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석은 집안의 큰어머니, 작은어머니, 그리고 여러 자매들과 함께 연극을 보러 갔다. 서우 역시 따라가고 싶어 했다. 예전에 거지로 지낼 때, 극장에 몰래 들어가 구걸한 적이 있었다. 연극을 재미있게 보다가 발각되어 얻어맞고 쫓겨났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당당하게 의자에 앉아 연극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누군가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니 지금의 모든 것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연극이 시작되자 북과 징 소리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고, 송석석도 결혼식의 기쁨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결국,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서우가 그녀 곁에 있는 한 괜찮을 것이다.송석석은 연극 목록을 살펴보고는 있지만 전에는 별 감흥이 없었던 터라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송세안의 아내에게 연극을 고르도록 했다. 그녀는 연극을 즐겼고, 결혼식에 어울리는 연극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결량연이라는 연극을 골랐다. 이 연극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는 차차 얘기하도 록하고 하자.아무튼 지금 상황과 아주 딱 맞았다.남자 주인공은 장군이었고, 관료 집 공주님과 사랑에 빠졌다. 부모님의 지지와 중매인의 도움으로 서로 마음을 주고받은 후,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 주인공은 전쟁터로 나가게 되고,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부인은 집에서 가계를 관리하며 시부모님을 모셨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남자 주인공 역시 전장에서 여러 번 목숨을 잃을 뻔했다.결국 남자 주인공은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고 후작의 지위를 받는다. 후작에 봉해진 날, 그는 손님들을 초대해 연회를 열고, 아내의 손을 잡고서 눈물을 머금고 그녀의 헌신과 자신이 받은 은혜에 대해 말한다. 그는 아내를 맞은 것이 자신에게 있어 이생 최고의 복이라고 한다.결말은 당연히 해피엔딩이었다.연극이 중반을 향하자, 자신이 잘못 골랐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도중에 중단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끝까지 보았다. 그녀는 송석석이
염구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장군을 손님들께 돌려보내거라. 그리고 내일 저녁 신부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 만약 그 전에 장군께서 밖에 나갔다면 모든 경호원의 석 달치 봉급을 삭감하겠다.”염구진의 말에, 경호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사여묵의 발을 주시했다. 그들의 압박에 뒷걸음질 치던 사여묵은 인상을 쓰며 투덜거렸다.“다들 왜 그러는 거냐? 나는 그저 취기가 올라와 술도 깰 겸 바람 좀 쐬러 나왔을 뿐이다.”그러자 염구진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장군께 해장국 한 그릇 올리거라!”한 그릇... 화가 난 사여묵이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차가운 심장을 가진 염구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그때 바쁘게 뛰어다니던 노 집사가 땀을 흘리며 달려왔다. 추운 날씨에도 바삐 돌아치다 보니 이마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사여묵을 나무랐다.“아이고, 장군, 제발 좀 가만히 계세요. 내일이 결혼식인데 그새를 참지 못해서 처가에 달려가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비웃을 겁니다.”“알았으니 잔소리 그만하거라.”사여묵은 짜증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내가 다시 들어가서 이덕회와 한 잔 더 마시면 되지 않느냐! 그 자식은 두 끼나 먹고도 남들이 다 물러갔는데도 계속 마시고 있구나.”“아이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목소리를 낮추세요. 상서께서는 체면을 세워주려는 겁니다.”노 집사는 할 수만 있다면 사여묵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평소에는 점잖은 양반이 요 며칠 새 아주 딴사람이 되어 말을 마구 내뱉고 있었다. 듣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그를 바라보던 사여묵은 눈을 찡긋거리더니 다시 손님들을 접대하러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한편, 혜 태비는 한창 여자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들의 경사스러운 일에 그녀가 더 부산을 떨었다. 하루에 다섯, 여섯 벌의 옷을 갈아입고, 머리 장식도 여러 번 바뀌었다.궁에서는 마음먹고 차려입는다고 한들 태비들 볼 뿐
