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주는 혜 태비에게서 받은 돈에서 조금 풀어 술집과 다방의 설화인에게 계속 송석석이 효도를 지키지 않은 것을 들먹이도록 했다. 국공부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문을 닫고 나오지 않는 걸 보고 장공주는 그들이 무서워서 나오지 않는 줄 알고 속이 시원했다. ‘나와 맞서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지.’그녀는 이 참에 궁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사여묵과 송석석의 혼인을 동의하는 건 황제의 자리에 화근을 심어주는 것이니 강산을 위해서 송석석이 북명황실로 시집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황제가 듣고 깊이 생각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고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묵이와 석석은 모두 무장이에요. 남강을 수복하고 국토를 호위하며 나와 조정에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묶이는 내 동생이라 어릴 때부터 친밀하게 지냈고요. 묵이는 결코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고모도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 주세요.” 장공주는 잠깐 멍하더니 고모의 신분을 내세우며 호되게 말했다. “멍청하긴. 그리 쉽게 사람의 마음을 믿어서야. 황실에서 형제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는 걸 보지 못했느냐? 황제가 되어서 그렇게 쉽게 사람을 믿으면 그가 황제의 믿음을 사서 나쁜 일을 행할까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이때 황제의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차갑고 음울한 눈빛으로 옥반지를 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오 대반은 금세 알아차리고 황급히 무릎을 꿇고 말했다. “장공주님, 제발 말을 삼가 주십시오. 이런 말이 전해지면 조정의 문무백관들이 장공주께서 황제폐하와 북명왕의 형제애를 이간질한다고 말할까 두렵습니다. 그건 장공주님께도 불리하지만 황제폐하와 북명왕에게도 불리한 말입니다. 지금 황제폐하와 북명왕께서는 사이가 좋으신 데다 북명왕과 송석석 아가씨의 혼인은 이미 정해졌는데 이제 와서 황제폐하께서 사람을 명해 혼인을 망친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황제폐하를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장공주는 황제가 탁자 위에 올려놓은 옥반지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오 공공의 말은
이때 찻집 손님들은 격분해서 발언한 사람이 바로 오늘날의 흠천감 감정님임을 알아보았다.사람들은 갑자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감정님께서 직접 고른 날인데 상중일 리가 없잖아?”이때 감정은 멍해진 설화인을 가리키며 물었다.“누가 너에게 국공부를 모욕하라고 사주했느냐? 송국공가의 일곱 영웅은 모두 남강 전장에서 전사했어. 그 후 송장군이 여장군으로 봉함을 받고 전쟁터에서 여러 차례 공을 세워 북명왕을 도와 남강까지 수복했지. 양심이 있는 백성이라면 송국공에게 깍듯이 존경하는데 넌 여기서 근거도 없는 말로 대중을 현혹시켜 송 장군을 불효 막심한 사람으로 몰고 가려고 하다니. 대체 무슨 속셈인 거냐?”이때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설마 적국의 첩자가 일부러 송 장군을 깎아내리려는 건 아니겠지?”그러자 다른 한 명이 말했다.“그럴 수도 있지. 다들 잊었어? 송씨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서경의 첩자에게 죽임을 당했잖아. 저 사람이 우리 상국 진성에 숨어 있던 첩자일지도 몰라. 빨리 관청에 보고해.”설화인은 당황해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아니, 아니야. 난 서경의 첩자가 아니야. 나는…….”“서경의 첩자도 아닌데 왜 송 장군을 헐뜯는 거냐?”“그러게, 대체 무슨 속셈인 거냐?”“도망가지 못하게 에워싸라.”누군가가 외치자 사람들은 줄줄이 앞으로 막아 설화인은 도망가지도 못하고 삿대질을 당했다.진복은 2층 옥탑방 입구에 서서 설화인이 포위된 채 삿대질을 받는 것을 보고서야 웃으며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감정은 직접 나와서 해명하고 관청에도 보고했는데 장공주를 불어내지 않더라도 그녀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었다. 아마도 이 설화인들을 모두 매수해야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설화인이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며칠 사이에 소문에 진성에 쫙 펴졌는데 관청이 개입해서 하나하나 추적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진복은 국공부로 돌아가 아가씨에게 말해줬다. 송석석은 양 마마와 손수건을 수놓고 있었는데 보고를 듣고 그저 엷은 미소만 지었다.
