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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작가: 유애
장공주는 혜 태비에게서 받은 돈에서 조금 풀어 술집과 다방의 설화인에게 계속 송석석이 효도를 지키지 않은 것을 들먹이도록 했다.

국공부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문을 닫고 나오지 않는 걸 보고 장공주는 그들이 무서워서 나오지 않는 줄 알고 속이 시원했다.

‘나와 맞서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지.’

그녀는 이 참에 궁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사여묵과 송석석의 혼인을 동의하는 건 황제의 자리에 화근을 심어주는 것이니 강산을 위해서 송석석이 북명황실로 시집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황제가 듣고 깊이 생각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고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묵이와 석석은 모두 무장이에요. 남강을 수복하고 국토를 호위하며 나와 조정에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묶이는 내 동생이라 어릴 때부터 친밀하게 지냈고요. 묵이는 결코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고모도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 주세요.”

장공주는 잠깐 멍하더니 고모의 신분을 내세우며 호되게 말했다.

“멍청하긴. 그리 쉽게 사람의 마음을 믿어서야. 황실에서 형제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는 걸 보지 못했느냐? 황제가 되어서 그렇게 쉽게 사람을 믿으면 그가 황제의 믿음을 사서 나쁜 일을 행할까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이때 황제의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차갑고 음울한 눈빛으로 옥반지를 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오 대반은 금세 알아차리고 황급히 무릎을 꿇고 말했다.

“장공주님, 제발 말을 삼가 주십시오. 이런 말이 전해지면 조정의 문무백관들이 장공주께서 황제폐하와 북명왕의 형제애를 이간질한다고 말할까 두렵습니다. 그건 장공주님께도 불리하지만 황제폐하와 북명왕에게도 불리한 말입니다. 지금 황제폐하와 북명왕께서는 사이가 좋으신 데다 북명왕과 송석석 아가씨의 혼인은 이미 정해졌는데 이제 와서 황제폐하께서 사람을 명해 혼인을 망친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황제폐하를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장공주는 황제가 탁자 위에 올려놓은 옥반지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오 공공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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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찻집 손님들은 격분해서 발언한 사람이 바로 오늘날의 흠천감 감정님임을 알아보았다.사람들은 갑자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감정님께서 직접 고른 날인데 상중일 리가 없잖아?”이때 감정은 멍해진 설화인을 가리키며 물었다.“누가 너에게 국공부를 모욕하라고 사주했느냐? 송국공가의 일곱 영웅은 모두 남강 전장에서 전사했어. 그 후 송장군이 여장군으로 봉함을 받고 전쟁터에서 여러 차례 공을 세워 북명왕을 도와 남강까지 수복했지. 양심이 있는 백성이라면 송국공에게 깍듯이 존경하는데 넌 여기서 근거도 없는 말로 대중을 현혹시켜 송 장군을 불효 막심한 사람으로 몰고 가려고 하다니. 대체 무슨 속셈인 거냐?”이때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설마 적국의 첩자가 일부러 송 장군을 깎아내리려는 건 아니겠지?”그러자 다른 한 명이 말했다.“그럴 수도 있지. 다들 잊었어? 송씨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서경의 첩자에게 죽임을 당했잖아. 저 사람이 우리 상국 진성에 숨어 있던 첩자일지도 몰라. 빨리 관청에 보고해.”설화인은 당황해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아니, 아니야. 난 서경의 첩자가 아니야. 나는…….”“서경의 첩자도 아닌데 왜 송 장군을 헐뜯는 거냐?”“그러게, 대체 무슨 속셈인 거냐?”“도망가지 못하게 에워싸라.”누군가가 외치자 사람들은 줄줄이 앞으로 막아 설화인은 도망가지도 못하고 삿대질을 당했다.진복은 2층 옥탑방 입구에 서서 설화인이 포위된 채 삿대질을 받는 것을 보고서야 웃으며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감정은 직접 나와서 해명하고 관청에도 보고했는데 장공주를 불어내지 않더라도 그녀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었다. 아마도 이 설화인들을 모두 매수해야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설화인이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며칠 사이에 소문에 진성에 쫙 펴졌는데 관청이 개입해서 하나하나 추적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진복은 국공부로 돌아가 아가씨에게 말해줬다. 송석석은 양 마마와 손수건을 수놓고 있었는데 보고를 듣고 그저 엷은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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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29화

