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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Author: 유애
공주부가 사주했다는 걸 증명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장공주가 매수한 많은 사람 중에 겁이 많은 사람이 있어 관아에서 심문을 하자 바로 자백했다.

공주부에 연루되자 공양은 일단 조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직접 국공부로 송석석을 찾아갔다.

송석석이 시집갈 때 연회를 크게 하지 않고 혼사를 조용히 치러 혜안후부에서도 셋째 부인만 보내 예물을 보냈을 뿐 결혼식 당일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송석석은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 진성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양과 몇 번 만나지 못했다.

그녀가 매산에서 돌아왔을 때, 혜안후부에서 둘째 형수를 만나러 왔던 여자들이 있었는데 공양은 한두 번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땐 송석석이 규칙을 배우고 있어서 얼굴을 가리고 인사만 하러 나왔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공양을 본 것은 온 집안이 멸살되었을 때, 그녀가 장군부에서 친정으로 돌아와 그가 피투성이가 되어 조카의 작은 머리를 안고 돌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는데, 눈빛이 비통하고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그가 직접 온다는 소식을 들은 송석석은 자수를 하고 있던 손을 떨며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흐르는 피를 보고 있자니 마치 어두운 밤의 악귀처럼 눈앞이 온통 새빨갛게 변했다.

송석석은 공양이 기껏해야 사람을 보낼 줄만 알았지 직접 올 줄은 몰랐다.

송석석은 마음을 다잡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그녀는 한참 정신을 가다듬고 서야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멸문 이후로 형수님들의 친정가문과 왕래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장군부에 있을 때는 마주칠 수 있는 자리는 모두 피했다.

왜냐하면 서로의 가슴에 묻어둔 화약의 심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만나지 않고 각자 위장하며 살아왔던 것이었다. 만나기만 하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아픔을 억누를 수 없을 테니까.

송석석은 평범한 옷을 갈아입고 넓은 소매 속에 숨겨둔 손을 떨었다.

그녀는 공양이 바닥에 앉아 서우의 머리를 안고 울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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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28화

    송석석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꼭 잡고 대답하고 얼굴을 돌려 눈물을 훔쳤다. 공양은 그녀의 보습을 보자 속으로 직접 온 걸 후회했다. ‘어쩌면 아직 만날 때가 아닌 것 같아. 나도 이렇게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데 여인인 송석석은 오죽하겠어? 아무리 전쟁터에 나가서 적의 머리를 베었다고 해도, 가족은 가장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한때 온 가족의 보배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봉변을 당해 혼 자 남았으니. 아무리 날개가 단단하다고 해도 마음속은 여리고 아플 거야.’공양은 한 번도 그 장면을 떠올리지 못했고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니지, 마주할 때가 된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평생 마음 아픈 가시가 될 테니까.’그는 입을 열었지만 자신의 원래 목소리를 찾을 수 없었다. “지나간 일은 이제 넘겨요. 저희도 앞으로 보고 가야죠. 북명왕과 약혼했다고 들었는데 축하도 못 드렸네요.” 송석석은 눈을 내리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는 기침을 몇 번 하고는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쪽과 전북망이 화리한 것도 우린 나중에 알았어요. 노부인이 사람을 보내 안부를 물으려고 했는데 당신이…….” 송석석은 목이 메인 소리로 말했다. “네, 저도 다 알아요.” 두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공양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요 며칠 아가씨께서 수효기간 내에 전북망에게 시집갔다는 소문 때문에 백성들이 모두 욕하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 감정이 나서서 사실을 밝히고 관아에 보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조사해 본 결과 장공주부의 집사가 사주했다 더군요. 그래서 아가씨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온 겁니다. 체면 상관하지 않고 처리할 것인지 아님 조용히 해결할 것인지요.” 그는 말을 마치고 계속 설명했다. “그쪽이 북명왕에게 시집을 가면 장공주에게 고모라고 불러야 하니까 관계가 틀어질까 봐 함부로 하지 못한 거예요. 만약 두렵지 않다면 아무리 장공주라고 해도 저희는 무서울 것 없습니다.” 송석석은 고개를 들어 공양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나도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29화