공주부가 사주했다는 걸 증명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장공주가 매수한 많은 사람 중에 겁이 많은 사람이 있어 관아에서 심문을 하자 바로 자백했다. 공주부에 연루되자 공양은 일단 조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직접 국공부로 송석석을 찾아갔다. 송석석이 시집갈 때 연회를 크게 하지 않고 혼사를 조용히 치러 혜안후부에서도 셋째 부인만 보내 예물을 보냈을 뿐 결혼식 당일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송석석은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 진성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양과 몇 번 만나지 못했다. 그녀가 매산에서 돌아왔을 때, 혜안후부에서 둘째 형수를 만나러 왔던 여자들이 있었는데 공양은 한두 번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땐 송석석이 규칙을 배우고 있어서 얼굴을 가리고 인사만 하러 나왔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공양을 본 것은 온 집안이 멸살되었을 때, 그녀가 장군부에서 친정으로 돌아와 그가 피투성이가 되어 조카의 작은 머리를 안고 돌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는데, 눈빛이 비통하고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그가 직접 온다는 소식을 들은 송석석은 자수를 하고 있던 손을 떨며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흐르는 피를 보고 있자니 마치 어두운 밤의 악귀처럼 눈앞이 온통 새빨갛게 변했다. 송석석은 공양이 기껏해야 사람을 보낼 줄만 알았지 직접 올 줄은 몰랐다. 송석석은 마음을 다잡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그녀는 한참 정신을 가다듬고 서야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멸문 이후로 형수님들의 친정가문과 왕래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장군부에 있을 때는 마주칠 수 있는 자리는 모두 피했다.왜냐하면 서로의 가슴에 묻어둔 화약의 심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만나지 않고 각자 위장하며 살아왔던 것이었다. 만나기만 하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아픔을 억누를 수 없을 테니까. 송석석은 평범한 옷을 갈아입고 넓은 소매 속에 숨겨둔 손을 떨었다. 그녀는 공양이 바닥에 앉아 서우의 머리를 안고 울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본청으로 나온
송석석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꼭 잡고 대답하고 얼굴을 돌려 눈물을 훔쳤다. 공양은 그녀의 보습을 보자 속으로 직접 온 걸 후회했다. ‘어쩌면 아직 만날 때가 아닌 것 같아. 나도 이렇게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데 여인인 송석석은 오죽하겠어? 아무리 전쟁터에 나가서 적의 머리를 베었다고 해도, 가족은 가장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한때 온 가족의 보배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봉변을 당해 혼 자 남았으니. 아무리 날개가 단단하다고 해도 마음속은 여리고 아플 거야.’공양은 한 번도 그 장면을 떠올리지 못했고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니지, 마주할 때가 된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평생 마음 아픈 가시가 될 테니까.’그는 입을 열었지만 자신의 원래 목소리를 찾을 수 없었다. “지나간 일은 이제 넘겨요. 저희도 앞으로 보고 가야죠. 북명왕과 약혼했다고 들었는데 축하도 못 드렸네요.” 송석석은 눈을 내리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는 기침을 몇 번 하고는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쪽과 전북망이 화리한 것도 우린 나중에 알았어요. 노부인이 사람을 보내 안부를 물으려고 했는데 당신이…….” 송석석은 목이 메인 소리로 말했다. “네, 저도 다 알아요.” 두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공양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요 며칠 아가씨께서 수효기간 내에 전북망에게 시집갔다는 소문 때문에 백성들이 모두 욕하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 감정이 나서서 사실을 밝히고 관아에 보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조사해 본 결과 장공주부의 집사가 사주했다 더군요. 그래서 아가씨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온 겁니다. 체면 상관하지 않고 처리할 것인지 아님 조용히 해결할 것인지요.” 그는 말을 마치고 계속 설명했다. “그쪽이 북명왕에게 시집을 가면 장공주에게 고모라고 불러야 하니까 관계가 틀어질까 봐 함부로 하지 못한 거예요. 만약 두렵지 않다면 아무리 장공주라고 해도 저희는 무서울 것 없습니다.” 송석석은 고개를 들어 공양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나도
