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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연왕은 차분한 눈빛으로 엄지에 낀 옥반지를 돌리며 말했다.

"아직 부족하다. 계속 퍼뜨리거라. 북명왕 사여묵이 죄를 지은 여인을 변호하려 하고 그 목적은 자신이 대리사 경 자리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고 증명하려는 것이고 세상을 거느리려 들며 공을 탐하는 것이라 전해라. 또한 그가 단지 무장일 뿐, 공문과 법률에 대해선 무지하다는 점을 강조하도록 해라."

잠시 아무 말 없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또한 황제도 그에게 속아 넘어갔고 그의 공로가 너무 커 황제께서도 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소문도 퍼뜨리거라."

그 부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여묵이 사건을 재심할 것이라 확신하십니까?"

연왕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당연히 바로 재심할 것이다."

그의 눈빛은 이내 피비린내 나는 차가움으로 변해버렸다.

"나는 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생명에 대해 매우 집착하는 자라, 생명과 관련된 일에는 언제나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대할 것이다. 이토록 커다란 의문점이 있는데도 재심을 하지 않는다면, 양심의 가책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소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사옵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한 부하는 문을 나서자 망토를 휘감고 빠르게 사라졌다.

연왕은 흥미롭다는 듯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사여묵, 내가 민심을 완전히 잃게 만들어 줄게. 다시는 병권을 잡지 못하게 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네 공이 너무 커 황제도 경계하고 있다고, 게다가 황제마저도 어리석은 자라고 할 것이다”

"무상!"

그가 크게 외치자, 자수로 장식된 산수화 뒤에서 회색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걸어 나와 머리를 숙였다.

"대장님!"

연왕은 물었다.

"그 살인을 저지른 자의 몸 속 묘독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겠지?"

무상은 낮고 목소리로 대답했다.

"절대 알아낼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뇌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선충일 뿐이어서, 설령 그녀의 머리를 베어낸다 해도 알아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선충은 오직 저의 명령만 따를 뿐이고 지금 그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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