    가의 군주가 후부로 시집갈 때 지금의 평양후는 세자였고, 선후께서 돌아가신 뒤 평양후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작위를 맡은 후에 가의 군주가 후 부인이 되었다. 하지만 만약 노부인이 계시지 않았다면 아마 백 년 가문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을 것이다. 평양후 가문에는 부인이 4명이 있었는데, 가의 군주는 모든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시집갈 때 자신의 군주 신분을 믿고 온갖 참견을 하고 심지어 조정의 일까지 관여하려고 해 모든 사람의 미움을 받았다. 그래서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고, 난장판이 되어 돈을 많이 썼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미움까지 샀다. 몸조리 중이었던 노부인은 화가 나서 기절했고 단신의에게 치료를 받고 서야 아픈 채 집안의 중재를 맡았다. 이런 백 년 가문에서는 가문에 관한 일은 조금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데 가의 군주가 너무 소란을 피워서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화가 나서 숨이 붙어있는 한 가문을 가의 군주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평양후의 첩은 노부인 친정의 사촌 조카딸로서 비록 첩으로 들어갔지만 노부인이 예뻐하는 데다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임을 했다. 지금은 1남1녀를 낳아 키우고 있어 지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평양후부에서는 하인을 박대하고 첩을 억압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첩도 본분을 지켜야 하고 규칙도 엄청 엄격했다. 그래서 가의 군주는 적자를 낳거나 노부인께서 돌아가셔야 평양후부를 관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매일 친정에 가서 장공주 어머니의 비호를 청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오늘 경조부에서 사람이 왔는데 가의 군주에게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노부인이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국공부의 여식인 송석석을 모욕한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평양후 노부인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가의 군주가 한 일이라고 확신했다.노부인은 국공부와 왕래가 없었고, 송 부인과도 관가들의 경조사에서만 만난 적이 있는 사이였다. 나중에 팔찌 하나로 접점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0화

    경조부 쪽도 당연히 공주부로 갔다. 설화인들이 장공주부의 집사한테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자수를 했으니 경조부도 관례에 따라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장공주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공양이 직접 나서서 협상하는 말투로 교류했다. 아니나 다를까 장공주는 아무 사람을 찾아 죄를 인정했고 공양은 고민하지 않고 사람을 데려갔다. 그리고 설화인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하지만 관청에서는 그들에게 3일의 시간을 주어 사람들에게 이 일을 해명하고 국공부의 송 아가씨에게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경조부가 소란스럽게 평양후부에 가서 가의 군주를 찾아 장공주가 다른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웠지만 가의 군주의 죄는 씻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설화인에게 3일의 시간을 주는 건 장공주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협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니 매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장공주는 혜 태비에게서 받은 3천 냥을 전부 쓰고도 일부를 더 보탰다. 설화인들은 그 돈을 가지고 한 명씩 국공부로 찾아가 사과하고 배상금을 주었다. 물론 그들은 송석석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요란스러운 사죄방식이 많은 백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진복이 국공부의 문 앞에서 그들의 사과와 배상을 받았는데 그들은 모두 돈 때문에 송 아가씨를 욕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 백성들이 소리쳤다. “돈을 준 사람이 가의 군주 아니야?” “가의 군주냐? 아님 장공주냐?” “아이고,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장공주의 미움을 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장공주의 생일잔치에서 송 아가씨가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 그림을 선물했는데 짝퉁이라고 모함하면서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 던데.”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를 찢었다고? 세상에. 장공주께서 시화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심청화 선생의 그림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데.” “찢어서 어디에 버렸 대요? 내가 가서 주워 오게.” “듣자 하니 가의 군주가 찢었다는데 평양후의 부인이 심청화 선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1화

    평양후부의 노부인은 그녀의 당당하고 맑은 눈동자를 보고,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제야 이 일을 평양후부의 탓으로 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마음을 놓았다.모든 것을 제쳐놓고, 평양후부는 괜히 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북명왕이든 국공부든, 그녀는 그들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적어도 그들이 세운 군공을 보면, 그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다. 평양후부는 그들과 불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잘 지내야 한다.노부인은 한숨을 쉬었다."아가씨가 사리를 안다지만 나도 너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네. 이 일을 감정에서 해명하지 않았다면 아가씨는 앞으로 불효의 오명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네. 누구에게나 이것은 파멸에 가까운 타격이네."송석석은 고개를 저었다."노부인, 이것은 저한테 있어 큰 타격이 아닙니다. 그저 쓸데없는 헛소리일 뿐입니다."이 일도 아무렇지 않단 말인가?노부인은 깜짝 놀라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노부인은 그녀가 애써 대범한 척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평온한 표정으로 보아 확실히 개의치 않는 듯하다.다시 곰곰이 생각하니 노부인은 그녀가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이런 헛소문에 그녀가 몇 년 동안 겪은 일을 비하면 확실히 아무것도 아니다.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전사하고 온 집안이 참혹히 죽임을 당했다. 노부인은 비록 송석석과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눈앞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를 다시 보니 저도 몰래 마음이 아팠다.그 시일은 그녀에게 있어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의기소침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낸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도화창을 들고 전장에 나가 적을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송가의 정신이 우뚝 솟아 있다.노부인은 송석석과 일찍 왕래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평양후부 지금의 후손들은 송석석에게 배워야 한다.노부인은 오늘 구슬 무늬가 새겨진 금팔찌를 선물로 준비해 왔다.노부인은 하인에게 상자를 열어 송석석에게 전하라 명한 뒤 직접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2화

