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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그녀의 상황은 진작에 진정국에게 얘기했는데 지금 연락이 왔다는 건 그녀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차우미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손이 제대로 낫지도 않았는데 거길 안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차동수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말하기는 했는데 그냥 밥 먹는 자리라고 괜찮다고 하셨어. 그쪽에서 너를 꼭 만나보고 싶다고 했나 봐. 네 상황을 얘기했는데도 괜찮다고 꼭 만나고 싶다고 하신다더라.”

“물론 네가 가고 싶지 않으면 내가 아저씨한테 잘 얘기할게.”

차동수는 딸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차우미는 지금 거절하면 박물관 이미지에도 안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밥만 먹는 자리라고 했으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갈게.”

주최측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조각사들의 집까지 차를 보냈다.

차우미는 간단하게 화장을 하고 차에 올랐다.

“우미 씨, 손 다쳤다던데 지금은 좀 어때?”

박물관에서 일한지 가장 오래된 선배 박종욱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평소에도 차우미를 살뜰히 챙기는 선배였고 차우미에게는 스승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딱지가 앉았으니 천천히 아물 거예요. 일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어디 봐봐.”

박종웅은 핸드폰 불빛으로 그녀의 손 상태를 살펴보았다. 손바닥 대부분이 화상으로 피딱지가 앉아 있어서 보기만 해도 안쓰러웠다.

박종욱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뼈는 괜찮아?”

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뼈는 멀쩡해요.”

“그럼 다행이고. 우리 같은 사람은 뼈 다치면 귀찮아져. 최근에는 일도 하지 말고 상처 치료에 집중하는 게 좋겠어. 물도 묻히지 말고. 피딱지가 떨어지면 괜찮을 거야.”

“걱정 마세요. 저 괜찮아요.”

“그래.”

박종욱은 최근 그녀가 없는 사이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작품에 대해 대략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그녀가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업무는 많이 밀려 있었고 주문 의뢰와 인터뷰, 복구 작업도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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