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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공주부가 사주했다는 걸 증명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장공주가 매수한 많은 사람 중에 겁이 많은 사람이 있어 관아에서 심문을 하자 바로 자백했다.

공주부에 연루되자 공양은 일단 조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직접 국공부로 송석석을 찾아갔다.

송석석이 시집갈 때 연회를 크게 하지 않고 혼사를 조용히 치러 혜안후부에서도 셋째 부인만 보내 예물을 보냈을 뿐 결혼식 당일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송석석은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 진성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양과 몇 번 만나지 못했다.

그녀가 매산에서 돌아왔을 때, 혜안후부에서 둘째 형수를 만나러 왔던 여자들이 있었는데 공양은 한두 번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땐 송석석이 규칙을 배우고 있어서 얼굴을 가리고 인사만 하러 나왔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공양을 본 것은 온 집안이 멸살되었을 때, 그녀가 장군부에서 친정으로 돌아와 그가 피투성이가 되어 조카의 작은 머리를 안고 돌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는데, 눈빛이 비통하고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그가 직접 온다는 소식을 들은 송석석은 자수를 하고 있던 손을 떨며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흐르는 피를 보고 있자니 마치 어두운 밤의 악귀처럼 눈앞이 온통 새빨갛게 변했다.

송석석은 공양이 기껏해야 사람을 보낼 줄만 알았지 직접 올 줄은 몰랐다.

송석석은 마음을 다잡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그녀는 한참 정신을 가다듬고 서야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멸문 이후로 형수님들의 친정가문과 왕래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장군부에 있을 때는 마주칠 수 있는 자리는 모두 피했다.

왜냐하면 서로의 가슴에 묻어둔 화약의 심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만나지 않고 각자 위장하며 살아왔던 것이었다. 만나기만 하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아픔을 억누를 수 없을 테니까.

송석석은 평범한 옷을 갈아입고 넓은 소매 속에 숨겨둔 손을 떨었다.

그녀는 공양이 바닥에 앉아 서우의 머리를 안고 울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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