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화

차동수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차우미와 하선주는 먼저 앞장서서 걸었다.

하선주가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어?”

차우미가 말했다.

“준혁이 걔 요즘 어떻게 지내나 해서.”

“준혁이?”

하선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되짚었다.

“나도 한동안 못 봤는데 아마 지금쯤 수능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몇 달 전 추석이었던 것 같아.”

“준혁이 걔 키가 엄청 컸어. 네 외삼촌보다 더 크더라. 얼굴도 잘생겨서 얼마나 예쁨을 받는지 몰라.”

준혁이 얘기가 나오자 하선주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가 그때 그랬거든. 조금만 더 크면 여자 여럿 울리겠다고.”

하선주의 말을 통해 들은 준혁이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하지만 오늘 봤던 준혁이의 모습은 그들이 기억하는 모습과 전혀 달랐다.

차우미는 고개를 떨구고 생각에 잠겼다.

“아마 대학 입시 끝나면 안평을 떠날 것 같아. 네 외숙모 얘기 들어보니까 준혁이 걔 청주대학을 지망하는 것 같더라고.”

“청주대학?”

차우미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청주대학은 국내 명문대학 중 한 곳으로 오랜 역사와 수많은 인재를 양성해낸 것으로 유명했다.

청주대학에 입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준혁이 정도로 머리가 좋은 아이라면 어쩌면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준혁이가 지망하던 곳은 차우미가 다녔던 대학교였다.

하선주는 말이 없어진 딸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너도 놀랐지? 우리도 전혀 예상치 못했어.”

“어릴 때 준혁이는 네가 다니던 대학에 간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잖아.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더니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더라. 지금 전교 1등이라고 들었어.”

엄마의 말을 들으니 차우미는 걱정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줄곧 전교 1등이었어?”

“그래.”

“3년 동안 거의 1등을 놓치지 않았을걸. 네 외숙모가 매번 준혁이 얘기할 때마다 얼마나 자랑하는지 몰라.”

“애가 참하고 성실해. 손이 안 가는 아이라니까. 요즘 애들에 비하면 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