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의 상황은 우리한테 유리한 상황이에요.” 임창원의 말을 듣고 있던 서정원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임동석 대표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이미 야심을 드러냈어요. 지금 그는 성운 씨한테 사고가 생긴 줄만 알고 생사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급급히 운성 그룹을 자기 손안에 넣으려고 해요. 우리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니 조용히 그의 급소를 공격하여 그한테 반격할 틈조차 주지 않는 거죠.” 그녀의 말에 최성운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약혼녀의 머리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알고
“하지만 우리한테는 증거가 없잖아요.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설사 그때 당시 증거가 남았다고 하더라도 아마 임동석 대표에 의해 훼손되었을 거예요.”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시간이 지났어도 그가 한 일이라면 반드시 증거가 남았을 거예요.”최성운은 차갑게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맞아요. 그러나 지금 제일 급한 건 임동석 대표가 할아버지를 감금한 사실과 운성 그룹을 손에 넣으려 하는 사실을 폭로하는 거예요.”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였다.‘임동석 그 비열한 인간이 회사를 빼앗아 가는 일은 절대 없을
열렬한 환호 속에서 임동석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나 환호해주시니 정말 고맙군요!”그는 손을 흔들더니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였고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성운이의 일은 저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도 아프고요. 하지만 지금은 슬픔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거든요. 운성 그룹은 제 의부님께서 피땀을 흘리며 세운 그룹입니다. 현재 의부님께서 병세가 위독하시고, 또 성운이도 생사불명한 상황이지요. 그리고 100년 가업인
임창원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동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옆에 있던 경비원에게 눈짓했다.경비원은 바로 눈치채고 성큼성큼 다가왔다.“임 실장님, 나가주세요!”임창원은 그런 경비원을 무시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임동석을 쳐다보았다.“왜요,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으신 겁니까?”“그게 무슨 망발인가?”임동석은 인상을 팍 구겼다.임창원은 다소 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망발이라니요? 만약 부대표님께서 정정당당하게 운성 그룹의 대표 자리를 이어받으셨다면, 최 회장님의 승인 또한 받으셨다면! 부대표님께서 왜 저한테 돈으로 위협하면
“기자회견은 이미 시작되었으니 취소할 수가 없단다.”임동석은 극도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한 단계만 지나면 그의 계획은 바로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었지만, 최성운이 하필이면 이때 나타난 것이었다!그는 어떻게든 계획을 지켜야만 했다.“성운아, 네가 없는 동안 내가 이미 운성 그룹을 이어받기로 했단다. 이건 네 할아버지 뜻이기도 해.”임동석이 입을 열었다.“그래요? 정말 할아버지 뜻인가요?”최성운의 안색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태연한 기색으로 코웃음 쳤다.“동석 아저씨가 회사를 손에 넣기 위해 할아버지께 몰래 약을
최승철은 단상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오늘 기자회견은 여기서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운성 그룹의 대표는 여전히 최성운 대표입니다. 그리고 오늘부로 임동석은 운성 그룹의 부대표직에서 물러나 앞으로도 절대 부대표직에 다시 오를 리 없을 겁니다. 이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칩니다.”최승철은 이미 충분히 사람들 앞에서 임동석의 체면을 지켜주었다.여하간에 임동석은 그가 직접 키운 수양아들이었고, 결국 그를 해치려 할 줄은 몰랐다.한편으로는 그를 동정하기는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해치려 한 임동석에 분노를 느꼈
“왜?”심준호의 눈빛이 어두워지고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너와 최성운은 계약 관계라고 하지 않았어? 너도 걔를 안 좋아한다고 했잖아. 곧 걔랑 파혼하겠다고 했잖아. 혹시 걔가 너한테 협박이라도 해?”잔뜩 흥분한 심준호의 모습에 서정원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왜 그렇게 생각한 거죠? 정말 누군가가 절 협박할 수 있을 거라 봐요?”“그럼 왜...”심준호의 표정이 점차 변하더니 이내 속상함과 슬픔이 언뜻 보였다.확실히 서정원에겐 협박이 통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최성운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러니까... 서정원이 최성운
백유란은 당장 달려가 서정원과 심준호를 떼 놓을 생각이었지만 손윤서가 그녀를 막았다.“뭐 하려고?”손윤서는 당연히 서정원과 심준호가 사귀길 바랐고, 서정원이 먼저 최성운과 헤어져 주길 원했다.설령 그렇게 안 되더라도 서정원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최성운이 알게 된다면 당연히 그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다.백유란은 눈을 부릅뜨고 서정원을 노려보고 있었고 서정원이 심준호의 차에 올라타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있었다.“왜 그래, 아직도 톱스타 심준호를 갖고 싶은 거야?”백유란이 화를 참지 못하고 씩씩대는 모습에 손윤서의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