    가의 군주가 후부로 시집갈 때 지금의 평양후는 세자였고, 선후께서 돌아가신 뒤 평양후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작위를 맡은 후에 가의 군주가 후 부인이 되었다. 하지만 만약 노부인이 계시지 않았다면 아마 백 년 가문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을 것이다. 평양후 가문에는 부인이 4명이 있었는데, 가의 군주는 모든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시집갈 때 자신의 군주 신분을 믿고 온갖 참견을 하고 심지어 조정의 일까지 관여하려고 해 모든 사람의 미움을 받았다. 그래서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고, 난장판이 되어 돈을 많이 썼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미움까지 샀다. 몸조리 중이었던 노부인은 화가 나서 기절했고 단신의에게 치료를 받고 서야 아픈 채 집안의 중재를 맡았다. 이런 백 년 가문에서는 가문에 관한 일은 조금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데 가의 군주가 너무 소란을 피워서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화가 나서 숨이 붙어있는 한 가문을 가의 군주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평양후의 첩은 노부인 친정의 사촌 조카딸로서 비록 첩으로 들어갔지만 노부인이 예뻐하는 데다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임을 했다. 지금은 1남1녀를 낳아 키우고 있어 지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평양후부에서는 하인을 박대하고 첩을 억압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첩도 본분을 지켜야 하고 규칙도 엄청 엄격했다. 그래서 가의 군주는 적자를 낳거나 노부인께서 돌아가셔야 평양후부를 관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매일 친정에 가서 장공주 어머니의 비호를 청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오늘 경조부에서 사람이 왔는데 가의 군주에게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노부인이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국공부의 여식인 송석석을 모욕한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평양후 노부인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가의 군주가 한 일이라고 확신했다.노부인은 국공부와 왕래가 없었고, 송 부인과도 관가들의 경조사에서만 만난 적이 있는 사이였다. 나중에 팔찌 하나로 접점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0화

    경조부 쪽도 당연히 공주부로 갔다. 설화인들이 장공주부의 집사한테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자수를 했으니 경조부도 관례에 따라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장공주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공양이 직접 나서서 협상하는 말투로 교류했다. 아니나 다를까 장공주는 아무 사람을 찾아 죄를 인정했고 공양은 고민하지 않고 사람을 데려갔다. 그리고 설화인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하지만 관청에서는 그들에게 3일의 시간을 주어 사람들에게 이 일을 해명하고 국공부의 송 아가씨에게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경조부가 소란스럽게 평양후부에 가서 가의 군주를 찾아 장공주가 다른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웠지만 가의 군주의 죄는 씻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설화인에게 3일의 시간을 주는 건 장공주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협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니 매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장공주는 혜 태비에게서 받은 3천 냥을 전부 쓰고도 일부를 더 보탰다. 설화인들은 그 돈을 가지고 한 명씩 국공부로 찾아가 사과하고 배상금을 주었다. 물론 그들은 송석석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요란스러운 사죄방식이 많은 백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진복이 국공부의 문 앞에서 그들의 사과와 배상을 받았는데 그들은 모두 돈 때문에 송 아가씨를 욕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 백성들이 소리쳤다. “돈을 준 사람이 가의 군주 아니야?” “가의 군주냐? 아님 장공주냐?” “아이고,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장공주의 미움을 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장공주의 생일잔치에서 송 아가씨가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 그림을 선물했는데 짝퉁이라고 모함하면서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 던데.”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를 찢었다고? 세상에. 장공주께서 시화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심청화 선생의 그림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데.” “찢어서 어디에 버렸 대요? 내가 가서 주워 오게.” “듣자 하니 가의 군주가 찢었다는데 평양후의 부인이 심청화 선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1화

