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는 온이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선배.”그녀의 얼굴에 따사로운 웃음과 부드러운 눈빛이 있었다.온이샘은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볼 줄 몰랐어.”“나도 몰랐어.”차우미는 오늘 밤 부가 별장에 온 이유를 말했고 온이샘은 들은 후 말했다.“그렇구나.”차우미가 말했다.“강서흔도 여기 있어?”“응.”온이샘의 얼굴엔 난처함이 보였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상황이 안 좋아.”차우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나 들어가 봐도 돼?”“당연히 되지.”“너를 보면 더 좋아질 거야.”온이샘은 차우미를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고 그제야 온이샘 마음속에 있던 위기감이 가라앉았다. 어떤 일들은 차우미에게 물어볼 수 없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당연히 느낌이 왔고 그걸로 부족하고 증거가 필요하다.누구에게 인증 받을려면 당연히 여가현의 인정이 필요했다.두 사람은 룸에 들어갔고 룸이 바로 차우미 옆방일 줄은 몰랐다. 정말 우연이었다.룸에서 강서흔은 이미 카페트에 앉아 술병을 안고 만취한 상태다.차우미는 들어오자 독한 알코올 냄새를 맡았고 한눈에 카페트 위에 널브러진 술병들을 봤다.와인에 소주에 여러 가지 종류 정말 마시다 죽으려고 작정한 것 같았다.술을 마시다 죽으면 고통스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차우미는 온이샘에게 말했다.“선배, 여기 직원한테 해장국 끓여달라고 해. 내가 강서흔이랑 얘기해 볼게.”“그래.”강서흔은 술을 아무리 마셔도 주사를 부리지 않는다. 그는 술 버릇이 없기에 온이샘도 차우미랑 그가 단둘이 있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온이샘이 나가고 룸문이 닫혔다. 차우미가 소파에 앉아 강서흔을 조용히 바라봤다.그때 강서흔도 그녀를 봤고 표정이 멍했다.그는 취했지만 모든 것을 다 잊을 정도로 취하지 않았다. 술에 취하지 않아 정신은 멀쩡했다.차우미가 말했다.“강서흔, 가현이랑 어디까지 가고 싶어?”“어디까지......”강서흔은 몇 마디를 반복했고 낯설고 막막했고 알 수 없었다.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물음을 한 적이 없었다.차
차우민는 꽃들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여자들은 남자랑 달라. 여자들은 결국 가정을 원하기 마련이야. 아무리 강한 여자여도 집이 주는 안전함이 필요해.”“그 집은 얼마나 단단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돼. 그저 폭풍우가 몰아칠 때 그녀를 지킬 수 있고 절대 버리지 않는다면 충분해.”“그거면 되.”강서흔은 입술을 깨물며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여가현을 잘 지키지 못했고 자신의 엄마한테 수모를 당하게 했으며 그런 엄마와 따지지 말라고 했다.그 시각 술병은 강서흔 손에서 점점 뜨거워지며 언제든지 부서질 것 같았다.차우미가 돌아서서 그를 보며 말했다.“사랑, 결혼, 가정 그저 간단한 말 같아도 어느 하나를 연결해 놓으면 다 어려운 단어야.”“너도 가흔을 사랑하고 가흔도 너를 사랑해, 이건 축복받은 일이야.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데 사랑만 갖고 안돼.”“너는 부모님도 있고 부모님이 너를 사랑해서 집안이 맞는 여자를 만났으면 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야. 가현이도 부모님이 있고 부모님도 가현을 사랑해. 가현 부모님은 가현이 사랑받는 남편한테 시집가길 바라고 시어머니한테 이쁨 받길 바라는 것도 잘못된 거 아니야.”“잘못한 사람 없어.”“그저 너희들 집안 배경이 다를 뿐이고 자란 환경이 다르기에 자연스럽게 생각도 다른 거야. 그래서 오늘 같은 상황이 생긴 거야.”강서흔은 머리를 수그리고 몸이 바짝 긴장했다. 왜냐하면 차우미 말이 맞기 때문이다.이것이 더 잔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차우미는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눈빛이 흔들렸다.“하지만 난 여전히 모든 일에 절대적인 건 없다고 믿어. 어떤 일들은 바뀔 수 있고 일부 생각들도 바뀔 수 있어.”“사람은 매 단계마다 생각이 다 바뀌게 되여 있고 그 변하는 생각을 받아들이는지 안받아들이는지가 문제야.”“혹은 넌 어떤 결과를 원해?”“그 결과를 위해 노력할 준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어?”강서흔의 마음이 움칠했고 눈이 커졌다. 어떤 결과를 원할까......차우미는 더 이상 얘기하지