    평양후부 노부인이 말했다."자네 말도 맞네. 비록 아쉽지만 내가 도리를 따지니 자네의 어머니도 팔찌를 돌려주었고 금경루도 돈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네. 만약 내 물건을 함부로 판 사실이 맞았다면 이 일도 여기까지 아주 합당하게 처리된 셈이네."송석석은 그녀의 말을 듣고 분명 후속이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노부인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팔찌를 가지고 돌아온 후에야 나는 발견했네. 내가 주문한 팔찌에는 보석이 다섯 개 있었지만 내가 갖고 온 팔찌는 여섯 개가 있었네. 그럼, 분명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니네. 사람을 보내 금경루에 가 묻게 했더니 그제야 내 팔찌를 만들기로 한 장인이 일을 저질러 도망을 갔고 내 팔찌도 함께 갖고 간 것을 알았네. 그리고 이 팔찌는 확실히 자네의 어머니가 자네에게 혼수를 해주려 주문한 것이 맞았네. 하지만 자리에 다른 손님이 있다 보니 금경루는 장인이 도망친 이유를 말할 수 없었지. 이튿날에 먼저 사람을 보내 나에게 설명하려 했으나 내가 먼저 이상함을 발견하고 사람을 보내 사실을 알게 되었네."송석석은 멈칫했다. 어머니가 혼수로 해주려는 것이라니."나는 바로 팔찌를 돌려보내 금경루에게 자네의 어머니 앞으로 돌려보내라 했네. 하지만 금경루는 자네의 어머니가 이미 다른 것을 샀다고 했고, 송부인도 사람을 보내 내가 마음에 들어 하니 양보하겠다고 했지. 내가 팔찌를 했었던 게 신경 쓰여 혼수로 줄 수 없다고 생각해 돌려받지 않았다고 생각했었지."평양후부 노부인은 말을 마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이 일은 비록 큰일이 아니지만 시종 마음이 불편했네. 게다가 송가가... 어쨌든 내가 꼈다는 것을 개의치 않고 이 팔찌를 받아주게나. 자네의 어머니가 준비한 혼수네."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다시 한 마디 덧붙였다."전후 사정을 알고 난 후 이 팔찌를 더 이상 하지 않았네. 늘 나의 개인 창고에 넣어뒀으니 못 믿겠으면 내 곁에 있는 하녀에게 묻게나."노부인 옆에 있던 마마가 인사를 올리고 말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3화

    평양후부 노부인은 은 한냥만 받겠다고 고집했다. 송석석이 아무리 말해도 그녀는 더 받으려 하지 않았다.송석석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마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평양후부 노부인은 떠날 때 이렇게 말했다."나와 인연이 있는 것 같으니 앞으로 시간이 나면 후부로 와서 앉다 가게나. 아니면 내가 국공부에 와서 자네와 얘기를 나누어도 되네."이건 앞으로 두 집안이 가까이 지내려는 뜻이다.송석석은 아부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히 알고 있다. 평양후부의 가풍을 그녀도 다소 알고 있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다. 백 년 동안 늘 세가였고 가문 자제들 중 조정에서 벼슬을 하고 지위 높고 권세가 높은 사람도 적지 않다.어쨌든 친구가 많은 것은 적이 많은 것보다 낫다. 게다가 팔찌의 인연도 있다.송석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직접 배웅했다."저도 노부인과 인연이 있으니 좋다마다요."노부인을 떠나보내고 송석석은 어머니의 명슬당에 가서 어머니가 즐겨 앉는 의자에 앉아 팔찌를 손목에 찼다. 눈을 감으니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보주는 감히 들어가서 방해하지 못하고 몰래 밖에서 눈물을 훔쳤다.아가씨는 항상 괴롭고 힘든 일을 말하지 않고 남에게 보여주려 하지도 않는다.팔찌의 일을 양 마마와 황 마마는 알고 있다.저녁 식사 때 양 마마가 이 옛일을 말해주었다.그녀는 아가씨의 붉게 부은 눈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부인께서는 아쉬워하셨습니다. 하지만 금경루가 사실을 말하지 않는 데다 상대가 평양후부의 노부인이었습니다. 부인은 팔찌로 인해 평양후부와 불쾌한 일을 만들어 미움과 원한을 사려하지 않았고 가문이 의지할 데 없는 것을 걱정했습니다... 어휴, 그래서 팔찌를 양보하고 금경루에 다시 하나 만들라 하려 했지만, 시간도 부족한 데다 평양후부 노부인이 같은 것을 갖고 있으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포기하셨었죠."황 마마는 눈물을 훔치고 울먹이며 말했다."이렇게 돌고 돌아 결국 팔찌가 아가씨한테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부인께서 준비한 혼수가 마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4화