가의 군주가 후부로 시집갈 때 지금의 평양후는 세자였고, 선후께서 돌아가신 뒤 평양후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작위를 맡은 후에 가의 군주가 후 부인이 되었다. 하지만 만약 노부인이 계시지 않았다면 아마 백 년 가문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을 것이다. 평양후 가문에는 부인이 4명이 있었는데, 가의 군주는 모든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시집갈 때 자신의 군주 신분을 믿고 온갖 참견을 하고 심지어 조정의 일까지 관여하려고 해 모든 사람의 미움을 받았다. 그래서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고, 난장판이 되어 돈을 많이 썼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미움까지 샀다. 몸조리 중이었던 노부인은 화가 나서 기절했고 단신의에게 치료를 받고 서야 아픈 채 집안의 중재를 맡았다. 이런 백 년 가문에서는 가문에 관한 일은 조금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데 가의 군주가 너무 소란을 피워서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화가 나서 숨이 붙어있는 한 가문을 가의 군주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평양후의 첩은 노부인 친정의 사촌 조카딸로서 비록 첩으로 들어갔지만 노부인이 예뻐하는 데다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임을 했다. 지금은 1남1녀를 낳아 키우고 있어 지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평양후부에서는 하인을 박대하고 첩을 억압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첩도 본분을 지켜야 하고 규칙도 엄청 엄격했다. 그래서 가의 군주는 적자를 낳거나 노부인께서 돌아가셔야 평양후부를 관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매일 친정에 가서 장공주 어머니의 비호를 청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오늘 경조부에서 사람이 왔는데 가의 군주에게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노부인이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국공부의 여식인 송석석을 모욕한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평양후 노부인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가의 군주가 한 일이라고 확신했다.노부인은 국공부와 왕래가 없었고, 송 부인과도 관가들의 경조사에서만 만난 적이 있는 사이였다. 나중에 팔찌 하나로 접점이
경조부 쪽도 당연히 공주부로 갔다. 설화인들이 장공주부의 집사한테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자수를 했으니 경조부도 관례에 따라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장공주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공양이 직접 나서서 협상하는 말투로 교류했다. 아니나 다를까 장공주는 아무 사람을 찾아 죄를 인정했고 공양은 고민하지 않고 사람을 데려갔다. 그리고 설화인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하지만 관청에서는 그들에게 3일의 시간을 주어 사람들에게 이 일을 해명하고 국공부의 송 아가씨에게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경조부가 소란스럽게 평양후부에 가서 가의 군주를 찾아 장공주가 다른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웠지만 가의 군주의 죄는 씻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설화인에게 3일의 시간을 주는 건 장공주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협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니 매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장공주는 혜 태비에게서 받은 3천 냥을 전부 쓰고도 일부를 더 보탰다. 설화인들은 그 돈을 가지고 한 명씩 국공부로 찾아가 사과하고 배상금을 주었다. 물론 그들은 송석석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요란스러운 사죄방식이 많은 백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진복이 국공부의 문 앞에서 그들의 사과와 배상을 받았는데 그들은 모두 돈 때문에 송 아가씨를 욕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 백성들이 소리쳤다. “돈을 준 사람이 가의 군주 아니야?” “가의 군주냐? 아님 장공주냐?” “아이고,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장공주의 미움을 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장공주의 생일잔치에서 송 아가씨가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 그림을 선물했는데 짝퉁이라고 모함하면서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 던데.”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를 찢었다고? 세상에. 장공주께서 시화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심청화 선생의 그림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데.” “찢어서 어디에 버렸 대요? 내가 가서 주워 오게.” “듣자 하니 가의 군주가 찢었다는데 평양후의 부인이 심청화 선생