달빛이 그윽하고 불빛이 영롱한 긴 복도에서 잔잔한 바람에 빛이 일렁인다. 불빛이 파도처럼 흔들리자 복고풍 그림이 눈앞에 나타난다.차우미는 준수하고 백옥처럼 정교한 사람을 보고 있다.입술이 움칠하다 머리를 저으며 말한다.“아니에요, 우리 가자.”그녀는 선배랑 두 사람이 안 맞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그저 친구 같다. 선배도 그녀랑 오래 만나면 그녀 몸에 있는 단점들을 많이 발견하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녀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면서 부터 평온해지고 또 그녀가 그 말을 꺼내자, 온이샘이 긴장했던 마음도 평온해졌다.그 시각 온이샘은 손을 펴자 자신의 손이 땀으로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방금 한순간 온이샘은 차우미가 거리를 유지하자라는 말을 할까 봐 겁났다.정말로 겁났다.하지만 다행히 하지 않았다.차우미의 발걸음이 앞으로 향했고 온이샘도 마음속의 불안함을 갈아 앉히고 따라갔다.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고 대문으로 향해 걸었다.금방 대문 밖으로 나오자 두 사람은 걸음을 멈췄다.앞에 덩치가 큰 사람이 보였다.어두운 밤에 그 사람은 정장을 입고 팔에 외투를 걸치고 진중하고 침착한 분위기를 풍겼다.이때 그는 폰으로 뭘 보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아무도 없었으나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마다 그를 쳐다본다.그는 키가 훤칠할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비즈니스를 해온 탓에 카리스마스 있고 한눈에 주의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띈다.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말이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미 떠난 줄 알았지만 지금 보아하니 떠나지 않았고 의외였다.그러나 남들이 다 갔는데 혼자 있는 거 보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나상준은 그녀를 기다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차우미는 그가 자신을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필경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고 이번에 회성에서 흑단 이벤트 진행한다 해도 그건 하 교수와 진 아저씨 담당이다.차우미는 그냥 배치된 것뿐 그가 그녀를 찾아올 일은 없다.차우미는
나상준은 온이샘을 보지 않았고 그를 등지고 있는 차우미를 보고 있었다.그의 시선은 그녀 몸에 있었고 마치 그녀 말고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차우미는 멍을 때렸다.나상준의 목소리를 그녀는 한 번에 알았다. 삼 년 아마 십 년이 지나도 그녀는 알 수 있다.근데 나상준은 왜 그녀를 기다리는 걸까?차우미는 매우 의아했고 돌아서서 나상준을 봤다.“당신......”그녀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나상준이 기다린 걸 보니 꼭 중요한 일이 있었다.나상준은 아무 일 없이 그녀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차우미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멈췄다.선배가 옆에 있기에 말하기 불편했고 또 다른 일이 생각났다.오늘 밤 룸에서 사람들은 다 그녀와 나상준이 여전히 부부 사이인 줄 안다. 그때는 하 교수님이 자리에 있어 일부러 알려주지 않으려고 가만히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이 일로 나상준 측에서 언제까지 속이려고 하는지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차우미는 워낙 남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아 자기 일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괜찮았다.주요하게 나상준 측의 문제라 합리하면 차우미도 말을 맞춰줄 수 있다.때문에 차우미의 말이 잠깐 멈칫하더니 머리를 끄덕였다.그녀는 돌아서서 온이샘을 보며 말했다.“선배, 저녁 일찍 쉬어.”말이 끝나고 그녀는 온이샘을 보며 밝게 웃은 뒤 나상준과 같이 떠났다.온이샘은 자리에 서서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자 방금 전에 복도에서 봤던 그림 같은 장면이 떠올랐다. 마음이 아팠고 더 이상 보지 못했다.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핸드폰을 꼭 쥐고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온이샘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차는 이미 멀리 떠났고 어두운 밤에 멀어져 가는 차 불빛만 보였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가현아,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어.”차가 천천히 차도에서 주행하고 창밖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이 시간 때 차량이 여전히 많았고 고속도로로 진입하면 괜찮을 듯하다.창문이 닫혀 있고 차 안은 조용하며 차우