    가의 군주는 공주부로 돌아가 지냈다. 두 모녀는 욕설을 받으며 지냈다. 과거 백성들이 송석석을 욕할 때 그들이 얼마나 통쾌했다면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다.특히 공주부 첩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장 공주는 분노뿐만 아니라 믿는 수하가 무슨 소식을 밖으로 흘렸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일일이 조사하면 공주부는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이다. 게다가 가의 군주도 부군의 집안과 불쾌한 일이 있어 마음이 답답해 날마다 공주부의 시녀에게 화풀이를 했다.그녀는 친정으로 돌아가 며칠 지내면 평양후가 그녀를 데리러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평양후가 오긴커녕 후부의 하인도 청하러 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시어머니가 국공부로 가 송석석에게 사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녀 마음속 원망이 커져갔다. 보아하니 노부인이 있는 한 그녀는 권력을 잡을 수 없을 것이고 부군의 집에서 지위도 없다.그러나 악의를 여러 번 품어도 소용없다. 노부인 쪽의 음식은 집안사람들이 그녀를 경계하고 있어 움직일 수 없다.며느리로서 그녀는 군주라는 이유로 노부인에게 예를 올리러 가지도 않는다. 평소 무슨 일도 없으니, 그녀의 곁에 다가갈 수 없다.그들 모녀는 각자 걱정스러운 일이 있어 송석석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이날 송태공이 송석석을 청했다. 현재 그녀의 혼사가 정해졌지만 북명왕은 승작할 수 없다. 그러나 국공의 자리를 이렇게 사라지게 할 수 없으니, 태공은 가족 중에서 몇 명의 아이를 골라 키우다 품성과 지식 심사를 통과한 후 조정에 세자로 추천을 하자 의견을 주었다.송석석도 사실 이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외아들이라 그녀는 친숙부가 없었다.할아버지는 친동생이 둘이나 있으나, 그들은 이미 돌아가셨고 그들의 자녀들도 진성에 있지 않아 지금 인품과 덕행이 어떤지 모른다.그녀는 송태공에게 할아버지 형제의 후손들을 말했고 송태공은 손은 흔들었다."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았지만, 능력있는 아이가 없더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자료를 송석석에게 건네주었다.송석석은 몇 장 훑어보고 다시 닫았다. 모두 외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235화

    8월이 되니 곧 추석인데 사여묵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이번에 간 지 한 달이 되니, 송석석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저 한 마디 보고하고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매산을 간 지 이삼일에 며칠 묵은 것을 포함하고 길에 허비한 시간까지 더해도 열흘이면 돌아올 것이다.설마 매산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그러다 마침 시만자의 편지를 받았다. 시만자는 편지를 한 번에 몇 장이 되게 써 보냈다. 모두 매산에서 발생한 재미있는 일이었다.몽둥이가 연지를 사서 돌아가자, 스승님에게 감금되어 매를 맞지 않았다고 했다.송석석이 이겼다.그리고 편지에 그녀의 혼약을 축하하며 혼사를 올릴 때 매산의 친구들이 그녀에게 선물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그녀의 혼약은 매산에 소문이 자자하다. 즉 사야묵은 매산에 갔고, 만종문에 갔었다. 스승님은 사여묵이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혼사를 매산 전체에 전하지 않을 것이다.시만자는 사문이 지금 그녀를 위해 혼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편지에는 사여묵이 아직 매산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사람을 보내 북명왕부 쪽에 가보니 특별한 것 없었다. 다들 그저 바삐 혼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혜태비가 왕부로 들어가 지내는 일을 준비하고 있었다.송석석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붓을 들어 스승님께 편지를 써서 사람을 시켜 매산으로 보내라고 했다. 사여묵이 매산에 있는지 없는지는 편지를 보낸 사람이 돌아오면 알 수 있다.그러나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군무가 있을지도 모른다.며칠이 지나면 바로 추석이다.국공부에서도 일찍이 불을 켜놓아 추석 분위기가 났다.송편은 며칠 전에 양 마마가 직접 만들었다. 송석석이 맛이 좋다고 생각해 사람을 시켜 란군주와 평양후부 노부인에게도 보냈다.이모인 회왕비 쪽은 보내지 않았다. 그녀가 어떻게 대하면 송석석도 어찌 대할 것이다. 상대가 송석석에게 미안한 일이 있을지 몰라도 송석석은 빚진 것이 없다.궁 안에는 보낼 수 없었다. 태후가 부르지 않으면 그녀는 궁에 들

