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그만 하세요.”서창호의 앞에서 그녀는 수줍어하며 애교를 부렸다.“다 큰 어른이 연애를 하는 게 뭐가 부끄러워서?”“할아버지, 그만 하세요.”그녀는 아예 몸을 돌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톡톡 쳤다. 옆에서 수줍어하는 그녀를 보고 최성운은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이내 서창호를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정원 씨를 잘 돌봐주고 지켜주겠습니다.”“그래, 내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 서창호는 최성운이 꽤 마음에 들었다. 오늘 처음 서창호를 만난 최성운은 그한테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느꼈고 아무리 봐
서창호도 오랜 친구의 안위가 걱정되긴 하였지만 서정원과 최성운 두 사람에 비해 그는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최승철이라면 분명 잘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게다가 이제는 최성운을 찾았으니 최성운의 능력으로 그가 돌아가기만 한다면 운성 그룹의 일은 잘 해결될 거라고 믿었다. 며칠 뒤, 서정원과 최성운은 해성시로 돌아왔다. 해만 항구 앞, 서창호는 서정원과 최성운을 떠나보내며 당부했다. “난 일단 운휘시로 돌아갈 거야. 너희들 무슨 일이든 조심하거라.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고.”“할아버
“어르신은 무사하십니다.”임창원은 재빨리 최성운의 앞으로 걸어가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최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임 실장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제가 프랑스에서 귀국했을 때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대표님의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그는 기억을 되짚으며 침착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 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해성시 전체가 떠들썩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대표님 걱정에 초조해하고 있었죠. 특히 어르신께서는 구급대를 불러 대표님을 찾았습니
“사실, 지금의 상황은 우리한테 유리한 상황이에요.” 임창원의 말을 듣고 있던 서정원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임동석 대표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이미 야심을 드러냈어요. 지금 그는 성운 씨한테 사고가 생긴 줄만 알고 생사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급급히 운성 그룹을 자기 손안에 넣으려고 해요. 우리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니 조용히 그의 급소를 공격하여 그한테 반격할 틈조차 주지 않는 거죠.” 그녀의 말에 최성운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약혼녀의 머리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알고
“하지만 우리한테는 증거가 없잖아요.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설사 그때 당시 증거가 남았다고 하더라도 아마 임동석 대표에 의해 훼손되었을 거예요.”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시간이 지났어도 그가 한 일이라면 반드시 증거가 남았을 거예요.”최성운은 차갑게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맞아요. 그러나 지금 제일 급한 건 임동석 대표가 할아버지를 감금한 사실과 운성 그룹을 손에 넣으려 하는 사실을 폭로하는 거예요.”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였다.‘임동석 그 비열한 인간이 회사를 빼앗아 가는 일은 절대 없을
열렬한 환호 속에서 임동석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나 환호해주시니 정말 고맙군요!”그는 손을 흔들더니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였고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성운이의 일은 저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도 아프고요. 하지만 지금은 슬픔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거든요. 운성 그룹은 제 의부님께서 피땀을 흘리며 세운 그룹입니다. 현재 의부님께서 병세가 위독하시고, 또 성운이도 생사불명한 상황이지요. 그리고 100년 가업인
임창원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동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옆에 있던 경비원에게 눈짓했다.경비원은 바로 눈치채고 성큼성큼 다가왔다.“임 실장님, 나가주세요!”임창원은 그런 경비원을 무시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임동석을 쳐다보았다.“왜요,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으신 겁니까?”“그게 무슨 망발인가?”임동석은 인상을 팍 구겼다.임창원은 다소 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망발이라니요? 만약 부대표님께서 정정당당하게 운성 그룹의 대표 자리를 이어받으셨다면, 최 회장님의 승인 또한 받으셨다면! 부대표님께서 왜 저한테 돈으로 위협하면
“기자회견은 이미 시작되었으니 취소할 수가 없단다.”임동석은 극도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한 단계만 지나면 그의 계획은 바로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었지만, 최성운이 하필이면 이때 나타난 것이었다!그는 어떻게든 계획을 지켜야만 했다.“성운아, 네가 없는 동안 내가 이미 운성 그룹을 이어받기로 했단다. 이건 네 할아버지 뜻이기도 해.”임동석이 입을 열었다.“그래요? 정말 할아버지 뜻인가요?”최성운의 안색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태연한 기색으로 코웃음 쳤다.“동석 아저씨가 회사를 손에 넣기 위해 할아버지께 몰래 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