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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8-23 15:10:06
오늘 부인들이 송석석이 주목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질투가 나더라도, 심청화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기에 별수 없었다.

심청화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상, 관료들도 송석석을 높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림을 사랑하는 태부, 안만수같은 경우, 심청화 선생의 작품을 더 얻고자 한다면, 송석석과 더 많은 교류를 할 것이다.

황제와 승상, 그리고 병부상서 이덕회까지, 그들이 오늘 보여준 태도에서도 송석석을 얼마나 예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는 단지 심청화 선생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때 아무 가치 없는 폐물로 여겨졌던 송석석이 궁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거듭났으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우도 황제와 여러 사람에게 인사드리기 위해 나왔다.

송석석은 서애를 국공부의 미래 가주로서 일부러 얼굴을 비추게 한 것이다.

작은 몸집이지만, 등은 곧게 펴고 있어, 송씨 가문의 아들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 다음, 송석석은 혜 태비와 부인들을 모시고 차를 대접하러 이동했다.

지금에 와서 부인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예전보다 훨씬 순한 맛이였다. 틈틈이 그녀를 칭찬하는 말들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녀도 진짜와 가짜를 분간할 줄 알았다.

사교란 게 그렇지 않은가?

사람들이 그녀를 칭찬하면, 그녀도 칭찬해 주었다. 그야말로 빈틈없는 대응이었다.

흠잡을 데 하나 없었고, 오히려 세가의 대부인들보다도 더 적절하게 처신했다.

혜 태비는 송석석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오늘을 겪어보니, 송석석이 그리 밉지만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며느리가 아니었더라면, 송석석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자신의 며느리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본래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법.

아들이 뛰어나고 선제의 큰 신임을 받았다면 명문가 자제가 와도 어울리지 않았다. 하물며 송석석이야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그녀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모두가 그녀를 대단하다고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하마터면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길 뻔했으니 말이다.