평양후부의 노부인은 그녀의 당당하고 맑은 눈동자를 보고,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제야 이 일을 평양후부의 탓으로 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마음을 놓았다.모든 것을 제쳐놓고, 평양후부는 괜히 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북명왕이든 국공부든, 그녀는 그들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적어도 그들이 세운 군공을 보면, 그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다. 평양후부는 그들과 불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잘 지내야 한다.노부인은 한숨을 쉬었다."아가씨가 사리를 안다지만 나도 너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네. 이 일을 감정에서 해명하지 않았다면 아가씨는 앞으로 불효의 오명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네. 누구에게나 이것은 파멸에 가까운 타격이네."송석석은 고개를 저었다."노부인, 이것은 저한테 있어 큰 타격이 아닙니다. 그저 쓸데없는 헛소리일 뿐입니다."이 일도 아무렇지 않단 말인가?노부인은 깜짝 놀라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노부인은 그녀가 애써 대범한 척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평온한 표정으로 보아 확실히 개의치 않는 듯하다.다시 곰곰이 생각하니 노부인은 그녀가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이런 헛소문에 그녀가 몇 년 동안 겪은 일을 비하면 확실히 아무것도 아니다.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전사하고 온 집안이 참혹히 죽임을 당했다. 노부인은 비록 송석석과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눈앞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를 다시 보니 저도 몰래 마음이 아팠다.그 시일은 그녀에게 있어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의기소침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낸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도화창을 들고 전장에 나가 적을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송가의 정신이 우뚝 솟아 있다.노부인은 송석석과 일찍 왕래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평양후부 지금의 후손들은 송석석에게 배워야 한다.노부인은 오늘 구슬 무늬가 새겨진 금팔찌를 선물로 준비해 왔다.노부인은 하인에게 상자를 열어 송석석에게 전하라 명한 뒤 직접
평양후부 노부인이 말했다."자네 말도 맞네. 비록 아쉽지만 내가 도리를 따지니 자네의 어머니도 팔찌를 돌려주었고 금경루도 돈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네. 만약 내 물건을 함부로 판 사실이 맞았다면 이 일도 여기까지 아주 합당하게 처리된 셈이네."송석석은 그녀의 말을 듣고 분명 후속이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노부인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팔찌를 가지고 돌아온 후에야 나는 발견했네. 내가 주문한 팔찌에는 보석이 다섯 개 있었지만 내가 갖고 온 팔찌는 여섯 개가 있었네. 그럼, 분명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니네. 사람을 보내 금경루에 가 묻게 했더니 그제야 내 팔찌를 만들기로 한 장인이 일을 저질러 도망을 갔고 내 팔찌도 함께 갖고 간 것을 알았네. 그리고 이 팔찌는 확실히 자네의 어머니가 자네에게 혼수를 해주려 주문한 것이 맞았네. 하지만 자리에 다른 손님이 있다 보니 금경루는 장인이 도망친 이유를 말할 수 없었지. 이튿날에 먼저 사람을 보내 나에게 설명하려 했으나 내가 먼저 이상함을 발견하고 사람을 보내 사실을 알게 되었네."송석석은 멈칫했다. 어머니가 혼수로 해주려는 것이라니."나는 바로 팔찌를 돌려보내 금경루에게 자네의 어머니 앞으로 돌려보내라 했네. 하지만 금경루는 자네의 어머니가 이미 다른 것을 샀다고 했고, 송부인도 사람을 보내 내가 마음에 들어 하니 양보하겠다고 했지. 내가 팔찌를 했었던 게 신경 쓰여 혼수로 줄 수 없다고 생각해 돌려받지 않았다고 생각했었지."평양후부 노부인은 말을 마치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이 일은 비록 큰일이 아니지만 시종 마음이 불편했네. 게다가 송가가... 어쨌든 내가 꼈다는 것을 개의치 않고 이 팔찌를 받아주게나. 자네의 어머니가 준비한 혼수네."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다시 한 마디 덧붙였다."전후 사정을 알고 난 후 이 팔찌를 더 이상 하지 않았네. 늘 나의 개인 창고에 넣어뒀으니 못 믿겠으면 내 곁에 있는 하녀에게 묻게나."노부인 옆에 있던 마마가 인사를 올리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