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6화

며칠이 지나고, 하조 후 황제가 사여묵을 따로 불렀다.

그는 가득 쌓인 상소문은 보지도 않고 사여묵과 너무 오랫동안 바둑을 두지 못했다며 오대반에게 바둑판이나 깔라고 했다.

사여묵은 관복의 하단을 들어 허리띠에 끼워 넣고 자리에 앉았다.

"매일같이 안종만 들여다보느라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폐하를 핑계로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그의 행동을 지켜보던 황제는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직도 군 시절의 습관을 못 버렸구나. 너무 투박하다. 지금 너는 대리사의 경이자 조정의 이품 대관인데 이미지를 신경 써야 하지 않겠느냐."

"형님 앞인데 굳이 이미지를 신경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사여묵은 호쾌하게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너는 왕비 앞에서도 이리 방자하느냐?"

황제는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백자를 집어 천천히 내려놓았다.

사여묵은 흑자를 잡았는데 그의 눈동자도 흑자처럼 매우 깊어 아무것도 보아낼 수 없었다.

"내 사람 앞에서는 더 방자해지지요."

그러자 황제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모 생일잔치에서 누군가가 네 품을 노렸다고 하더구나.”

"그런 소식이 형님께까지 전해졌습니까? 괜히 형의 심기를 더럽혔군요."

사여묵은 흑자를 내려놓았다.

"흠, 원래 소문은 듣지 않았지만 네가 내 동생인 이상, 어머니께서도 걱정하시니 묻는 것이다. 너는 측실을 들일 생각이 있느냐?"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고개를 든 사여묵이 다시 하얀 이를 드러내며 호쾌하게 대답했다.

"형, 저는 그동안 전쟁을 많이 치러 몸이 허약해져 현재 단신의를 졸라 몸을 돌보고 있는 중이옵니다. 정실부인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측실이 더해진다면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자 황제가 그를 아니꼽게 흘겨 보았다.

"허튼소리 말거라. 너는 무예를 연마한 자인데 어찌 감당하지 못하겠느냐? 네가 나를 조롱하는구나. 후궁이 많아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것 아니냐?"

"제가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형은 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