그녀는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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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당으로 돌아온 홍작어른은 단신의에게 송석석이 연 왕비에 대해 물어본 일을 보고했다.“헛소리하지는 않았겠지?” 단신의는 다소 엄하게 물었다.“제가 어찌 감히 헛소리를 하겠습니까? 그저 지금 연 왕비께서 청목암에서 요양 중이라는 것만 전했습니다.”홍작이 펄쩍 뛰며 대답했다.단신의는 한숨을 쉬었다. “그 일은 우리만 알고 일단 비밀로 묻어두기로 한다. 아무래도 식을 치른 후에야 말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 알게 되면 틀림없이 달려갈 테니까.”홍작 어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심청화 선생이 시화로 페하까지 불러들였으니, 앞으로 진성에서 아무도 아가씨를 험담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연 왕부와의 갈등이 생기면 말썽이 끊이질 않을 겁니다.”“어쨌든 재혼에다가 높게 가는 처지라 질투의 대상이었지. 어제 화전이 열리면서 그 험담들을 씻어버렸고, 식이 무사히 치러지면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만 할 거다. 그러면 삶이 한결 나아질 테고.”홍작 어른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사부님도 이런 미신을 믿으시는군요?”단신의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러냐? 우리가 의술만 배웠겠느냐? 의학, 점술, 천문학, 어느 하나라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운명이라는 건 정말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단다, 송씨 가문이 겪은 고난들을 생각해 보아라. 하늘이 그 집안만 골라서 시험에 들게 했던 것 같다. 좋은 말 많이 듣고, 쓸데없는 말썽 없이 무사히 식을 마치게 하려는 거다. 그래야 내 마음이 놓일 것 같구나.”“맞습니다, 맞아요.” 의술만 익혔던 홍작은 점술 방면은 청작만큼은 아니었다.안방에 앉은 단신의에게 제자가 차를 내왔지만, 마시지도 않고 그저 찻잔 속의 물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으며, 송회안 외에는 친구도 없었다.그는 송씨 가문의 아들들과 송석석을 자신의 여식처럼 여겼다. 송씨 가문이 그런 비참한 일을 당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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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이틀 동안 내리다 그쳤다. 그러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 정원은 온통 눈으로 덮였지만, 하인들이 치워서 다니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한창인 매화는 두꺼운 눈에 덮여 있었다. 한 번 툭 건드리면 눈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꽃들도 날아다녔다.눈 속에서 흩어지는 붉은 꽃을 바라보던 송석석은 서우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다. 서우는 두 개의 조약돌을 찾아 눈사람의 눈으로 사용했다. 투박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이었다. 송석석은 눈사람에게 두꺼운 망토를 입히고 모자까지 씌웠다. 멀리서 보면 진짜 사람이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심청화는 이미 화판을 펼쳐두고 한참 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활짝 웃는 송석석의 모습은 오랜만이었다. 그는 이 그림을 사문에 보내줄 생각이었다.음력 12월 20일, 대혼이 다가오면서 송석석은 점점 더 바빠졌다.몇 달 전에 주문한 혼례복이 마침내 도착했다. 그야말로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옷이었다. 외투는 진홍색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무거워 보였지만, 매우 가볍고 부드러웠다. 혼례복에는 금실로 구름과 물결무늬를 수놓았고 그렇게 일품 내명부의 예복이 완성되었다.머리에 쓸 비단 장식은 청금색이 어우러져 있었고 거기에 금실로 짠 구름과 용의 문양이 있었다. 봉황관은 청금색으로 되었고 푸른색과 붉은 보석으로 장식되었다. 봉황관 뒤에는 부채 모양의 연청황색 띠가 달려 있었고, 끝부분이 살짝 올라가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겨울에 혼례를 올리기 때문에 혼례복을 맞출 때, 좋은 가죽과 여우 털을 사용해 붉은색 망토를 하나 더 만들었다. 가죽 바깥에는 구름 비단을 덮어 꿰맸고, 꿰매기 전에 문양을 수놓았다.망토에는 큰 모란꽃이 수놓아져 있었고, 이는 부귀와 번영을 상징했다.혼례는 일생에 한 번뿐인 예외적인 행사이므로, 용 문양과 봉황 문양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란 문양 외에도 봉황 문양이 수놓아져있었던 것이다.송석석이 혼례복을 입고 나서자, 모든 사람이 감탄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보주가 그녀에게 화장을 해주었다.보주가 화장을 마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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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씨와 딸 왕지아는 마당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당에는 나무와 꽃들이 많이 심어져 있었지만 그리 무성하게 자라지 못했으며 특히 올해 겨울엔 더더욱 일찍 시들었다.“지아야, 너 왜 고모부… 방시원 장군님 편을 든 거야?”최씨는 손수건으로 왕지아의 상처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물었으며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알고 싶었다.평서백부에 이런저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으며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밖에 떠도는 유언비어가 너무 많았기에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왕지아는 벌겋게 부은 얼굴을 살짝 들었다. 분명 맑고 순진한 눈망울을 하고 있었지만 나이와 맞지 않는 성숙한 눈빛이 보였다.“엄마, 예전에 고모부가 고모와 함께 우리 집안에 처음 왔을 때 나에게 뭘 선물했는지 기억하세요?”왕지아의 말에 최씨가 기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엄마 기억으론 장군을 보필하는 마마가 너와 현이에게 금덩이 하나와 금열쇠 하나씩 선물했던 것 같은데?”왕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똑 부러진 목소리로 말했다.“국태 부인의 산하지를 저에게 선물해 주셨어요. 그때 당시 고모부가 저에게 해준 말이 있었거든요. 지금 세상에 태어난 여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기 어렵다고 했어요. 다른 지역으로 시집을 가지 않는 이상, 집 밖으로 나간다는 건 쉽지 않지만 넓은 바깥 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고 했어요. 우리 상국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보고 바깥 하늘이 얼마나 푸르고 높은지도 보아야 시야가 넓어지고 쓸데없는 일에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죠.”최씨는 딸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때 당시 방시원을 처음 봤을 때 최씨도 돈만 밝히는 사람이어서, 상대방이 무슨 선물을 들고 왔는지부터 따지기 바빴다.“고모부는 고모와 혼인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 집안에 찾아와서 따지거나 고모를 힘들게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엄마, 고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3화