혜 태비는 이러한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전에 사여묵이 전장에 나가 있을 때, 혼인 이야기만 꺼내면 늘 단호히 거절하곤 했었다. 서신에 드러난 그의 강경한 태도는 혜 태비로 하여금 아들이 평생 혼자 살겠다고 작정한 줄 알았다.그랬던 그가 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송석석과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비록 송석석이 재혼이지만, 그가 마침내 결혼할 마음을 먹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여겼다. 게다가 전북망은 그녀를 건드리지 않아 그녀는 완벽했다. 그래서 혜 태비는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혜 태비는 고 씨 유모와 함께 동쪽 신혼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온통 붉은 색의 '희' 자가 붙어 있었고, 새 가구들은 붉은 비단으로 덮여 있었으며, 모두 나비매듭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새로 구매한 물건들 모두 동일한 매듭이었다.심지어 큰 병풍조차도 비단 두르고 매듭으로 마무리되었다.혜 태비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많은 매듭이라니, 내가 아들을 낳은 건가, 딸을 낳은 건가? 언제부터 이렇게 여성스러웠지?’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니 눈에 들어온 것은 온통 붉은색과 노란색이었다. 새로 짠 비단 이불이 차곡차곡 침대 위에 쌓여 있고, 복숭앗빛의 커튼이 바닥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신부가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이미 방안은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가구들은 모두 새로 바뀌었으며, 그녀 공간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다만, 고가의 진열품들과 골동품들이 없었을 뿐이었다.전에 그녀에게 사치를 부리지 않도록 암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가 사치를 부리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이 아닌 그들 둘을 위한 것이었다.방을 한 바퀴 둘러본 혜 태비는 이마를 주무르며 고 씨 유모에게 말했다. “나는 송석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씨 유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누구나 다 그럴 겁니다.”하지만 고 씨 유모는 기뻤다. 왕자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지켜보니 나에게 효심이 깊은 것 같더구나. 심청화 선생의 그림을 몇 점이나 선물했
곰곰이 생각하던 혜 태비는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여겼다. 전장에 있는 사여묵이었지만 혼사를 막는 것이 전혀 불가능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는 머나먼 거리라는 것을 간과했다.송석석이 혼인하고 아이까지 낳았다고 해도, 그가 이를 알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전장의 간고함도 역시 알지 못했다. 사여묵은 송 부인이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 줄 알고 별 걱정 하지 않았고 그저 빨리 전쟁을 끝내고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하지만 이에 대해 알지 못했던 혜 태비는 송석석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이 그녀의 완벽한 인생에 흠집을 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은 더더욱 복잡했다. 아들이 결혼하는 것은 기뻤지만 그 상대가 송석석이라는 것이 불만이었다.한편, 장군부와 평서백부에서도 내일의 경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북망은 이미 세 번째 결혼이었지만, 이전 두 번과는 사뭇 다른 마음이었다. 송석석과 결혼할 때, 그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삼생에 걸쳐 쌓은 복으로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라 생각했으며, 결혼식 당일 비록 출정을 명령받았지만, 마냥 설렜다.그 기쁨 속에는 짙은 아쉬움도 있었다. 붉은 베일을 들어 올리자 드러나는 매혹적인 송석석의 모습에 그의 마음은 녹아내릴 것 같았다. 그때 그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은 진심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송석석을 놓치고 말았다.그 후 이방을 맞이했을 때, 그는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이방과는 마음이 통했다. 이방이 송석석의 예물을 차지하라는 편지를 보낸 것에 불만을 느끼긴 했지만, 이방과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그러나 이것은 그저 형식적인 결혼에 불과했다. 그는 왕청여를 한 번 만나본 적이 있었는데, 나이는 조금 많았지만, 이방보다 더 아름다웠다. 하지만 송석석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문제는 그와 왕청여 사이에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를 바라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지난번 이방과의 결혼으로 재정이 거의 텅 비었고
