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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평양후부 노부인이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혜태비가 노부인을 만나겠다며 다급한 발걸음으로 화청에 왔다.

하지만 그곳에는 차를 마시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송석석의 모습만 보였다.

"평양후노부인이 왔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녀와 담소를 나누려고 급히 달려왔는데 한발 늦은 모양이구나."

자리에서 일어선 송석석이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

"예, 방금 막 떠나셨습니다."

"그래?"

"나와 이야기하러 온 것이 아니란 말이냐?"

혜태비는 가쁜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 앉았는데, 다소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평양후노부인이 그녀를 만나러 온 줄 오해했다.

그녀는 평양후 노부인이 항상 부러웠다. 그녀와 달리 항상 많은 관료 부인들이 그녀의 안부를 묻기 때문이다.

"어머님을 뵈러 온 것은 맞습니다. 다만 어머님께서 숙취로 깨어나지 않으셨다고 들어, 방해하지 않으려고 먼저 떠난 것이옵니다."

송석석은 곁눈질만으로도 혜태비의 생각을 다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도 투명한 사람이었다.

"술에 취해 일을 다 그르쳤구나."

순간 어젯밤 버럭버럭 화를 내던 아들의 모습이 번뜩 떠오른 혜태비가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묵이가 너를 어떻게 하지는 않았느냐?"

송석석은 당황한듯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별일 없었습니다. 돌아가서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입니다."

"몇 마디만?"

혜태비는 송석석의 표정이 다소 어색해지는 것을 보고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자신의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녀가 더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뭐든지 좋다고 하지만 사여묵의 한계를 건드려 버리기라도 한다면 몇 마디로 끝나지 않았다.

사여묵의 분노를 감내하느라 힘들었을텐데 그러면서도 남편이라 감싸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네가 내정을 책임지고 있고 첩을 들이는 일도 네가 주관해야 할 일이지만, 그가 싫어하니 너도 이제 더는 꺼내지 말거라. 나중에 그로 인해 꾸지람만 들을 것이다. 이놈은 한번 고삐가 풀리면 친어머니도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느니라."

송석석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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