    제자예는 넷째 부인의 손을 뿌리치곤 최씨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절대 사과 안 할 거예요! 저를 뭐 어떡하실 건데요? 그렇게 억울하면 저도 한 대 치세요!”최씨를 향해 얼굴을 들이민 제자예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 서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최씨는 그런 제자예를 보며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피식 웃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제 제사한테 찾아가서 물어봐야겠네. 따님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버릇이 없는 건지, 참.”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송석석에게 말했다.“훈장님, 그때 제 증인이 되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제 제사를 만난다면 전 당연히 솔직하게 얘기드릴 겁니다.”송석석의 대답에 제씨 넷째 부인은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이 일이 어르신에게 알려지면 넷째 부인은 크게 혼이 날 것이다.절대 어르신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넷째 부인은 이를 악문 채 제자예에게 말했다.“얼른 왕지아에게 사과해.”제자예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엄마, 전 사과할 수 없어요. 쟤들이 날 괴롭혔고 날 서원에서 쫓아내려고 했어요.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은 쟤들이에요.”넷째 부인은 최씨와 송석석을 힐끗 흘겨보다가 굳은 표정으로 엄숙하게 말했다.“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야.”제자예는 자신이 며칠동안 서러운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머니마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더욱 서럽고 슬펐다.“싫어요. 절대 사과 못 해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세요! 전 절대 굴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하던 제자예는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이내 송석석에게 잡혀 다시 최씨 곁으로 돌아왔다. 송석석이 최씨를 보며 말했다.“이번 일이 저희 아군 서원에서 벌어졌으니 서원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자예 학생이 왕지아 학생의 얼굴에 상처를 냈으니 관아로 보내는 건 어떠세요? 관아의 처리에 따라 저희 아군 서원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반드시 책임지겠습니다.”송석석의 말에 최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2화

    제씨 넷째 부인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사과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퇴학은 너무 과한 처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끼리 말다툼하다가 벌어진 작은 소동인데 퇴학 처리까지 하면 아군 여학에서 괜한 문제를 만든다고 소문이 나지 않겠습니까? 부인께서도 아군 여학을 위해 고려하셔야죠. 제 딸이 퇴학을 당하고 나서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면 아군 여학 명성에 오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조금 전에 최씨를 협박했던 넷째 부인은 이제 대놓고 아군 여학까지 협박했지만 듣고 있던 송석석은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사람을 때리고도 퇴학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아군 여학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거죠. 저희가 넷째 부인을 이곳으로 모신 건 다들 차분하게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겁니다. 사과할 건 하고 처벌을 받을 건 받아야죠. 당사자들끼리 직접 만나서 확실하게 얘기를 털어놓아야 두 가문에서 아이들 때문에 앙금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퇴학은 불가피합니다. 부인께서 자퇴를 거절하신다면 제가 나서서 제자예 학생을 퇴학 처리할 것입니다.”넷째 부인은 송석석과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기에 고개를 돌려 다른 선생님들에게 물었다.“다들 스승인데, 학생의 이런 작은 잘못조차 포용해주지 못 하시는 거예요?”안여옥의 태도도 강경했다.“전 제자예 학생을 아군 여학에서 강제로 퇴학 시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태 부인과 훈장님꼐서 제자예의 마지막 체면을 지켜준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퇴를 권하시는 거고요.”국태 부인도 말을 덧붙였다. “스스로 자퇴하세요. 더 얘기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겁니다.”제씨 넷째 부인은 안여옥을 날카롭게 흘겨보았다. 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안여옥이 제일 먼저 퇴학 얘기를 꺼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 의견에 동의했을 뿐이다.안씨 가문과 방씨 가문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당사자들만 잘 숨기고 있다고 착각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1화