Pinakabagong kabanata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5화

    그의 이름은 신이었는데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 대해서 말할 때, 경멸하는 기색을 띠었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르는 사람까지 모두 침을 뱉으며 뻔뻔하다고 할 정도였다. 알다시피 애인과 야반도주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는 것보다 더 욕먹을 일이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후회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녀는 시집간 것을 후회하지 않지만 죄책감을 느끼긴 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시 씨 가문의 명성이 손상되어 형제자매들과 조카들이 혼사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신이는 시 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태어날 때부터 온갖 보살핌을 받아왔다. 먹는 것은 물론 모두 산해진미이고, 입는 것도 모두 능라 비단이었다. 게다가 보모님과 오라버니의 총애까지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녀에겐 한 가지 결함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열네 살 때까지 월사가 오지 않은 것이었다. 많은 의사들을 불러 진찰을 받고 밤낮으로 약을 먹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몸이 차서 그러니 몸조리를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몰래 의사가 부모님께 하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그가 몸이 차서 그런 병이 생긴 것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곳이 어린아이와도 같아서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마치 작은 꽃병과 같아서 꽃을 꽂을 수는 있지만 나무를 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건 불가능하다고 비유했다. 그녀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건 여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녀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중에 좋은 사람에게 시집가서 부군에게 첩을 들인 후, 첩이 낳은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우라고 조언해주었다.시 씨 가문이라는 후원이 있으면 그녀가 아이를 낳을 수 없어도 아무도 그녀의 지위를 흔들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 씨 가문의 재물은 그녀가 평생 부귀하게 살기에 충분했다. 신이의 조모도 그녀에게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자세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시 씨 가문의 딸이라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4화

    추운 겨울이 되자 눈이 내려 성릉관은 하얗게 뒤덮였다. 세상이 마치 깨끗해진 것처럼 보였다. 이황자는 몇 년 동안 너덜너덜한 승복을 입고 발우를 받쳐 들고는, 가는 길에 동냥을 하다가 절을 보면 이틀 묵으며 부처님께 참회하면서 살았다. 사실 그는 원래 있던 절에서 계속 지낼 수 있었다. 편안하진 않지만 풍찬노숙할 필요도 없고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그런 안일한 곳에서는 평생 죄를 씻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계속 길을 걷고 계속 고생해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했다. 그가 성릉관에 도착했을 때 짚신은 이미 찢겨 있었고 발바닥에는 두꺼운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이제는 신발을 신지 않고도 자갈이 가득한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추운 날씨에는 모든 옷을 껴입어도 추위를 막을 수 없었지만 이미 익숙해진 뒤였다. 그는 눈보라를 맞으며 성릉관에 위치한 감은사로 향했는데, 몇 년 동안 발걸음을 멈춘 적이 없는 탓에 고단함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심지어는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 그는 눈이 가득 쌓인 길에서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그는 따뜻한 두꺼운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그가 있는 방에는 숯불이 피워져 있었고, 살짝 열린 창문으로 눈에 눌려 허리가 굽은 나뭇가지가 보였다. 그는 눈동자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순간 욕심이 생겨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어졌다. 그런데 바로 그때, 문이 활짝 열렸다. 그가 벌떡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앞이 핑핑 돌더니 다시 힘없이 침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거라.” 이때 누군가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면서 약그릇을 그의 침대 옆에 놓았다. 그는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익숙해, 어지러움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 사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서우 형?!’ 그는 자신이 잘못 보았을까 봐 다시 자세히 보려 했지만, 몸이 너무 어지러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3화