    평양후부의 노부인은 그녀의 당당하고 맑은 눈동자를 보고,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제야 이 일을 평양후부의 탓으로 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마음을 놓았다.모든 것을 제쳐놓고, 평양후부는 괜히 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북명왕이든 국공부든, 그녀는 그들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적어도 그들이 세운 군공을 보면, 그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다. 평양후부는 그들과 불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잘 지내야 한다.노부인은 한숨을 쉬었다."아가씨가 사리를 안다지만 나도 너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네. 이 일을 감정에서 해명하지 않았다면 아가씨는 앞으로 불효의 오명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네. 누구에게나 이것은 파멸에 가까운 타격이네."송석석은 고개를 저었다."노부인, 이것은 저한테 있어 큰 타격이 아닙니다. 그저 쓸데없는 헛소리일 뿐입니다."이 일도 아무렇지 않단 말인가?노부인은 깜짝 놀라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노부인은 그녀가 애써 대범한 척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평온한 표정으로 보아 확실히 개의치 않는 듯하다.다시 곰곰이 생각하니 노부인은 그녀가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이런 헛소문에 그녀가 몇 년 동안 겪은 일을 비하면 확실히 아무것도 아니다.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전사하고 온 집안이 참혹히 죽임을 당했다. 노부인은 비록 송석석과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눈앞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를 다시 보니 저도 몰래 마음이 아팠다.그 시일은 그녀에게 있어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의기소침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낸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도화창을 들고 전장에 나가 적을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송가의 정신이 우뚝 솟아 있다.노부인은 송석석과 일찍 왕래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평양후부 지금의 후손들은 송석석에게 배워야 한다.노부인은 오늘 구슬 무늬가 새겨진 금팔찌를 선물로 준비해 왔다.노부인은 하인에게 상자를 열어 송석석에게 전하라 명한 뒤 직접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2화

    평양후부 노부인이 말했다."자네 말도 맞네. 비록 아쉽지만 내가 도리를 따지니 자네의 어머니도 팔찌를 돌려주었고 금경루도 돈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네. 만약 내 물건을 함부로 판 사실이 맞았다면 이 일도 여기까지 아주 합당하게 처리된 셈이네."송석석은 그녀의 말을 듣고 분명 후속이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노부인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팔찌를 가지고 돌아온 후에야 나는 발견했네. 내가 주문한 팔찌에는 보석이 다섯 개 있었지만 내가 갖고 온 팔찌는 여섯 개가 있었네. 그럼, 분명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니네. 사람을 보내 금경루에 가 묻게 했더니 그제야 내 팔찌를 만들기로 한 장인이 일을 저질러 도망을 갔고 내 팔찌도 함께 갖고 간 것을 알았네. 그리고 이 팔찌는 확실히 자네의 어머니가 자네에게 혼수를 해주려 주문한 것이 맞았네. 하지만 자리에 다른 손님이 있다 보니 금경루는 장인이 도망친 이유를 말할 수 없었지. 이튿날에 먼저 사람을 보내 나에게 설명하려 했으나 내가 먼저 이상함을 발견하고 사람을 보내 사실을 알게 되었네."송석석은 멈칫했다. 어머니가 혼수로 해주려는 것이라니."나는 바로 팔찌를 돌려보내 금경루에게 자네의 어머니 앞으로 돌려보내라 했네. 하지만 금경루는 자네의 어머니가 이미 다른 것을 샀다고 했고, 송부인도 사람을 보내 내가 마음에 들어 하니 양보하겠다고 했지. 내가 팔찌를 했었던 게 신경 쓰여 혼수로 줄 수 없다고 생각해 돌려받지 않았다고 생각했었지."평양후부 노부인은 말을 마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이 일은 비록 큰일이 아니지만 시종 마음이 불편했네. 게다가 송가가... 어쨌든 내가 꼈다는 것을 개의치 않고 이 팔찌를 받아주게나. 자네의 어머니가 준비한 혼수네."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다시 한 마디 덧붙였다."전후 사정을 알고 난 후 이 팔찌를 더 이상 하지 않았네. 늘 나의 개인 창고에 넣어뒀으니 못 믿겠으면 내 곁에 있는 하녀에게 묻게나."노부인 옆에 있던 마마가 인사를 올리고 말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3화