    최씨도 시녀 금숙을 데리고 왔다. 자신의 딸이 맞았다는 말에 제일 먼저 그녀의 상태부터 살폈는데 얼굴이 퉁퉁 부은 데다가 어딘가에 긁힌 흔적도 남아 있었다.국태 부인이 딸에게 약을 발라줬다는 말을 전해 들은 최씨는 딸의 마음을 위로해준 뒤 바로 서아원으로 돌아가 국태 부인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두 부인이 앉자마자 송석석이 나서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내 사람을 시켜 제자예와 왕지아 그리고 증인이 되어줄 학생 몇 명까지 불러왔다.제씨 넷째 부인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멍청한 딸이 이 일을 서원에서 얘기한 것도 화가 나는데 왕지아가 심지어 방시원이 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왕지아의 말이 소문이라도 나면 제씨 넷째 부인의 딸의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하지만 어찌됐든 제자예가 사람을 때린 건 사실이고 이는 말다툼과 성질이 다르기에 일단 최씨에게 고개를 숙여 대충 사과부터 할 수밖에 없었다.“철없는 여자애들끼리 다툼이 조금 있었던 것일 뿐이지만 그래도 제 딸이 손찌검을 한 건 잘못된 행동이니 최씨 부인께서 제 딸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최씨는 제자예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허리를 쫙 편 채 꼿꼿하게 서있는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고고하고 당당해 보였다.그러자 최씨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따님은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지요. 따님이 손찌검을 했으니 직접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 사과를 받고 나서 이해할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 일이죠.”넷째 부인은 다시 최씨를 위 아래로 훑었다. 결국 평서백부는 제씨 가문의 체면을 고려해줘야 하고 송석석도 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사적으로 합의를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넷째 부인이 이미 고개를 숙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전혀 넷째 부인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있다.넷째 부인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장이 난처해졌고 심지어 학원 학생들까지 있는데 이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면 이 일을 부모님에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0화

    엄중히 처리한다는 말에 향회옥 일행은 두려워져, 제자예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억울한 제자예는 왕지아가 방시원을 도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게 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재네 고모가 추악한 일을 저질렀는데 방시원의 편을 들었어요. 부끄럽지도 않나 봐요.”그 말에 뺨을 맞았을 때도 울지 않던 왕지아가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옆에 있는 여학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물론 송석석까지 불렀다. 함께 싸움에 가담했던 학생들은 자신도 처벌을 받을까 봐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방금 기세 높게 싸우던 학생들도 잠자코 옆에 있었다.자초지종을 이해한 안여옥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제자예가 여러 번이나 소란을 피웠고, 심지어 오늘은 학생을 때렸어요. 글 공부하러 온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서원의 풍기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쫓아낼 것을 제안합니다.”제자예는 원래부터 여학에 오기 싫었다.하지만 본인이 오기 싫은 것과 쫓겨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게다가 황후가 그녀를 서원에 보냈고 해야 할 일도 완성하지 못했는데, 여기서 쫓겨날 수 없었다.마음이 초조해지자 그녀는 먼저 제안한 안여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날 왜 쫓아내는지 알아요. 당신이 방시원과 혼인하려 했는데 그 자식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날 좋아하기 때문이죠. 나를 질투하고 얄미워서 쫓아내려는 거죠?”그 말에 태국부인이 얼굴을 찌푸렸다.“제씨 가문에서 이렇게 자식을 교육했느냐? 입만 벌리면 욕이고 손을 들었다 하면 사람을 때리다니, 헛소리를 지껄이지 말고 네 잘못을 뉘우쳐라. 나도 저 여학을 쫓아내는 것에 동의한다.”그러다가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서 말을 덧붙였다. “네 발로 나가. 혹 소문이라도 나면 네 혼삿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저도 이 뜻에 동의합니다!”규율 담당인 무씨 아가씨도 그녀들이 글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란을 피우러 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난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9화