    대황자는 봄 사냥 때 숙청제에게 꾸중을 듣고 돌아간 후 앓아누웠다. 당시 이황자와 서우가 모두가 걱정했는데 덕비는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황제폐하께서는 분명히 대황자를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덕비는 이황자를 안고 반드시 부지런해야 하고, 태부와 황숙의 말을 잘 듣고 누구보다 잘 배워 황형을 제압해야 한다고 당부까지 했다. 그로 인해 이황자의 마음은 몹시 복잡했다. 덕비가 줄곧 그에게 태자와 황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말해주었을 때 비록 그도 마음이 설렜지만 자신과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 그와 대황형, 서우 형, 그리고 셋째 동생이 사이가 좋아 도저히 대황형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매일 모순적으로 지내다 보니 오히려 학업이 나빠졌고 승마 연습을 할 때도 여러 번 실수를 했다. 하지만 덕비는 이상하게 그를 탓하지 않았고 며칠 동안 계속 게으르게 하라고 했다. 그렇게 덕비는 이황자를 데리고 복마마를 자주 뵈러 갔고, 복마마 궁전에서 숙청제를 만날 수도 있었다. 덕비는 며칠 동안 그곳을 드나들더니 어느 날 굳은 표정으로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차가운 말투로 청이에게 자신의 보살핌이 없으면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황제폐하를 자주 뵈러 갈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황자는 마음을 가다듬고 공부와 승마술에 전념했다. 이황자는 당시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몰랐고, 비록 매일 힘들긴했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웠기에, 계속 이렇게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숙청제의 천추세에 승마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니 세 황자와 서우도 가서 겨뤄 보기로 했다. 원래 그런 대회에서 황자들은 재미있게 참석만하면 되지만, 덕비는 그 경기를 몹시 중시했다. 덕비가 이황자에게 마름쇠를 건넬 때, 그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황자는 원하지 않았다. 그는 절대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대황형의 목숨을 앗으려 하다니, 이황자는 처음으로 어마마마가 무서워졌다.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2화

    이황자의 출가하기 전의 이름은 사범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황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평가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세 황자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진짜라고 믿으며,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이런 말로 인해 자랑스러워할 때마다 덕비는 매번 그를 바닥으로 밀쳤다. 그녀는 늘 연민과 복잡한 감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내 뱃속에서 태어나 평생 그 바보에게 밀리게 생겼구나. 바보 주제에 운은 또 얼마나 좋은 지.” 그는 어릴 때부터 그런 말을 귀에 익힐 정도로 들었다. 하지만 덕비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지 않고 매번 사적으로만 그에게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어마마마가 대황형을 가장 싫어하면서 왜 매번 자애롭고 온화한 눈빛으로 대황형을 보며, 분명 바보라고 해놓고 총명하다고 칭찬하는지 몰랐다. 이해가 안 돼서 몰래 청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청이는 한숨을 쉬며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황자 님, 마마께서는 이황자 님을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계신 거예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가 말을 들을 때마다 어머니는 기뻐하셨고 그에게 한숨을 쉬거나 애처로운 눈빛을 보이지 않았다. 숙청제가 그를 보러 올 때마다 덕비는 그가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려주었다. 그러자 숙청제는 그에게 어떤 책을 읽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을 기억했는지도 물었다.그는 매번 대답을 아주 잘해서 숙청제를 흡족하게 했다. 답은 모두 미리 외운 것이기 때문에 어려울 건 없었다.가끔은 숙청제가 그에게 대황형이 괴롭히거나 장난감을 빼앗지는 않는지 물어보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질문에도 정답이 있었는데, 그는 매번 자기가 동생이니 황형에게 양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황자가 매번 그렇게 대답할 때마다 숙청제의 눈빛은 몹시 복잡했는데, 이황자는 그 눈빛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숙청제가 잠시 침묵한 후에 그의 머리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1화