차는 일정한 속도로 인행 도로를 지나 계속 앞으로 향해 달리고 있고 전혀 멈추려는 뜻이 없었다.차우미가 멈칫하며 운전석의 사람을 쳐다봤다.저녁은 고요하고 잘 개발되지 않은 도시의 밤이 더 깊어져 간다. 양옆의 풍경 수들이 얼마 전 도시 계획으로 인해 가지가 다 잘렸고 나무 기둥만 남았으나 가로등이 비치자 더 선명해졌다.도시의 불빛이 일찍 밝았고 조용해진 도시에 가로등은 여신처럼 청아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차 창문은 여전히 닫혀있고 바람 한 점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창밖의 불빛은 조용히 비춰 들어와 그의 얼굴을 비췄다. 나상준의 원래 깊은 눈매가 이 순간 더 깊어졌다.차우미는 눈빛이 흔들렸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고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그는 아마 할 말이 있겠지.차가 한 골목으로 들어가 어느 동네로 들어왔고 천천히 주차장에서 멈췄다.나상준은 파킹에 세우고 가이드를 내린 후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차우미는 그가 차에서 할 말이 있는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으나 나상준이 차에서 내려버렸다.그녀는 멈칫하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나상준이 밖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아 차우미는 따라갔다. 근데 그는 계단으로 바로 올라갔다.마치 집에 도착해 두 사람이 같이 집으로 가는 것 같았다.그러자 차우미가 넋이 나갔다.나상준은 몇 발자국을 걸다가 뒤에 따라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돌아섰다. 그리고 달빛 아래에 조용히 서있는 사람을 보고 말했다.“안가?”마친 전과 다를 게 없는 똑같은 말이다.차우미는 의아했다.그녀는 시선 속의 사람을 봤다. 달빛 아래에서 그의 눈매가 더 깊어졌고 몸에도 짙은 외투를 입은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전과 같이 훤칠하고 차분하다.그러나 나상준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나상준은 그녀랑 같이 집을 오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나야 맞다.그래, 나상준 지금의 뜻은 같이 집에 가자는 거다.차우미는 고민하고 그에게로 다가갔다.“우리 엄마 아빠한테 할 말 있는 거야?”그녀는 그런 줄 알았고 혹은 나
차우미가 이마 살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나상준의 단추에 입술을 박았고 순간 고통이 느껴졌다.그 고통에 그녀는 자신이 나상준의 품에 꼬옥 안겨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나상준은 차우미의 긴장을 눈치채고 머리를 숙여 품속의 차우미를 보고 있었다.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렸고 얼굴이 빨개졌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내려놓고 그녀의 턱을 올렸다.어두운 불빛 아래 담담하던 얼굴에 고통이 가득했고 분홍색 입술이 꼭 담고 있었고 빨간 피가 입가에서 흘러내렸다.나상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의 허리를 잡은 후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차우미의 입술을 닦아줬다.차우미는 아직 아픔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입술에 따뜻하고 낯서면서도 익숙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느끼는 기운에 그녀의 몸이 굳어져 버렸고 눈앞에 사람을 의아하게 쳐다봤다.나상준은 그녀의 입술을 보고 있었고 손수건으로 그녀의 다친 입술을 눌러 주고 있었다. 눈빛이 너무 지긋하고 처진 속눈썹에 눈빛이 가려져 눈매가 더욱 깊어 보이고 두려워 난다.차우미의 가슴이 철렁했고 반응하고 바로 그를 밀어버렸다.“나...... 나 괜찮아.”뒤로 물러섰으나 자신이 계단에 있는 것을 까먹고 또 발을 헛딛었다.몸은 뒤로 떨어지고 차우미의 눈에 황급함이 보였으며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의 셔츠를 잡았다하지만 나상준은 팔을 내밀고 차우미의 허리를 잡아 차우미는 뒤로 떨어지다가 나상준 몸에 붙었다.방금의 여운으로 차우미의 심장이 빨리 뛰었다.정말 떨어졌다면 큰일 날뻔했다.나상준은 손수건을 넣고 허리를 꼭 잡으며 품속에서 놀란 그녀를 보고 말했다.“나도 같이 떨어졌으면 좋겠어?’차우미가 머리를 저었다.“아니. 나는......”무의식적으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의 시선과 마주한 순간 차우미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의 말은 탓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의 눈매처럼 깊으며 무언가에 눌리는 것 같고 무슨 의도를 표시하는 것 같지만 그녀는 또 알 수 없었다.나상준은