    넷째 부인이 재빨리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조용히 하거라. 감히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 혹시나 네 백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반드시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제씨 가문은 워낙 엄격해서 자손들은 말과 행동에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제자예는 머리를 흔들며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백부도 언행이 바르지 않는데 감히 우리를 혼내다니요? 전 두렵지 않습니다!”“됐다. 그만 닥치거라.”넷째 부인이 꾸짖었다.“정말 어린애가 따로 없구나! 밖에서 네 백부의 일에 꼬투리 잡느라 우리는 숨기기도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백부는 이부상서이고 그 사위는 당대 황제이니 수많은 자들의 미래를 손에 쥐고 있단 말이다.”계속 씩씩거리던 제자예는 그제서야 입을 삐죽 내밀며 더는 망언을 퍼붓지 않았다.“어쨌든 저는 방시원이 마음에 안 들어요. 얼마나 무능하면 아내가 나가서 사람을 훔치는 추태를 저질렀는데도 한마디 하지 않을까요?”“그건 황후마마의 뜻이다. 마마의 말씀을 들어.”넷째 부인은 딸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향삼랑과 방기원의 차이를 자세히 분석해 주었다.어려서부터 제씨 황후를 숭배한 제자예였지만 이 일만은 동의하지 않았다.게다가 황후가 그날 공공연히 이 일을 언급한 것이 매우 의심스러웠다.“혹 방시원이 황후마마를 찾아가서 얘기했어요? 방씨 가문에서 감히 우리 가문과 혼사를 맺으려 하다니, 먼저 지들 신분부터 따져야 하지 않나요? 저는 군인들이 너무 싫어요. 특히 몸에서 나는 땀냄새 참을 수가 없어요.”넷째 부인은 딸이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더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혼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태후도 허락하지 않았으니 나중에 얘기해도 늦지 않았다.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제자예는 아군여학에 돌아가 향회옥 일행에게 화풀이를 했다.방시원이 자기와 혼인을 하고 싶어 한다는 둥, 파렴치 하다는 둥 아무튼 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까지 퍼부었다.향회옥은 이 일을 웃음거리로 삼아 다른 학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8화

    송석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자, 세 사람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안여옥은 송석석이 들어오자마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직도 안 가고 뭣하느냐! 매를 늘릴까 아니면 여학에서 쫓아내 버릴까? 글 공부하기 싫으면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떠나거라. 여기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은 얼마든지 있으니.”송석석의 언성에 향회옥과 주창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두 사람은 재빨리 제자예의 옷자락을 잡으며 얼른 가자는 눈짓을 보냈다.본래 계척으로 20대를 치는데 지금은 30대로 늘어나고, 더 이상 가지 않으면 40대, 50대까지 늘릴 것이다.기세 높은 제자예는 가문에서도 귀하게 자란 몸이라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그녀는 가까스로 독기 어린 눈빛을 거두고 송석석이 40대를 치겠다고 말하기 전에 두 사람을 데리고 물러섰다.입구를 나선 제자예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황후가 분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거지 같은 곳에 있지도 않았다.여인은 글만 알면 될 뿐, 많은 학식을 배워도 소용없지 않은가!차라리 가문과 하인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앞으로 시집가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이때 안여옥이 일어서서 인사를 올렸다.“왕비, 오셨소.”손석석은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학생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지 않소?”“몇 명 뿐이니 괜찮소.”안여옥도 미소를 짓더니 송석석이 앉을 수 있게 책상 위의 교안을 정리했다.“다만, 말썽을 피우면 몰라도 누군가는 여학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오.”그녀는 의아했다.“왕비는 누구라도 생각하시오?”송석석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어서 대답 대신 그녀를 위로했다.“여학들이 큰일을 벌이는 걸 원치 않은 자들은 많소. 힘들게 추측하느니 우리의 본분만 잘 지키면 그만이오.”“맞는 말씀이시오.”안여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본래 저들의 일을 처리하려고 왕비를 청했는데 이제 잘못을 인정했으니 헛걸음을 하게 되었소.”“가끔은 나도 와서 살펴봐야 하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7화

