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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고기를 삼킨 뒤에도 그녀는 어딘가 불편한지 찻잔에 물을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다.

‘고기가 질겼나?’

힘겹게 고기를 삼킨 뒤, 그녀는 접시에 반이나 남은 갈비를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한 토막을 다 먹고 나면 더 이상 다른 음식이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 먹으면 음식을 낭비하는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

차우미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갈비로 젓가락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때, 옆자리에서 젓가락이 다가오더니 그녀가 먹다 만 갈비를 가져갔다.

차우미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상준은 조용히 갈비를 자신의 접시에 내려놓고 야채를 그녀의 접시에 담아주었다.

차우미는 그의 접시에 담긴 자신이 먹다만 갈비찜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상준을 보니 그는 평상시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약 그가 냉담한 성격이 아니고 그의 마음에 주혜민을 담고 있다는 걸 몰랐더라면 오늘 그가 보인 이상 행보는 아직 전처인 자신에게 미련이 남았다고 오해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아닌 걸 알기에 그녀는 흔들리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단지 오늘 밤 보여준 그의 모습은 예전과 너무도 달랐기에 의아하기도 하고 혼란스러웠다.

차우미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계속해서 식사에 집중했다.

그는 부지런히 반찬을 집어 그녀의 접시에 날라주고 있었다.

평소에도 그녀는 야채를 즐겨 먹었던 것 같았다.

나상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워진 그녀의 접시를 보고 그녀의 음식 취향에 대해 대략 알 것 같았다.

‘육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 뒤로 그는 그녀가 먹는 속도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녀가 좋아하는 반찬을 집어 그녀에게 챙겨주었다.

그렇게 묘한 분위기 속에 식사가 드디어 끝이 났다.

“진 관장, 그럼 그렇게 하는 거로 하고 내일 직접 박물관에 한번 방문하겠네. 내일 가서 디테일한 부분을 의논하자고.”

자리에서 일어선 하 교수가 진정국에게 말했다.

진정국은 흔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박물관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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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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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 점점 왜이래? 다른 사람이 느끼기에.. 자기 여자 엄청 챙겨주는 자상한 남편으로 오해하기 딱 좋잖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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