    평양후부 노부인은 은 한냥만 받겠다고 고집했다. 송석석이 아무리 말해도 그녀는 더 받으려 하지 않았다.송석석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마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평양후부 노부인은 떠날 때 이렇게 말했다."나와 인연이 있는 것 같으니 앞으로 시간이 나면 후부로 와서 앉다 가게나. 아니면 내가 국공부에 와서 자네와 얘기를 나누어도 되네."이건 앞으로 두 집안이 가까이 지내려는 뜻이다.송석석은 아부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히 알고 있다. 평양후부의 가풍을 그녀도 다소 알고 있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다. 백 년 동안 늘 세가였고 가문 자제들 중 조정에서 벼슬을 하고 지위 높고 권세가 높은 사람도 적지 않다.어쨌든 친구가 많은 것은 적이 많은 것보다 낫다. 게다가 팔찌의 인연도 있다.송석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직접 배웅했다."저도 노부인과 인연이 있으니 좋다마다요."노부인을 떠나보내고 송석석은 어머니의 명슬당에 가서 어머니가 즐겨 앉는 의자에 앉아 팔찌를 손목에 찼다. 눈을 감으니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보주는 감히 들어가서 방해하지 못하고 몰래 밖에서 눈물을 훔쳤다.아가씨는 항상 괴롭고 힘든 일을 말하지 않고 남에게 보여주려 하지도 않는다.팔찌의 일을 양 마마와 황 마마는 알고 있다.저녁 식사 때 양 마마가 이 옛일을 말해주었다.그녀는 아가씨의 붉게 부은 눈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부인께서는 아쉬워하셨습니다. 하지만 금경루가 사실을 말하지 않는 데다 상대가 평양후부의 노부인이었습니다. 부인은 팔찌로 인해 평양후부와 불쾌한 일을 만들어 미움과 원한을 사려하지 않았고 가문이 의지할 데 없는 것을 걱정했습니다... 어휴, 그래서 팔찌를 양보하고 금경루에 다시 하나 만들라 하려 했지만, 시간도 부족한 데다 평양후부 노부인이 같은 것을 갖고 있으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포기하셨었죠."황 마마는 눈물을 훔치고 울먹이며 말했다."이렇게 돌고 돌아 결국 팔찌가 아가씨한테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부인께서 준비한 혼수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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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동안 돌아본 후, 수란키가 송석석에게 말했다. "귀국에 단신의라는 신의가 계십니다. 그분이 만든 단설환의 한 가지 재료인 설연화가 귀국에서 생산량이 매우 적다고 알고있습니다. 남강에 있기는 하지만, 설산 정상에 자생하고 있어 채집하기 매우 어려우며, 또한 드뭅니다. 하지만 저희 쪽에서는 설연화가 그리 희귀한 것이 아닙니다. 고산지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요. 그가 사용하는 설연화는 모두 서경 약장수에게 몰래 사서 쓰는 것으로,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그 가격으로 단설환을 팔면, 한 알을 팔아서 한 알을 잃는 셈입니다."송석석은 단설환이 부족한 이유가 일부 약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단 백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약재가 부족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서경과 상국은 그동안 무역을 하지 않았고, 특히 약재는 더 조심스럽게 다뤄졌기 때문에 그가 서경 사람에게 약재를 산 것을 비밀로 한 이유가 이해가 됐다.수란키와 원신제는 한 마음으로 이렇게 세세하게 조사를 진행했으며, 두 나라 간에 상호 교역을 이루려는 계획이 이미 있었을 것이다. 안풍친왕을 불러들인 것도 이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단설환은 생명 구제용 약이라, 만약 약재만 부족하지 않다면 평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실로 민생에 큰 이익이 된다. 송석석은 그들이 지나쳤던 약재 시장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럼 왜 약재 시장에서는 설연화를 본 적이 없죠?" 수란키가 웃으며 답했다. "그건 당연합니다. 우리 서경에서 설연화가 많이 자생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희귀한 재료입니다.고산지대를 올라가야만 채집할 수 있기에 위험하기도 하지요. 게다가 약효가 뛰어나지 않습니까. 심장을 강하게 하고 통증을 멈추는 효과가 있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법이 없습니다. 송대감께서 믿지 못하신다면, 제가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설연화 한 바구니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것을 상국으로 가져가서 단신의께 검증받으시면 됩니다."그는 말을 마친 후 시 사람을 시켜 설연화 한 바구니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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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앉은 자리는 북당이 이번 협상에서 취한 입장을 대표했다.그는 중립의 위치에 있었다. 송석석은 다시 한 번 국가가 강성한 것이 정말 좋다며 감탄했다. 협상의 처음 부분은 조금 지루했다. 양쪽 모두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강조하였고, 양쪽의 역관들이 그것을 전달하며, 모두 역사적 문제를 강조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양보를 한다면 계속해서 양보하게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따라서 첫 번째 협상에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데 그쳤다. 다음 날, 바로 두 번째 협상이 시작되었다. 역시 초반에는 전날처럼 양쪽에서 강조하는 말들이 오갔다.그러다가 잠시 후, 안풍친왕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렇게 계속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두 나라의 국경 문제는 이미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고, 이것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국경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본왕은 두 나라가 서로 친선을 맺고, 서로 침범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 두 나라가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안풍친왕은 한 장의 목록을 꺼냈다. 그 목록에는 양국의 상품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 중에는 곡물, 가축, 비단, 직물, 수공예품, 찻잎, 모피, 도자기, 종이, 벼루, 각자의 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약초, 향료, 청염, 철광, 옥석 광물 등이 있었다. 양쪽은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처음의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막대한 이익 앞에서, 어떤 일들은 협상이 가능했다. 협상이 되지 않으면 잠시 미룰 수도 있었다. 수년간의 전쟁은 두 국가의 국고를 이미 소진시켰기에 양쪽 모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북당의 발전 경험에 따르면,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억제하는 것은 뒤처진 생각이며, 농업과 상업을 동시에 중시하는 것이 살길이었다. 상업세 또한 매우 높았다. 안풍친왕의 이 목록 덕분에 두 나라는 국경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1화

