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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고청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시만자와 송석석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산 채로 바닥에 던져 죽이다니, 얼마나 잔혹하고 독해야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고청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끔찍한 일들이 공주부의 내당에서는 수도 없이 벌어졌습니다. 저에게도 원래 남동생이 있었고 어머니는 임신 중에 그 아이가 아들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지켜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고, 공주가 남아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기에 도망치려 했습니다. 남자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공주는 사람을 보내어 어머니를 감시했습니다. 한 번 내당에 들어간 이상 다시 나올 방법은 오직 죽음뿐입니다."

"아버지께서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고청란은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믿고, 탈출 기회를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마침내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계모가 연회에 참석하러 간 날이었지요. 그날은 매우 늦게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탈출하지 못했군."

듣고 있던 시만자는 분노했다.

"탈출에 성공했지만, 도중에 붙잡혔습니다. 어머니는 마차에서 아이를 낳았고, 탯줄도 끊지 못한 채 공주부로 끌려갔습니다. 어머니와 남동생은 바닥에 끌려 다시 공주부의 춘향원으로 돌아왔고, 그때 제 동생은 이미 울음을 멈췄습니다. 피부가 찢어지고, 피와 살이 뒤엉켜 더는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전쟁터에서 수많은 참혹한 장면을 보았지만, 그건 두 나라의 싸움에서 목숨을 걸고 벌어지는 것이었기에 잔인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왕실의 공주부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다니, 얼마나 사람의 마음이 비정하고 뒤틀려야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너무 소름이 끼쳤다.

고청란은 송석석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왕비님께서 제 어머니나 다른 공주부의 첩들을 보신 적이 없으시니, 왜 계모가 그들을 그렇게 대했는지 이해하지 못하실 겁니다."

송석석은 갑자기 뭔가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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