    어릴 때부터 친했던 두 친구는 각자의 분야에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수철이 약을 접하게 되면서 약과 의리는 그가 신약산장을 의지하는 모든 것이 되었다. 산에 내려가 의관을 차리고 사람들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매번 참기만 했는데 서우가 왔다 간 후 보내온 편지를 본 그는 산에서 내려갈 희망이 생겨 마음이 부풀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부상에 시달린 적이 있어서 열심히 통증과 부상을 치료하는 약을 연구했는데, 의술이 전면적인 나머지 뒤처지지도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지난 몇 년동안 한 번도 타오르지 않았던 한 줄기의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신약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는 자신이 설령 살아갈 수 있다 하더라도 이번 생은 그곳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신분과 얼굴을 바꾸고, 배운 것을 가지고 산에서 내려갈 수 있다면, 그는 유용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이상 숨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었다. 그 생각에 그는 며칠 동안 흥분한 상태로 제약 공장에서 먹고 마셨다. 사부님은 그런 그의 모습이 조금 두렵게 느껴져 사공에게 편지를 써 알리려고 했다. 그는 사부에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환한 미소를 띠었다. 그 웃음에 놀란 사부님은 심지어 무당을 불러 귀신이 씐 건 아닌지 보려고까지 했다. 하지만 서우 형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그는 사부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비록 그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나중에 너무 실망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항상 해야 했다. 날이 지나고 더위와 추위가 오가더니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추분, 날씨가 상쾌한 어느 가을, 하늘의 밝은 태양은 사람을 뜨겁게 하지 않았고 하얀 구름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어 들어오고 있었다. 서우는 다시 한번 신약산장에 발을 들였는데, 이번엔 그의 서동인 진소설을 데리고 왔다. 진소설은 몽동이를 따라 무술을 익혔다. 그런데 노력한 사람은 역시 보답을 받는다고, 비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0화

    “사정언, 너 말 좀 그만해.” 송석석은 눈살을 찌푸리고 서우에게 매달려 쉴 새 없이 말하는 딸을 혼냈다. 새빨갛게 그을린 작은 얼굴에 닭장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한 눈에 봐도 밖에서 뛰어놀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우가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쉬지도 않고 사촌 오빠에게 길에서 본 재미있는 일들을 물었다. “어머니.” 사정언은 눈을 크게 떴다.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니 왠지 억울해 보였다. 그녀의 외모는 부모님의 장점만 닮아 있었다.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촌 오라버니를 만나지 못했으니, 당연히 할 말이 많지요. 하루만 못 봐도 3년 못 본 것처럼 길게 느껴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대체 누가 그런 말을 가르쳐줬어?” 송석석이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 “왕사백이요. 그가 며칠 전에 매산으로 갔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시 고모를 안고 그렇게 말했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시만자는 고개를 숙여 송석석의 눈빛을 피했다. 그녀는 그때 정언이 나무 위에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알았다면 아이 앞에서 껴안고 그런 오글거리는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었다. 그녀는 이 아이가 말을 따라 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나이의 아이들이 왜 어른들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이맘때쯤에 최대한 어른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말이다. 사정언은 대답한 후에도 계속 서우를 잡고 말했다. “오라버니, 혹시 상서에 갔어? 상서에서 시신 업는 것을 봤어? 정말 소국이 말한 것처럼 앞에서 종을 흔드는 도인이 있고, 뒤에 좀비들이 따라가는 거야? 그들은 걸어가 아님 뛰어가? 꼭 밤에만 볼 수 있는 거야? 낮에는 햇볕이 쨍쨍해서 볼 수 없는 거야? 그들은 말할 줄 알아? 뭘 먹어? 그리고 그곳엔 주술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미인을 본 적이 있어? 그런 미인은 오라버니가 마음에 드는지…….” “그만해!” 송석석도 이내 참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 “보주, 서주, 어서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9화

    송석석은 이번에 외출할 때 황제에게 유람하러 간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신약산장에 오래 머물지 않고 7일 만에 떠나 만종문으로 향했다.그녀는 원래 진성으로 돌아가 홍현 고모를 찾고 싶었지만 평무종 고모를 직접 찾아가서 분장술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분장술은 어렵지 않지만 능숙하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하려면 한두 달 만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간단한 분장술은 기존의 얼굴에도 할 수 있었지만 비가 오기만 해도 쉽게 흔적이 드러날 수 있었다.그러니 간단한 분장술만 배워서는 안 되었다.그리고 또 다른 미용술은 가면을 만드는 것인데 일반적인 가면은 일정한 두께가 있어 답답하고 오랫동안 착용하면 얼굴에 상처가 날 수 있다.게다가 가면을 착용할 때는 특수 물약을 묻혀야 했기에, 뜯을 때도 얼굴에 상처가 입을 수 있었다.운익각 사람들은 가면을 착용할 때 오래 착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정탐꾼들은 무공도 괜찮고 경공도 높아 임무를 수행할 때만 가면을 착용해서 물약을 묻힐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벗겨져도 얼굴에 검은 천으로 복면을 쓰고 있어서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일반인들이 변장해서 탐문할 때 사용하는 것은 변장의 첫 번째 방법이었다.평무종은 서우의 요구를 듣고 말했다.“얼굴에 오래 쓰고 있을 수 있으면서도 원래 피부를 해치지 않고 잘 벗겨지지 않는 가면이라, 그럼 상어가죽으로 만드는 것은 어떠냐.”“상어가죽이 무엇입니까?”서우는 매미의 날개처럼 얇고 물에 젖어도 흔들리지 않는 상어비단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건 엄청 귀중한 비단이었다.그러자 평무종이 설명했다.“상어가죽은 분장술에서 쓰이는 가장 좋은 소재이다. 통풍이 잘 되고, 얼굴에 단단히 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빗물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심지어 눈으로 보나 만지나 모두 진짜 피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어가죽으로 가면을 만들려면 상어 눈물을 사용해서 실을 짜내고 다시 밑감을 만들어야 해서 매우 번거롭다.”그러자 서우가 물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8화