이방은 모든 걸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억울하고 분했다. “저에게 사랑한다고 했던 말은 그저 일시적 충동이었나요?”전북망은 답할 수 없었다. 그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이방에게 흔들렸던 건 사실이지만, 스치는 감정이었는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이방과 결혼하고, 송석석이 떠난 후, 그는 조금 후회했다. 송세안에게 송석석이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한 그 순간 그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그렇다고 이방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분명 사랑하고 있었다.남자는 왜 두 여자를 모두 품을 수는 없단 말인가? 많은 남자들이 첩을 두었지만 송석석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는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가 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송 부인은 이미 죽었고,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송가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어쩌면 그는 당시 자신이 송석석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고아에 기댈 친정이 없었기 때문이고 무공이 뛰어나 그와 이방조차도 쉽게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전장을 누비며 많은 공을 세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몬을 공격할 때, 용감하고 결단력 넘치는 그녀를 직접 목격했다. 그녀는 수많은 화살비 속에서도 침착했다. 그 침착함이 연출된 것일지라도 적들에게는 충분한 위협이 되었다. 전북망도 그 모습에 압도당했다.여전히 대답이 없는 그를 본 이방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그녀는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이건 업보에요. 우리가 함께 송석석을 괴롭혔는데, 왜 당신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또 결혼하는 거죠? 게다가 백작부의 딸과 결혼해 왕씨 가문과 연을 맺었으니 이제 당신은 막힘이 나아갈 테죠.”이러한 말들이 불쾌했던 전북망은 짜증스럽게 말했다.“남녀 사이에 업보가 웬 말이요? 나는 송석석을 버렸지만, 조금도 다치게 하지 않았소. 정말로 업보가 있다면, 당신의 업보는 어디에서 비롯됐소? 혹 논분성에서 있었던 일을 잊었소? 녹분성과 송씨 가문의 참사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
평서백부도 매우 분주했다. 왕표가 북명군을 맡고 있는 덕에 요즘 평서백부 댁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내일이 대혼일이었지만, 오늘부터 이미 시작되었다.왕청여가 이혼서를 들고 방씨 가문에서 나올 때 그들은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에 혼수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은전을 보태주었다. 심지어 방시원이 전사한 후 받은 위로금도 모두 그녀에게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토지도 따로 떼어주었다. 방씨 가문은 무장세가였다. 그들은 그녀가 홀로 남겨지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때 왕청여는 절대로 재혼하지 않겠다고 말했기에 방씨 가문은 친정에서 남은 생을 보낼 그녀를 위해 많은 것을 주었다.왕청여는 그 재산으로 새로운 혼수를 준비했고 많은 물건들은 새롭게 장만했다. 그렇게 총 68개의 혼수 상자가 마련되었다. 그녀는 송석석이 왕부로 시집갈 때 혼수로 가져간 상자가 64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송석석보다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이혼한 송석석이 궁으로 들어가 얼마나 화려하게 살게 될지는 그녀 일이지만 출가하는 날 만큼은 반드시 송석석에 뒤처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장군부에서 체면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여겼다.듣기로, 심청화는 이미 진성을 떠났고, 송국공부에서는 친인척들만 참석할 거라고 들었다. 그들이 초대하지 않은 것인지, 초대받았지만, 손님들이 오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송석석이 왕부로 시집가는 모습은 매우 초라해 보였다.오직 그래야만 내일 대혼식 때, 그녀의 체면이 송석석을 능가할 것이다.북명왕은 친왕이기 때문에 직접 맞이하러 오지 않겠지만, 전북망은 직접 올 것이다. 그렇게 왕청여는 또 한 번 송석석을 짓눌렀다.송석석과 경쟁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송석석이 먼저였고 그녀가 뒤에 가는 사람으로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게다가 그녀는 그날 전소환이 와서 한 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믿지 말라고 하셨다. 연로한 어머니는 내실 일을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일에 대해 잘 모르신다.송석석이 전북