    하지만 송석석은 서경의 종친과 관리들이 북당이 협상에 개입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람이 역력했다.놀란 마음이 지나고 나자, 그들은 기쁨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들은 북당이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서경을 위한 든든한 지원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송석석은 이 장면을 보며 오히려 안심을 했다. 정말 그렇다면 원신제가 미리 그들에게 이를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협상에 참여하는 관리들에게는 알렸어야 하는데, 그녀가 왜 말을 하지 않았는지이제야 확실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녀도 서로 양보하는 방향으로 가길 원했지만, 궁정의 문무 백관들 중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신복하는 북당 안풍친왕을 초대한 것이었다.이렇게 보니, 어제 원신제가 그녀와 시만자를 궁으로 부른 이유도 이해가 되었다. 처음에 말했던 그런 것들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여성의 과거 시험을 예로 든 것은, 그녀의 많은 결정들이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말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여기까지 분석을 마친 송석석은 점점 더 낙관적이게 되었다.궁중 연회가 끝난 후, 북당 사람들은 대접을 받으며 떠났다. 그들은 그 한 끼를 제외하고는 의견을 거의 내비치지 않았으며, 단지 짧은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었다.그들이 떠난 후, 상국의 사절단도 일어나 인사를 하며 물러났다. 모두가 돌아가서 협상 준비를 해야 했다. 수란키가 제공한 일정을 따르면, 이틀 후부터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었다.황궁 별관에 돌아가자, 이덕회는 모두를 모아 앉히고 논의했다.사실상 또 다른 진부한 이야기였다. 이번에도 양보를 해야 한다면, 모두가 지도 위에서 함께 논의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출발하기 전에 황제가 이미 양보의 한계를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양보를 하게 되면 돌아가기도 어렵고, 역사적인 죄인이 될 수도 있었다.그래서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으며, 그저 지도만 바라보며 각자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0화