    그렇게 두 사람은 촛불을 들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조정의 일은 일절 말해주지 않은 탓에, 수철은 지금 나라가 안정적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대황자가 아니다. 따라서 지금 그가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의 목숨뿐이고, 다른 것은 이미 그와 상관이 없어졌다. 그는 조정에 관한 화제를 꺼내면 모두가 예민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릴 때 그는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단 사공이 와서 조금씩 분석해 주었고, 그의 사부님도 이해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그와 셋째 동생 사이에 가족의 정으로 목숨을 걸고 불안정한 여생을 걸어야 한다면 결코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받아들기로 한 것이었다. 삶은 계속될 텐데, 매일을 의미 있게 잘 보내야 목숨을 건진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서우가 그의 다리에 대해 물었다. “내가 오기 전에, 고모가 그러던데 넌 다리를 다쳐서 일어날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걸을 수 있게 된 거야?” 그러자 수철이 말했다. “부황께서 승하하신 해에 산장에서 몇 사람이 와서 진찰해 보더니 정말 심하게 다쳤다며 이대로 두었다가는 계속 아플 테니 반드시 극단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더군.” 그러자 서우는 호기심에 물었다. “어디서 온 신의야? 그럼 그때부터 치료한 거야?” 그 물음에 수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북당에서 왔는데 그 사람은 그 말만 하고 날 치료해주지 않고 당일에 떠났어. 그러다가 지난달에 와서 약주를 줘서 그걸 마셨는데, 난 하루 종일 혼수상태에 빠졌어. 심지어 깨어나니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았지.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점점 좋아지더니 누군가 부축하면 일어날 수 있게 되었어. 처음에는 잘 일어나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지. 그리고 지금은 혼자 몇 걸음은 걸을 수 있게 됐어.” 그러자 서우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북당신의? 그분께서 아직 살아 계셔?” “아니, 돌아가셨어. 내가 일어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7화

    [번외편]신약산장의 진달래가 온 산천지에 피었다. 다채로운 경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황홀하게 만들었다. 특히 신약산장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마저 그곳에 살고 싶어 할 정도였다. 하지만 예외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말을 타고 산 아래에 도착해 말을 잘 배치한 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직 눈앞의 길만 보았고 찬란한 꽃들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걸으며, 가끔 경공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약산장이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은밀하게 숨겨져 있었고 많은 갈림길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도를 수도 없이 봐 온 덕분에 신약산장으로 향하는 길을 이미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었다. 약관 때 그가 작위를 계승했을 당시, 작은 고모가 많은 선물을 주었는데 그중 가장 큰 선물이 바로 지도였다. 그리고 그에게 온몸의 피가 끓게 하는 소식을 알려주었는데 바로 수철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그는 한숨도 자지 못했고 옛날의 모든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작위를 받은 후 입궁해서 사은하고 선조들에게 제사를 지낸 후 답방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작은 고모의 말로는 인맥을 굳건히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래서 무려 보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신약산장으로 출발했다. 산 아래에 도착하자 그는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산문을 본 순간, 강한 슬픔에 휩싸여 발걸음을 멈추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작은 고모는 그에게 수철이가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고, 불행 중 다행히 치료 후에 목숨은 건졌지만 약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그것은 평생 약을 달고 의자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그의 기억 속의 수철의 모습은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제멋대로며 횡포한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태후마마와 황제폐하를 실망시킬까 봐 무술이든 공부든 최선을 다 했던 모습이었다. 특히 무술은 고모부가 재미있게 가르쳐 준 덕분에 그들은 항상 활기차게 뛰어다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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