하선주는 잠에서 깼지만 완전히 꿈을 깨지 못 했다. 그러나 차우미를 따라 들어온 사람을 봤을 때 완전히 잠이 깨버렸고 졸음이 싹 사라졌다.“너......”하선주는 나상준을 가리키며 멍을 때렸고 자신이 환각이 생긴 줄 알았다.차우미는 하선주 소리에 일어섰고 엄마의 놀란 표정을 보며 말했다.“엄마, 이 사람 엄마랑 아빠 보러 왔어.”하선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딸을 보고 입술을 움찔했지만 말을 꺼내지 않았다.왜 보러 왔지?잘 살고 있는데 왜 전 사위가 보러 올 필요가 있지?하선주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선주가 더 생각하기도 전에 나상준은 신을 벗고 차우미가 준 남성 슬리퍼를 신고 들어왔다.“어머님.”“.......”하선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무슨 어머님야?이미 이혼했는데 왜 그러지?차우미는 자신이 처음에 받아들이지 못 했던 것처럼 하선주도 당분간 나상준을 받아주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그러나 나상준이 이미 왔다. 그런 이상 주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차우미가 말했다.“먼저 앉아, 차를 갖고 올게.”하선주도 차우미와 나상준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차를 내오겠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우미와 하상준은 이미 이혼했고 지금 곁에 우수한 남자도 있다. 그런 이상 두 사람이 자주 만나는 건 불편하다.하선주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차우미가 주방으로 향했고 하선주가 나상준을 봐라 봤다. 키가 훤칠한 사람이 서있으니 넓어 보이던 거실도 좁아 보였다.하선주가 말했다.“앉아.”“네.”하선주가 먼저 앉자 나상준도 앉았다.하선주는 정장을 입고 정중한 나상준을 보고 마음속에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예의를 갖춰 방문했기에 눈치 주기도 애매했다.“우미 아빠 이미 잠들었어. 내일 아침 일찍 가게 나가 봐야 해서 깨우지 말지.”지금 온 사람이 온이샘이라면 하선주는 무조건 차동수를 깨운다. 하지만 나상준이라 불편한 것이다.나상준이 하선주의 뜻을 모를 리가 없다.“네, 아버님은 쉬게 하는게 좋을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차우미도 내일 말하려고 했던 일을 오늘에 말할 수밖에 없다.하선주는 차우미가 꼭 나상준의 편을 들 거라는 성격을 알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그리고 딸이 이성적이라 예의상 나상준을 손님으로 대접하는 것을 알지만 엄마로서 마음이 아프다.필경 차우미를 슬프게 한 일이다.차우미는 시종 자상하게 말하며 눈가에 조금의 슬픔도 보이지 않았다. 하선주는 방법없이 응했다.“그래, 그럼 얘기해. 얘기하고 일찍 쉬어 알았지?”“알았어.”하선주도 나상준에게 딱히 할 말이 없어 방으로 들어갔다.차우미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앞에 무덤덤하게 앉아 있는 사람을 봤다.“우리...... 나가서 얘기할까?”“응.”나상준은 찻잔을 내려놓았고 눈빛은 여전히 고요했고 어떤 감정도 보아낼 수 없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나갔고 두 사람은 밖에 복도에서 있었다. 어두운 불빛이 두 사람을 감쌌고 웜톤의 빛과 정적이 두 사람 사이에서 흘러갔고 마치 칠팔십 년대의 낡은 옛 사진처럼 길고 멀게 느껴졌다.차우미는 눈앞의 사람을 봤고 나상준은 그녀보다 많이 큰 관계로 항상 올려다봐야 했다. 그 이유로 그녀는 항상 그의 진한 눈빛을 볼 수 있었고 마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일사불란할 것이라는 눈빛이다.나상준과 함께한 삼 년은 차우미는 불안한 적이 없었고 마음속으로 주혜민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라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차우미는 그가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차분하고 이성적이고 침착한 나상준은 절대로 당황해 어찌할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차우미는 웃으며 낮게 말했다.“엄마가 우리 이혼한 거에 대해 편견이 있어서 그래 너무 신경 쓰지 마.”그녀의 눈매는 다정했다. 빛 때문이 아니라 그녀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항상 차분하다.나상준은 그녀의 차분함을 지긋이 바라봤다.“괜찮아.”그 대답은 예상대로였고 나상준도 정말 괜찮은 것이다.나상준은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차우미는 편하게 말했다.“오늘 밤 룸에서 상준 씨가 하 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