음력 12월 24일, 아침에 눈이 내렸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차가운 바람은 칼날 같았다. 양마마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오늘 우리 아가씨께서 시집가는 날입니다. 그동안 너무 가혹하게 대하셨으니, 오늘은 맑은 날씨를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앞으로 매일 향을 피우고 하늘에 기도드리겠습니다."송석석은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야 했다. 묘의각의 양인들이 찾아와 그녀의 얼굴을 정돈하고 피부 관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반죽 같은 것을 그녀의 얼굴에 바르고는 조용히 누워 말을 말라고 했다.어젯밤 복잡한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그녀는 오늘 침상에 눕혀져 눈을 감고 말도 하지 못하고 있으려니 자꾸만 잠이 몰려왔다.어젯밤이 되어서야 그녀는 완전히 단념했다. 스승과 다른 이들은 오지 않을 것이고 시만자 또한 그럴 것이다.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잠시 눈을 붙인 사이, 묘의각 소진이 그녀의 얼굴에 바른 반죽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손 까딱할 필요 없었지만, 잠에서 깨어났고 그저 그대로 누워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겼다. 옆에서 거들고 있는 그들은 모두 서른 살 남짓했고 눈처럼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의 피부 관리 실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시녀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유독 즐거워 보이는 서우를 데려욌다. 고모가 아름다운 신부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단다.서우는 고모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서우의 발음이 이제 꽤 많이 유창해진 것 같다.“서우도 친정 사람입니다. 제가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요.”송석석은 서우가 보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감정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 그녀는 서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고모에게 당연히 친정이 있어. 고모는 지금 아주 기쁘단다. 서우가 좋아하는 아저씨와 함께 우리 이제 궁에서 살게 될 거야. 새 옷으로 입어 볼까? 고모가 한번 보고 싶구나.”"네!" 서우는 힘차게 대답했다. 보주는 미소를 지으며 서우와 함께 옷방으로 갔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서우가 다가왔다.몇 달 동안 키가 훌쩍 자란 서우는 맞춘 옷이 몸에 딱 맞았다. 빨간 비단에 토끼가 수 놓여 있었고 겉에는 가죽 안감을 덧댄 작은 망토를 걸쳤다. 망토의 모자는 겉은 검고 안은 붉은 색으로 되어 뒤로 늘어뜨리면 협객이 다름없었다. 단정하게 빗은 머리, 아증맞은 리본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어쩜 이리 귀엽고 잘생겼을까?” 송석석은 서우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말했다. 방금전 시술 때문에 얼굴이 조금 따끔거렸지만,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모가 하마터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정말 멋지구나.”서우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이모, 그런 말은 어린애들한테나 하는 말입니다. 저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란 말입니다.”“어린아이가 아니라니? 고모에게 너는 언제나 어린아이란다.” 그를 품에 안은 송석석은 가족의 온기를 느꼈다.옆에 있던 소진도 미소를 지었다.“서우 도련님, 참 잘생겼네요. 나중에 커서도 반드시 용맹하고 늠름한 사내대장부가 될 겁니다.”평소 자신을 사내대장부라고 부르는 것을 가장 좋아했던 서우는 몰래 간직하고 있던 사탕 하나를 소진에게 선뜻 내밀었다.“이모, 사탕 드세요. 고생하셨어요.”사탕을 한입에 넣은 소진이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이 사탕 너무 달콤합니다.”보주는 서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제 우리 밖에 나가서 놀아요. 아가씨께서 혼례복을 입으면 다시 보러 옵시다.”신시에 혼례물이 나갈 예정이었고, 혼례물이 나간 뒤 세 경이 지나면 신부가 출발할 예정이었기에, 지금은 혼례복을 입고 화장을 해야 했다. 결혼식은 유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므로 유시쯤이면 왕부에 도착해 하늘과 땅에 예를 올려야 하니,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지만 눈 오는 날씨이기에 일찍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았다.다행히도 양마마의 기도가 통했는지, 정오가 되자 눈이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햇빛이 비추고 대지가 눈부시게 반짝여 너무 아름다웠다.정오가 지나자, 송석석도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