    사실 이런 자리에서는 모두 입맛이 그다지 좋지 않기 마련인지라, 많은 음식들이 한 입 먹고 나면 다시 치워지곤 한다.하지만 북당의 사람들은 정말 음식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요리가 나와도 모두 다 먹어버렸으며, 가득 채운 술잔도 순식간에 비웠다. 그들을 시중드는 궁인들도 꽤 힘들었을 것이었다.시만자는 그들이 춘만루에서 먹었던 그 한 끼를 떠올렸다. 그때도 남은 음식이 하나도 없이 모든 것이 비워졌었다.그녀는 송석석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식사 소리 외에는 아무 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에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그러나 그들은 눈짓만으로도 서로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시만자는 북당 사람들이 이곳에 등장한 것이 협상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했고, 송석석도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그들이 중재자로 온 것인지, 아니면 서경을 돕기 위해 온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만약 중재자라면 협상 또한 오래 걸리지 않고 조약을 체결할 수 있을 테니 더 좋을 것이었다.하지만 만약 서경을 돕기 위해 온 것이라면 협상은 공방전이 될 것이 분명했다. 북당이 그들의 방패가 된다면 상국이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 틀림 없으니 말이다.이덕회와 홍려사경 등 상국의 사절단들은 상황을 어느 정도 눈치챈 듯 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의 그 기쁨을 잃은 대신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눈앞의 음식도 별로 먹고 싶지 않은 듯했지만, 모두가 식사를 하고 있었기에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먹었다.이 궁중 연회는 그들이 참석했던 연회 중 가장 이상한 연회였을 것이다. 마치 폭풍이 다가오는 듯한 무서운 고요함이 느껴졌다.궁중에서 준비한 요리는 총 32가지였다. 그러나 각 요리의 양은 매우 적었으며, 궁인들은 음식을 하나씩 들고 들어와서는 다시 하나씩 치워갔다.누군가 술잔을 들고 싶어했지만, 역시 원신제와 마찬가지로 한 번 쓱 훑어본 후, 술잔을 비우고 다시 내려놓고는 식사를 계속했다.마침내 32가지 요리가 모두 올라갔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9화

    다음날, 궁중 연회는 신시에 시작되었고, 여전히 수란키가 직접 그들을 맞아 궁으로 안내해주었다.예상했던 대로 즉위식은 이미 끝난 상태였고, 이번 연회의 주요 목적은 국경선의 협상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궁에 들어간 후에도 다른 나라의 사절단을 보지 못했다.궁 안은 황실의 측근과 문무 백관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은 상국의 사절단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친근한 분위기도 없었다.이런 자리에서는 역관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대화의 주제가 그리 넓지 않아, 서로 간단한 인사 정도만 나눌 뿐이었다.다른 나라의 사절단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입석할 때 원신제가 상국의 사절단에게 말했다."오늘 북당에서 귀빈들이 오십니다. 곧 도착할 것인데, 여러분이 그들과 바로 친해질 것이라 믿습니다."이덕회는 즉시 흥분하며 말했다. "북당의 귀빈이라 하셨습니까? 어떤 분이 오시는지요?"그가 흥분하는 것은 당연했다. 왕이장이 가져온 임양운의 육안총과 포차는 모두 북당에서 개량된 것이었고, 임양운 선생이 북당에서 배운 적이 있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상국의 병부상서로서 그는 정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북당은 상국이 항상 배우고자 했던 본보기였다. 그들의 첨단 무기와 치국책은 상국보다 훨씬 진보적이었다.물론 국가의 상황이 다르기에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을 테지만, 대화를 깊이 나누면 분명히 얻을 것이 있을 것이었다.원신제는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도착하면 알게 될 것입니다."연회는 지루하고 피곤했지만, 북당의 귀빈이 온다면 그 이야기는 달라진다.모두가 기대하고 있을 때, 한 외침이 들렸다.“북당 안풍친왕과 왕비께서 도착하셨습니다!"이덕회는 놀라서 입을 막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송석석도 사부로부터 안풍친왕의 호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사부는 그를 매우 존경한다고 했다. 생각치도 못하게 오늘 그를 만날 수 있으니 그녀도 말할 수 없이 기뻤다.반면, 만두와 몽동이 그들은 비교적 담담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8화

