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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고청란이 답했다.

"공주부에 있을 때, 저희는 각자의 뜰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무술을 배우든, 언니처럼 진찰 가르침을 받든 모두 각자의 뜰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서원에 대해서는 접촉할 기회가 없었지만, 하인들의 말에 따르면, 서원은 불상을 모시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계모께서는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그곳에서 향을 올리고 공양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불당이라고?"

송석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곳이 단순한 불당일 리 없었다.

만약 불당이라면 장공주가 그렇게 긴장할 이유가 없었다. 어쨌든 그곳을 한 번 탐문해볼 필요는 있었다.

"무술을 배웠다고?"

송석석이 다시 물었다.

"향귀는 제 사부였습니다. 몇 년간 우리 자매는 각자 한 가지씩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우리를 키웠으니, 분명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헛되이 밥만 먹게 하지는 않았겠지요."

송석석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장공주는 단순히 잔혹한 것이 아니라, 연왕과 결탁해 큰 일을 도모하고 있었기에 모든 자원을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네 아비는 네 어미를 어떻게 대했느냐?"

"아버지는 어머니를 각별히 아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공주에게 약점을 잡혔지요."

고청란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하루빨리 공주부를 벗어나기를 원했습니다. 아버지는 도울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돕지 않았지요. 어머니가 동생을 임신하고 나서야 아버지는 비로소 두려워졌고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어머니는 만삭이었기에 멀리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고청란의 목소리에는 고부진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장공주에 대한 원망에 못지않았다.

고청란은 말을 이었다.

"지금 어머니는 지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우리 자매를 통제하기 위해서지요. 출발하기 전에 어머니를 한 번 보았는데, 어머니는 굶주린 상태라 사람의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을까 두렵습니다."

고청란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이제 돌아가거라. 그 세 사람은 내가 잠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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