되고 최성운은 이익이라는 이익은 다 가져갔네!'"됐어, 나가 봐!"이승호는 비서를 보더니 손을 휘휘 저으며 꼴도 보기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비서는 계속 이승호의 눈치를 보고 있
유나의 웃음을 보고도 안쓰러운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서정원은 그런 유나의 어깨를 계속 두드리며 힘을 북돋아 줬다."수고는요. 우리 친구잖아요. 유나 씨를 위해서 하는 일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참, 황찬성 씨 오른쪽 다리 말인데요, 침으로 치료를 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가끔 침대에서 내려와 몇 걸음 정도 걸을 수도 있게 됐어요. 아저씨가 적절한 움직임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줬거든요."그 말을 들으니 유나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참아왔던 감정이 올라와 코가 시큰거
유나는 할 말을 하고는 임재민이 반응하기도 전에 택시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임재민은 유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속 한편으론 속상했다.유나는 택시에 오르고도 혹시나 큰일이 생기지 않았나 긴장되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그녀는 거의 달리다시피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긴장한 목소리로 소리쳐 물었다.“엄마, 괜찮아? 병원 안 가봐도 돼?”유나는 말하면서 발걸음을 다그쳐 거실로 향했다. 하지만 거실로 가보니 부모님 다 엄숙한 표정을 짓고 소파에 앉아 계셨다. 유나 엄마는 유나가 돌아온 걸 보자 머리를 다른 쪽으로 홱 돌
임재민은 유나 엄마를 보고 깍듯이 인사하면서 물었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저 유나 누나 찾으러 왔는데... 혹시 집에 있나요?”유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현관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침 임재민이 집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유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고 하는 찰나 임재민이 옆으로 다가와서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유나 어깨를 감싸던 손을 내려놓더니 유나 아빠를 향해 아주 예절 바르게 웃으면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버님.”유나 엄마 아빠도 임재민이 방방곡곡에 이름을 날린 톱스다라는 걸 알고 있었다.
유나 집의 화목한 분위기와 다르게 인터넷은 이미 임재민과 유나 사이의 일로 들끓고 있었다.유나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임재민한테 프러포즈 받는 현장이 당시 현장에 있던 연예기자에게 목격이 되었던 것이다. 그 기자는 임재민이 아닌 다른 연예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휴게실에서 프러포즈 현장을 목격했던 것이었다.유명 스타 임재민이 일반인 여성에게 프러포즈하다. 이슈가 될 것이 뻔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기사가 떴고 두 시간 만에 검색 3위에 올랐다. 검색어 뒤에는 붉은색의 ‘핫’이라는 글까지 붙을 정도로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