    원신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씁쓸한 게 한 가지 더 있네. 지금까지 짐은 장공주의 신분으로 여인에게도 과거 시험을 볼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높이 외쳤지. 하지만 황제가 된 지금, 어쩔 수 없이 각 세력들의 이익을 고려해줘야 하고 그자들이 짐에 대한 적대심과 경계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네. 짐은 이제 고려한 일이 더 많아졌어. 가끔은 속에 천불이 나서 반대파 세력들의 가슴에 칼을 꽂고 싶기도 하네.”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송석석이 대꾸했다.“사실 한 나라의 황제나 대신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결국 최종 목적은 같지 않겠습니까? 폐하께서도 그렇듯 다들 나라의 안정과 백성들의 평안을 바라고 있는 겁니다. 나라에 영원히 전란이 일어나지 않고 창성해야 폐하께서 원하시는 개혁을 진행하셨을 때 반대의 목소리가 잦아드는 것입니다. 그러니 폐하, 현재 가장 중요한 건 폐하의 자리부터 굳건히 지키시는 겁니다.”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원신제는 송석석의 말뜻을 확실하게 알아들었다. 현재까지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고 각 세력들의 제지도 심하기에 이 국면을 해결하는 것도 충분히 힘든 일이다.황제의 자리도 흔들리고 있는 지금, 원신제가 개혁까지 고집하려는 건 더욱 위험한 일이었기에, 미래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시만자 또한 송석석의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사실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데에 방법이 한 가지밖에 없는 건 아닙니다. 강경하게 상대방과 맞서 싸우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는 가장 현명하지 못한 하책입니다. 한 사람의 성격도 바꾸기 쉽지 않은데 천 년이나 넘게 지속된 규정을 바꾸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폐하께서 관념의 씨앗을 심으시면 언젠가 누군가가 폐하께서 남긴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갈 것입니다.”잠시 머뭇거리던 시만자는 이내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저와 석석도 매산에서 무술을 공부할 때 그랬습니다. 다들 저희를 비웃고 하찮게 여겼지만 저희는 결국 실력으로 그자들을 한 명씩 쓰러트렸습니다. 구호만 외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실력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7화

    서경의 황궁은 금빛으로 반짝였으며 기세가 어마어마했다. 어둠이 깃든 고요한 밤에는 기 장엄함이 더욱 돋보였다.첫 번째 궁문을 들어서고 나서도 마차는 궁 안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었다.궁 안 곳곳에는 커다란 나무들 위에는 등불이 잔뜩 걸려 있어 대낮처럼 밝았으며, 누군가가 몰래 나무 위에 숨어있는다고 해도 너무 밝아서 바로 들킬 정도였다.수란키는 앞장서서 걷다가 한 궁전 밖에 도착했는데, 궁녀 두 명이 다가와 수란키와 서경 언어로 몇 마디 나누다가 고개를 돌려 송석석과 시만자에게 환하게 웃으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수란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송 대감님, 만자 낭자, 폐하께서 두 분에게 궁전으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두 궁녀가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송석석과 시만자는 이내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휘황찬란한 궁전 내부에는 커다란 조각 기둥이 양측에 세워져 있었으며 그 모습은 압박감이 넘쳤다.원신제는 용상에 앉아 환한 미소로 두 사람을 반겼지만 얼굴에는 피로함이 가득해 보였다.송석석과 시만자는 이내 인사를 올렸고 원신제는 그들에게 편하게 앉으라고 했다.그리고는 송석석을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짐은 송 대감이 사절단과 함께 이곳으로 온다고 하여 며칠 전부터 계속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 너무 반갑네.”송석석은 웃으면서도 진지하게 대답했다.“폐하께서 황위에 오르셨다는 소식을 듣고 소인도 너무 기뻤습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신 걸 감축드립니다.”송석석은 원신제를 힐끔 쳐다보았다. 원신제에게서 냉옥 장공주의 모습이 보였고 예전과 크게 변한 건 없었으며 여전히 피로해 보이고 여전히 진중하고 엄숙했다.냉옥 장공주에게 있어서 황제의 역할이든 실권을 손에 쥔 장공주 역할이든 똑같이 신경 쓸 일이 많을 것이다.“원하는 바를 이루느라 많이 힘들었네. 하지만 다행히도 이제 일처리는 훨씬 쉬워졌네.”원신제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조금 뒤, 궁녀들이 서경 특색이 돋보이는 다과들을 내왔다. 송석석과 시만자는 조금 전에 저녁 식사를 했기에 배가 고프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6화