    송석석와 시만자는 궁을 나선 후, 시만자는 공방으로, 송석석는 여학으로 각자 향했다.이미 전에 제자예에게 더는 수작을 부리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국태부인은 송석석를 보자마자 그녀가 제자예의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을 알고 말했다.“그 아이는 학문에 뜻이 없는 듯하니, 차라리 퇴학을 권하는 게 어떻소? 스스로 떠난다면 보기 흉하지 않을 것이오. 어쨌든 곧 혼사를 준비해야 할 아가씨지 않소.”국태부인은 제자예의 집안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를 생각하며 말한 것이다. 만약 아군여학에서 쫓겨난다면 그녀의 명성에 큰 타격이 갈 것이 분명했다.국태부인은 여자아이들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깊었다. 혼사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평생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송석석이 말했다.“국태부인,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선 그녀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부터 알아보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국태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크게 잘못한 일은 아니오. 그 아이와 벗들이 수업마다 소란을 피우며, 특히 여옥 선생 앞에서 더욱 심했소. 이에 따라 다른 학생들의 불만도 커졌고, 여옥 선생도 꽤 곤란해하고 있소. 선생도 나이가 젊으니,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나 보오.”송석석이 잠시 생각했다. 여옥 선생은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녀 역시 단순한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기에, 여학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것은 그녀가 섣불리 나설 수 없는 문제였다.송석석는 먼저 여옥을 찾으려 했지만, 마침 제자예가 그녀의 두 친구와 향회옥과 주창우와 안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놀랍게도, 그들은 사과하러 왔다.제자예가 앞장서서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뉘우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철이 없어서 여옥 선생께 폐를 끼쳤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선생이 처벌을 내려도 달게 받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6화

    황후는 급격히 화가 치밀어 올라 잔을 내던지며 말했다.“정말 눈엣가시구나! 항상 나의 계획을 방해하기만 한다.”그러자 궁녀 란주가 옆에서 말했다.“마마. 북명왕비는 태후의 명으로 여학을 설립하고 아군여학을 도맡은 이후로, 경중의 부인들 사이에서 칭찬받고 있습니다. 지금쯤 경성의 반이 되는 명문가 부인들이 그녀를 존경하고 있으니, 정말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제황후는 순간 지난 동짓날이 떠올랐다. 그날 명부들은 하나같이 송석석을 극찬하였다. 심지어는 북명왕 부부의 금실을 감탄하거나, 그녀의 능력과 역량을 치켜세우며 여인의 모범이라 말했다.‘송석석이 여인의 모범이라면, 나는 황후로서 뭐란 말인가?’이런저런 생각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태후께서 한때 이방을 여인의 모범이라 하셨는데, 이제 그 명성을 송석석이 차지하고 있으니, 불쾌하지도 않은 것이냐?”궁녀가 말했다.“마마, 그녀는 지금 돋보이게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 한창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 그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사가 극에 달하면 화를 입을 테니, 언젠가 그 관심이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태후께서 그녀를 지키고 있으니, 그녀와 대립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황후가 차갑게 말했다.“태후께서 그녀를 지키는 이유는, 그저 송석석 어머니와의 사소한 옛정 때문 아니겠느냐? 여학은 태후가 하자고 하신 일이지만, 폐하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으셨다. 그저 효도를 위해 마지못해 허락한 것뿐이지. 여학을 도맡아서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송석석이 글이나 알고 있느냐? 정말 우습지 않은가? 태후는 여학을 중시하신다. 여학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도 태후께서 그녀를 계속 지킬지 두고 보자.”란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제자예 아가씨를 여학에 들여보내 선생들을 곤란하게 했던 일이 태후의 귀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더 심한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태후를 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폐하께서도 마마를 도와주시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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