    서경 수도에 도착했을 땐 8월 13일이었기에, 송석석 일행이 떠난 지 한 달은 족히 넘은 상황이었다. 점심이 되자, 햇빛이 따스하게 비추어졌다.진왕은 마차 안에 몸을 웅크려 누운 채 입성에 진입했다. 하지만 마지막 자객들은 머릿수도 많고 기세도 등등해, 서경 지대에 들어서고 나서도 송석석 일행은 총 일곱 번이나 습격을 당했다. 현갑군은 대부분 부상을 당했고 시만자마저 어깨가 칼에 찔렸지만 다행히 신경까지 다치지는 않았다.진왕이 이렇게까지 크게 논란 건, 자객에게 습격을 당할 당시, 그는 변소 안에 있었다.일을 마치고 변소를 나선 순간, 갑자기 나타난 자객이 검으로 진왕의 가슴을 베었고 그 검을 진왕의 가슴에 꽂으려던 순간, 송석석이 제때에 나타나 손에 들고 있던 검을 한 발 빠르게 자객의 가슴에 꽂았다.하지만, 이내 자객의 머리채를 뒤로 확 잡아당긴 덕분에 진왕은 무사할 수 있었다.그는 가슴팍이 조금 베인 게 전부였지만 큰 중상을 입은 것 마냥 밤새 괴로운 신음소리를 내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다. 수도에 도착하자 수란키가 관원들을 데리고 성문 앞에 서서 진왕을 반겼다. 수란키는 이제 서경의 승상이 되었다.한눈에 송석석을 알아본 수란키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송 장군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여전히 기품이 넘치시네요.”송석석은 말에서 내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인사를 하며 상대방을 힐끗 살폈다. 솔직히 조금 전에 수란키를 알아보지 못했다.전보다 훨씬 늙어 보였고 백발인 데다가 수염도 허옇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카리스마가 넘쳤고 남강 전장에서 봤을 때보다 되레 활기가 넘쳐 보이기까지 했다.남강 전장에서 봤던 수란키는 온몸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위엄이 넘치고 엄숙한 그는 삶의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며 그저 복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그런 느낌이었다.“승상께서 이렇게 직접 마중까지 나오시고.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네요.”송석석이 웃으면서 말하자 수란키가 호탕하게 웃었다.“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5화

    한편, 크게 놀란 진왕은 태의를 불러 심신을 안정할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았다.송석석이 찾아갔을 때, 진왕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덜덜 떨리는 입술로 송석석에게 자객은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송석석이 진왕에게 자객이 도망쳤다고 얘기하고 나서야 그는 조금 안정을 찾은 듯했다.사실 진왕을 보필하는 사람들이 자객이 도망쳤다고 진작 얘기했지만 진왕은 믿지 않았다. 이제 송석석에게서 듣고 나니 그제야 안심이 된 것이다.송석석은 진왕에게 몸조리 잘 하라고 당부한 뒤 방을 나섰다.이와 동시에, 이덕회는 나머지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병부 상서인 이덕회는 지금까지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전부 겪어 보기도 했고 또한 왕비와 현갑군을 믿었기에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한편, 매산 출신 몇 명은 한데 모여 전에 성릉관에서 만났던 검은 복장 차림의 무리들을 의심하고 있었다.어쩌면 그자들이 바로 자객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말이다.이 의심을 가장 먼저 제기한 건 바로 시만자였다. 그는 그 무리들이 갑자기 사라진 게 너무 수상했고 비밀 경로를 통해 계획적으로 도망친 거라고 확신했다.더군다나 조금 전 자객들도 전부 검은색 옷차림이었기에, 비록 머릿수가 조금 차이 나긴 했지만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 일부 사람들은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성릉관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출동했던 건 아마 우리한테 손을 쓰려고 그랬을 가능성이 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성릉관에서 우리를 죽이면 쉽게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포기한 거야.”시만자는 분석할수록 자신의 의심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고개를 돌려 송석석에게 물었다.“내 말이 맞는 것 같지 않아?”송석석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자들은 아니야. 정확히 얘기하자면 조금 전 자객들은 그자들보다 무술 실력이 확연히 떨어져. 그자들은 성릉관에서도 자유롭게 나타났다가 사라졌어. 그렇게 보면 네 의심이 성립되지 않다는 거지. 그자들은 성릉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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